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간의 경계가 분명했던 과거와 달리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핀테크,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산업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빅블러(Big Blur)' 현상이 대두되기 시작했어요. ‘빅블러'는 크다는 의미의 ‘big'과 흐릿해진다는 뜻의 ‘blur’가 합쳐진 말로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기존의 영역과 법칙이 무너지고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을 의미해요. 최근 직무 경계마저 허물어지면서 경계를 넘나드는 '무경계형 인재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 기술 발전이 가져온 ‘직무의 종말’
원래 빅블러는 미래학자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에 출간한 『블러 : 연결 경제에서의 변화 속도』에서 처음 등장했는데요. 그는 빅블러 현상의 원인으로 연결성과 속도, 무형적 가치를 지목하며, 이를 통해 모든 것이 실시간으로 연결돼 상품과 서비스가 하나로 묶이거나, 생산과 판매 사이의 시간 단축, 제품 수명 단축, 빠른 산업 변화 등이 기업과 기업, 기업과 환경, 현실과 가상 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경제망을 등장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했어요.
또 최준형의 『직무의 종말』에서는 전문자격증의 종말, 숙련도의 종말, 직무경계의 종말, 정규직의 종말 등을 통해 직무 종말을 말하고 있어요. 직무는 여러 명이 하나의 일을 수행하기 위해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단위로 나누어 놓은 업무의 구분인데요.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전에는 10명이 나눠 했던 일이 2~3명으로도 거뜬히 해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어 같은 단위 조직 내에서 업무 속성에 따라 마케팅, 영업, 운영 등의 성격이 한데 모인 '크로스 펑셔널 팀(Cross functional team)' 형태로 구성된 조직을 가리켜요
부서 간 경계 없이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조직 형태로 필요에 따라 수시로 조직을 ‘뗐다 붙였다' 변경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터가 개발 지식을 습득하거나, 디자이너가 마케팅 업무를 익힘으로써 시너지를 도모하는 거예요. 이는 직원 개인의 업무 역량을 확장시킬 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에도 효과적입니다.
앞으로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일을 처리하는 데 혼자로도 충분하거나, 더 이상 사람의 노동력이 필요하지 않은 직무들도 늘어날 전망입니다. 게다가 개인이 직접 세무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 '삼쩜삼 마이비즈', 법률 서비스를 도와주는 변호사를 찾을 수 있는 '로톡(Lawtalk)', 그리고 의료 AI 솔루션 앱 ‘루닛(Lunit)’ 등의 등장은 기술을 통해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문가의 영역을 조금씩 침범하고 있습니다.
# 경계를 넘나드는 ‘무경계형 인재’
직무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에 ‘무경계형 인재'가 주목 받고 있는데요. 이는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하고 개방 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며 다양한 역할과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인재를 의미해요.
직무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지만 그렇다고 직무의 중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죠. 다만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해 업무가 새로워지고, 일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는 거예요. 빠른 성과의 창출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업은 무경계형 인재를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과 기술 환경에서 조직의 성공을 돕는 핵심자산으로 인식합니다.
글로벌 기업들도 무경계형 인재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애플은 다양한 부서 간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데요. 특히 디자인팀과 엔지니어링팀 간의 긴밀한 협업이 아이폰과 같은 제품 탄생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어요.
또 AT&T는 '퓨처 레디(Future Ready)'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데이터 사이언스,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 개발 등 신기술 분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이 프로그램은 회사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 하기 위해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리스킬링(reskilling) 기회는 기업에서도 유능한 인재들을 유지하고,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줘요. 업스킬링(upskilling)을 택한 직원들은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 기존 업무 성과를 개선하거나 추가적인 과업을 수행할 수도 있어요. 이러한 변화는 직원들 스스로 성취감을 고취시키는 것은 물론, 조직 생산성 향상이나 업무 효율 개선에서도 긍정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해요.
유니레버는 '퓨처 핏(Future Fit)'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디지털 마케팅, 지속가능성 등에 관한 기술을 업스킬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며, 직원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기술을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어요. 이 같은 '크로스스킬링(cross-skilling)'은 같은 조직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뜻해요.
# 무경계형 인재가 되려면? 5가지 실천 사항
'오래된 경계’가 변화하고 사라지면서 조직과 구성원은 직무의 종말에 대처하고 업무 환경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해요. 조직 내외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협력하고 혁신을 이끌어 내는 무경계형 인재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무경계형 인재를 활용하려면? 5가지 실천 사항
1. '직무 경계'를 넘어선 유연한 사고방식과 민첩성이 중요해요
기업은 팀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며, 기존의 직무기술서 범주를 넘어서 업무가 수행되고 있어요. 기존의 직무 경계를 넘어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유연한 사고방식을 갖춘 무경계형 인재가 필요해요. 개인 차원에서는 '잘하는 일'보다 ‘좋아하는 일'을 중심으로 커리어를 개척하는 전략이 좋아요.
2. ‘역량’ 보다 '스킬' 단위의 인재 관리를 요구해요
직무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조직은 스킬 단위로 인재를 관리해요. 무경계형 인재가 되려면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꾸준히 습득해야 해요.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화하여 최신 도구와 기술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앞으로 세부 스킬을 보유한 인력을 필요한 시간만큼 계약하는 긱워커(Gig Worker)가 더욱 늘어날 전망입니다
3. 스킬에 초점을 맞추고 '탈스펙'해서 폭넓은 시각을 갖추세요
기업은 스킬에 초점을 맞춰 특정 배경이나 경력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인재를 활용하려고 해요. 특정 스펙이나 배경에 제한되지 않고 폭넓은 시각을 갖춘다면 기업의 인재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무경계형 인재는 리더십과 네트워킹 능력을 통해 조직 내에서 더 큰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어요.
4. 복잡한 상황을 파악하고 '능동적인 대처 능력'을 기르세요
복잡한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결단력이 요구됩니다. 무경계형 인재는 복잡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해요. 스킬 기반 접근법은 직장 내 다양성과 형평성을 증진시킬 수 있어요.
5. 미래와 현재의 스킬 격차를 파악하고 줄이는 전략을 세워야 해요
미래에 필요로 하는 스킬과 현재 스킬 간의 격차(Skill-Gap)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이러한 스킬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재교육이나 스킬 향상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계획이 필요합니다. 글로벌 마인드셋을 통해 다양한 문화와 관점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능력도 필수적이에요. 이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돼요.
AI 시대에는 직무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융합되고 사라질 것입니다. 일부 업무는 이미 기술을 활용해서 자동화되고, 자동화가 어려운 업무는 따로 재편성해 새롭게 재구성된 직무로 재정의되면서 기존 직무 능력보다는 세분화된 스킬 단위로 업무가 재편되고 있어요. 앞으로 누구나 업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 직군 간 경계를 뛰어넘은 협업 능력이 조직의 업무 효율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요소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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