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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프로미 허웅 선수와 입대 전 만남

“잘 다녀오겠습니다! 잊지 말고 기다려 주세요”
동부 프로미의 막내 허웅 선수가 5월 8일 상무에 입대한다. 어느덧 데뷔 3년 차, 그의 기량은 프로농구 무대에서 완숙함을 더해가고 있다. 보여준 것보다 보여줄 것이 더 많은 선수, 허웅 선수에게 입대 전 마지막 시즌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4월의 어느 봄날, 명동의 한 카페에서 허웅 선수를 만났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검은색 페도라로 코디를 한 허웅 선수는 멋 내기를 좋아하는 여느 20대 청년과 다를 바 없었다. 지난 3월 프로선수 총 12명이 ‘2017년 2/4분기 상무 농구단’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허웅 선수 역시 상무에 지원해 무난히 합격했다. 그는 일찌감치 입대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마쳤단다. 입대를 보름여 앞둔 그의 일상이 궁금했다.

“개인적으로 입대를 서두르고 싶었어요. 언젠가 가야 할 거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다녀오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었죠. 입대가 확정된 이후부터 열심히 놀고 있어요(웃음).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요. 얼마 전에는 아버지, 어머니와 4박 6일 일정으로 하와이에 다녀왔어요. 동생 훈이는 시합 중이라 함께 가지 못했지만요. 스노클링도 하고,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오랜만에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허웅 선수는 대한민국 농구 국가대표팀 허재 감독의 장남이다. 동생 허훈 역시 연세대 농구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MBC 예능 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삼부자가 함께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농구대통령’의 아들로서 힘든 적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처음에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저나 동생이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아버지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였죠. 하지만 그 덕분에 농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허웅 선수는 2006년 용산중학교 재학 시절 농구를 시작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초등학생 때부터 농구공을 잡는 것에 비하면 시작이 늦은 편이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빨랐다. 그의 재능은 연세대에 진학하면서 빛을 발했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를 기록한 그는 그해 동부 프로미에 입단하며 프로농구 무대에 진출했다. 어느덧 프로 3년 차, 그는 명실상부 동부의 주전 가드로 자리매김했다.



허웅 선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일까? 그는 2015-2016년 시즌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를 꼽았다. 동부는 당시 허웅 선수의 맹활약으로 전자랜드를 68-60으로 제압하고 3연패 뒤 첫 승을 올렸다. 허웅 선수는 올해 프로농구 최고의 별을 뽑는 올스타 팬 투표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인기의 비결을 묻자 겸손한 대답이 돌아왔다. “또 1위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팬들의 기대와 사랑에 보답하는 방법은 실력으로 보여드리는 것밖에 없는 것 같아요.”


동부 프로미는 2016-2017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5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허웅 선수에게 올 시즌은 아쉬움 그 자체다. 입대 전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훨씬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기록으로 보나 경기력으로 보나 생각처럼 잘 안 됐어요. 중요한 순간에 부상까지 당해서 더 답답했고요. 제 역할을 다 해내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커요.”



그에게 앞으로의 꿈을 묻자 ‘농구 잘하는 선수로 불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아버지처럼 오랫동안 농구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팬들에게 늘 감사해요. 그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동부그룹 임직원 여러분, 이렇게 그룹 웹진을 통해 입대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군 생활 2년 동안 저를 더 발전시킬 거예요. 열심히 단련해서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그때까지 저 잊지 말고 기다려주세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그에게서 농구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2년 뒤 허웅 선수가 펼칠 농구 인생 2막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