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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벗어나 만난 후쿠오카의 진짜 매력, 후쿠오카 숨은 여행지와 핫한 맛집 추천

대한민국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이면 닿는, 일본 남서부의 도시 후쿠오카. '가장 가깝게 갈 수 있는 일본'이라는 별명답게, 한국인 여행자에게는 특히 친숙한 곳입니다. 그러나 막상 발을 디디면, 그 익숙함 속에 의외의 낯섦이 스며듭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일본 문화를 수없이 접했지만, 직접 마주하면 언어 장벽은 여전히 높고, 음식이 한국인 입맛에 잘 맞아도 거리와 공기, 생활의 속도는 한국과는 다른 결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미묘한 낯섦 덕분에, 후쿠오카는 짧게 다녀와도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근교 여행지로 손꼽힙니다. 하카타역 앞을 물들이는 네온과 나카스 강 위에 번지는 불빛, 골목길에 숨어 있는 작은 신사, 그리고 밤이 깊어질수록 더 북적이는 포장마차 거리, 후쿠오카의 도심은 이런 화려함과 일본 특유의 감성을 동시에 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정에서는 그 화려함을 잠시 뒤로하고, 후쿠오카만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자연 풍경 속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여행 중에는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TV'에서 보고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해둔 장소에도 들렀고, 요즘 유튜브에서 가장 핫한 아조씨, 추성훈씨가 다녀가며 화제가 된 맛집도 찾아갔습니다. 영상 속에서만 보던 장면과 음식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여행이 한층 더 실감나게 다가왔는데요. 그 감동과 설렘을 함께 나누고자, 이번 글에서는 자연과 맞닿은 후쿠오카의 특별한 여행지와 맛집 이야기를 나누려 합니다.

 

# 물안개가 벚꽃처럼 흩날리는 웅장한 폭포, 사쿠라타키

📌 사쿠라타키

• 위치 : 643 Amagasemachi Sakuradake, Hita, Oita 879-4201 일본

• 입장료 : 없음

• 소요시간 : 왕복 40분 내외

• 특징 : 관광객 적음, 조용한 분위기, 봄에는 벚꽃 풍경

 

[출처: 오사카에사는사람들TV, 표정으로 말하는 3박4일 후쿠오카여행!! 현지인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란 이런곳!!]
[출처: 오사카에사는사람들TV, 표정으로 말하는 3박4일 후쿠오카여행!! 현지인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란 이런곳!!]
[출처: 오사카에사는사람들TV, 표정으로 말하는 3박4일 후쿠오카여행!! 현지인만 아는 숨겨진 맛집이란 이런곳!!]

후쿠오카 여행지를 고민하던 중, 유튜브 '오사카에 사는 사람들TV'의 인트로에 스친 한 폭포가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짧은 영상 속에서 웅장한 물안개가 반짝이던 그 장면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고, 결국 이름을 찾아내기 위해 검색을 거듭하다가, 직접 가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후쿠오카 시내에서 차로 약 1시간 15분, 쿠로키마치의 한적한 마을 안쪽에 자리한 사쿠라타키 폭포(櫻滝). 벚꽃의 '사쿠라(櫻)'와 폭포의 '타키(滝)'를 합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는데요.

 

이름처럼 봄이면 주변에 벚꽃이 흩날리지만,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폭포 근처에는 작은 주차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렌터카 이용 시 편리합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붐비는 지역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라 더 한적하게 둘러볼 수 있었어요.

입구에는 ‘낙석주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고, 그 옆으로 난 짧은 터널을 지나면 폭포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시작됩니다. 마침 날씨도 좋아, 마치 동화 속 숲길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높은 나무들이 그늘을 드리우고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했고, 주변엔 건물이 없어 오롯이 자연의 소리만이 배경이 되어주는 공간이었어요. 큰 규모의 관광지는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점이 더 이 장소를 특별하게 만들어준 것 같습니다.

 

산책로를 걷다 보니 나무 사이로 희끗희끗한 물줄기가 먼저 눈에 들어왔는데요. 한 걸음씩 가까워질수록 물소리는 점점 커지고, 발밑의 흙길은 서서히 촉촉해졌습니다. 폭포에 다가서자 공기가 한층 차가워졌고, 사방에서 흩날린 물안개가 얼굴과 팔을 스치며 여름의 열기를 씻어주는 기분이었습니다.

 

사쿠라타키는 높이 약 25m, 폭 약 15m의 규모의 폭포라고 합니다. 바로 옆에서 바라보면 그 존재감은 여느 대형 폭포 못지않게 숨이 막힐 정도로 압도적이었습니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웅장함과 비현실적인 풍경에 말문이 막혀, 한동안 그저 물소리와 떨어지는 물줄기만 바라보았습니다. 이곳은 아직 많이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다 보니 관광객이 별로 없는데요.

 

그 덕분에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온전히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사쿠라타키는 계절마다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봄 : 폭포 주변에 벚꽃이 흐드러져 피고, 꽃잎이 물 위로 흘러내리는 그림 같은 장면

🍃여름 : 청량하고 시원한 녹음

🍁가을 : 붉고 노란 단풍이 폭포 절벽을 감싸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한 장면

❄️겨울 : 추위가 매서운 날에는 폭포 가장자리가 살얼음으로 덮여, 반쯤 빙결된 신비로운 풍경

 

제가 찾은 여름의 사쿠라타키는 짙은 녹음이 폭포를 감싸며, 온몸을 시원하게 식혀주는 청량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한 번의 방문만으로는 다 담기 어려운 풍경이라,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고 싶어집니다. 특히 봄에는 이름처럼 벚꽃이 흩날리는 장면을 꼭 한번 보고 싶어, 언젠가 그 계절에도 이곳을 찾게 될 것 같습니다.

 

# 98도의 푸른 바다 빛의 온천, 벳푸 우미지옥

📌 벳푸 지옥 순례

• 위치 : 621 Kannawa, Beppu shi, Oita 874 0840, 일본

• 소요시간 : 지옥당 상이, 우미지옥 왕복 약 30분 내외

• 입장료 : 성인 기준 450엔 (벳푸 7대 지옥 통합권: 2,400엔)

• JR벳푸역에서 버스로 15~20분

 

후쿠오카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색다른 근교 온천지 중 하나가 바로 벳푸지옥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아름다운 푸른빛을 자랑하는 '우미지옥(海地獄)'입니다. 벳푸 7대 지옥 온천 중 하나로, 화산열로 끓어오르는 뜨거운 물이 마치 바다처럼 깊고 맑게 빛나는 특별한 명소죠. 가마도지옥이 다양한 색과 형태로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면, 우미지옥은 그 압도적인 푸른 색감 하나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물빛은 투명하지만, 규산과 황산알루미늄 같은 성분이 빛을 산란시켜 마치 열대 바다를 닮은 청량한 푸른빛을 띱니다. 이 깊고 맑은 색감 덕분에 '바다 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바다를 닮은 이 아름다운 색감과 달리, 온천수의 온도는 무려 98도에 달해 손끝 하나 담글 수 없을 만큼 뜨겁다 합니다. 수면 위로는 끊임없이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라, 맑은 푸른 물빛과 어우러져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벳푸지옥은 지열 활동이 매우 활발해, 푸른 바다처럼 맑은 온천부터 피처럼 붉은 온천, 진흙이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회색탕까지 온천마다 물빛과 성분, 온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지옥'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가 궁금해 찾아보니, 과거 사람들은 뜨거운 증기와 끓어오르는 물줄기를 불교의 지옥불에 빗대어 '○○지옥'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 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합니다. 사연을 알고 보니, 풍경이 한층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붉은 온천은 물속에 녹아 있는 철분이 공기와 접촉하면서 산화철로 변해 색이 붉게 변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벳푸에서는 이런 붉은 온천을 특히 치노이케지옥(血の池地獄, 피의 연못 지옥)이라 부르는데, 물빛이 선명한 적색을 띠어 멀리서 봐도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온천 둘레를 천천히 걷다 보면, 하얀 도리이가 시야에 들어오고 그 뒤로 아담한 신사가 자리합니다. 우미지옥의 뜨거운 물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서 있는 이 신사는, 마치 이곳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느껴집니다. 푸른 온천수와 새하얀 도리이가 만들어내는 대비가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남깁니다.

 

# 유후다케 산의 바람을 품은 초원, 유후다케 공원

📌 유후다케 공원

• 위치 : 〒879-5102 大分県由布市湯布院町川上 (유후인 시내에서 차량 약 10분, 벳푸에서 약 50분 소요)

• 입장료 : 무료

 

벳푸에서 유후인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탁 트인 초원과 유후다케 산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현실 같지 않은 그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와, 차를 멈추고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우연히 마주친 장소라서인지 감동은 더욱 깊게 다가왔습니다. 유후다케 공원은 해발 1,584m의 유후다케 산을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지로, 차로 이동해야 하는 위치 덕분에 관광객의 발길이 드뭅니다. 제가 찾은 날은 구름이 천천히 산마루를 스치고 있었고, 그 장면만으로도 셔터를 수십 번 눌렀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들풀이 물결처럼 일렁이고, 그 위로 유후다케 산이 배경처럼 서 있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공원에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가볍게 걸으며 고즈넉한 공기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걷다 보면 발밑에서 바스락거리는 풀잎 소리가 따라오고,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은 피부에 선선하게 스며듭니다. 도시의 소음이 전혀 닿지 않는 이곳에서 풀벌레 소리, 바람 소리,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새소리에 귀를 맡기다 보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르는 듯했습니다.

 

유후다케 산은 예로부터 '분고후지(豊後富士)'라 불릴 만큼 그 형태가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지역 주민들에게는 신앙의 대상이자 등산 명소로 사랑받아 왔으며, 산 정상까지는 여러 등산로가 연결돼 있습니다. 특히 유후다케 공원은 지금도 주말이면 지역 주민들이 가족과 함께 소풍을 즐기러 찾곤 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관광지라기보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공원으로, 여행자가 잠시 스며들어 현지의 평온한 일상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 추성훈 아조씨의 추천 맛집, 토이치

📌 토이치

• 위치 : [といち] Fukuoka, Hakata Ward, Hakataekiminami, 3 Chome−6−20 第2梅田ビル

• 돼지 스테이크 1,200엔

 

[출처: 추성훈 유튜브 채널, 추성훈 스테이크 이긴 찐 레어 돼지 스테이크(ft.로컬 맛집)]
[출처: 추성훈 유튜브 채널, 추성훈 스테이크 이긴 찐 레어 돼지 스테이크(ft.로컬 맛집)]

후쿠오카에서의 첫날 점심은 아조씨 추천으로, 요즘 SNS와 유튜브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돼지 스테이크 전문점 '토이치(Toichi)'에서 보냈습니다. 이곳은 격투기 선수 추성훈 씨가 자신의 유튜브에서 "지금까지 먹어본 돼지고기 중 최고"라고 극찬한 곳이고, 처음 맛보는 메뉴라 방문 전부터 기대가 컸습니다.

 

메뉴는 단 하나, 돼지 스테이크뿐입니다. 두툼하게 썰린 고기를 미디엄 레어로 구워 육즙을 가득 머금게 한 뒤, 겉면은 살짝 그을려 고소함을 더했습니다. 한입 베어 물면 스테이크처럼 부드럽게 씹히고, 입안 가득 후추 향과 진한 육향이 퍼집니다. 처음에는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어도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이곳에서 사용하는 돼지고기는 무균 처리돼 있어 미디엄 레어로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간장소스 외에도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소스가 여러 가지 있어 좋았지만, 특히 마늘 고추장 소스와 알싸한 와사비 소스를 곁들이면 느끼함 없이 끝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죠.

 

평일 저녁임에도 대기 줄이 길었는데요, 한 번 맛을 본 뒤엔 그 기다림이 전혀 아깝지 않았을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후쿠오카를 방문한다면 이곳은 일정에 꼭 추가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단, 인기가 많은 만큼 대기 시간이 길 수 있으니 오픈 시간에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후쿠오카의 도심을 벗어나 만난 자연의 웅장함과 여유, 그리고 특별한 맛집까지. 짧은 여정이었지만 도시 여행에서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깊은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려한 네온사인과 포장마차의 활기뿐 아니라, 사쿠라타키의 시원한 물안개, 우미지옥의 신비로운 푸른빛, 유후다케 공원의 고요한 바람, 그리고 현지인이 사랑하는 맛집의 진한 풍미까지. 이 모든 순간이 모여 후쿠오카만의 진짜 매력을 완성해주었죠.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또 다른 계절의 풍경과 새로운 맛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번 여행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