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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신혼여행,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낭만을 기록하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 가는 신혼여행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기혼자들은 종종 이런 조언을 합니다. “신혼여행은 휴양지를 추천할게. 유럽에 가면 다투게 되더라고.”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저희 부부는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떠났습니다. TV에서 본 아름다운 땅 친퀘테레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이죠! 결혼식을 올리고 1주일 후 저희 두 사람은 이탈리아로 떠났습니다.



# 친퀘테레


친퀘테레로 향하는 여정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이동 및 대기시간에 총 28시간을 소요하여 친퀘테레의 마나롤라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목적지에 도착한 순간, 지루했던 여정은 크나큰 감동으로 바뀌었어요. 따스하게 내리쬐는 지중해의 햇살, 파란 물감으로 채색한 듯한 푸른 바다, 기이한 절경의 절벽 등은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 친퀘테레의 마나롤라


친퀘테레는 ‘5개’라는 뜻의 친퀘와 ‘땅’이라는 뜻의 테레가 합쳐진 말입니다. 보석같이 아름다운 다섯 개의 마을(리오마조레, 마나롤라, 베르나차, 코르닐리아, 몬테로소)이 해안가를 따라 옹기종기 이어져있는데요. 5개의 마을 중 하이킹 코스로 유명한 ‘베르나차’와 ‘코르닐리아’를 걸어서 돌아보고 싶다는 신랑의 강력한(!) 의지로 가볍게 산책에 나섰습니다. 2시간 동안 400여 개의 계단 언덕을 오르니, 기혼 선배의 조언이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찾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임은 틀림없지만, 저 역시 신혼여행으로 하이킹 코스를 추천하지는 않고 싶네요. ^^;


    

▲ 친퀘테레의 기이한 절벽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산과 바다


여행의 묘미는 단연 먹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친퀘테레는 해산물이 풍부한 지중해 연안의 지역답게 모든 요리에 해산물이 가득했습니다. 신선한 해산물의 풍미가 오감을 사로잡았어요. 특히 마나롤라에서 맛본 시푸드 파스타는 한국인의 입맛에도 훌륭했습니다!


    

▲ 코르닐리아에서의 포모도로와 비스테카(왼쪽) 마나롤라의 시푸드 파스타(오른쪽)


# 시에나


이탈리아 두 번째 여행지는 ‘시에나’입니다. 과거 피렌체 등 외부 세력에 침략당한 아픔을 지니고 있는 시에나는 중세 시대의 예술품과 건축물을 훌륭하게 보존해온 도시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포도주 산지로 명성이 높아 ‘와이너리 투어’로도 유명한 곳이에요. 저희 부부가 이 도시를 방문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


▲ Mazzei 와인 농장의 와인 밭


저희가 방문한 와인 농장은 카스텔로 디 폰테루톨리(Castello di Fonterutoli)였습니다. 이곳은 마제이(Mezzei)가문에서 25대손까지 대를 이어 운영하는 곳으로, 토스카나 지역의 대표적인 와인 농장으로 손꼽힙니다. 폰테루톨리(Fountain, 우물)라는 명칭에 걸맞게 크고 깊은 물웅덩이 안에 와인 저장고가 위치해 있습니다. 지하수로 저장고의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고, 중력의 법칙을 이용하여 양조한다고 해요.


            

▲ 포도 숙성 기구와 와인 숙성고의 모습, 그리고 와인 시음이 가능한 와인 셀러


시에나에 가장 근접한 단어를 꼽으라면 ‘전통’입니다. 이곳은 좋은 품질의 포도를 손수 재배하여 전통적인 와인 양조 방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포도를 발로 밟는 방식을 본뜬 기계로 포도를 뭉개고, 와인 숙성고에서 적절한 온도로 발효하여 최고급 와인을 만들어 내고 있었어요. 화학비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장인에게서 ‘전통’을 지켜온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 시에나 두오모에서 바라본 전경, 빨간 벽돌로 이루어진 시에나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시에나 최고의 명소를 꼽으라면 이탈리아인들은 ‘두오모’를 말할 거예요. 두오모라 하면 흔히 피렌체의 두오모를 떠올리지만, 이탈리아의 큰 도시에는 모두 두오모가 있습니다. 두오모는 ‘대성당’을 뜻하거든요. 보통의 대성당은 위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십자가 형태를 띠지만 시에나의 두오모는 조금 달랐습니다. 피렌체와의 전쟁에 패한 시에나는 대성당을 완성시킬 만한 여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하지만 시에나 두오모에서 내려다본 도시의 풍경은 과거의 영광을 오롯이 재현할 만큼 아름다웠고 장중했습니다.


# 피렌체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로 유명해진 피렌체. 피렌체는 과거 유럽 문학의 새 지평을 연 단테의 고향인 동시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가 탄생한 현대적 장소이기도 합니다.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었던 시에나와 달리 피렌체에서는 자유분방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왼쪽)과 거리의 예술가


피렌체의 모든 길 역시 두오모로 통합니다. 두오모의 붉은 지붕을 목표로 걸음을 옮기면 곧 중심 광장에 다다르게 됩니다. 두오모 성당 인근에서는 거리의 악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곳곳에 벤치가 놓여 있어 이들이 연주를 편안하게 들을 수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시내 거리의 한 공간을 젊은 예술가들을 위해 기꺼이 남겨놓을 수 있는 여유로움이 정말 부러웠습니다.


    

▲ 피렌체의 대표적인 요리, T-bone 스테이크


이렇게 저희 두 사람의 신혼여행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결혼 선배님들의 우려와는 달리 아주 특별하고 평화로운(!) 여행이었답니다. ^^ 에메랄드빛 푸른 바다의 낭만, 지중해 연안의 신선함이 가득 담긴 요리와 향긋한 포도 내음이 일품인 와인까지. 이색적인 신혼여행지를 물색 중이시라면 이탈리아 토스카나 여행을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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