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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보다 조직 문화에 맞는 인재 뽑는다, '컬처핏 시대'

기업 입장에서는 스펙이 뛰어난 인재보다 조직에 잘 적응하는 인재가 필요해요. 조직에 잘 적응한 인재는 자신의 직무에 만족하고, 회사에 더 헌신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고, 회사에 오래 근무하기 때문이죠. 기업이 성장하면 새로운 구성원의 합류가 늘어나면서 조직 문화가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면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데 있어 ‘컬처핏’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답니다.

 

# 조직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릴 기회

채용은 새로운 구성원을 뽑아서 조직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단순히 조직의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조직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과정인 것이죠. 기업의 리더가 조직에 맞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유지요.

채용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우선 실무 부서에서 요구하는 인재 선발 조건과 채용 현장에서 적용되는 면접관의 선발 조건이 일치되어야 해요. 회사 홈페이지에 인재상이 명시되어 있더라도 경영 환경이 바뀌면 기업의 인재상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개선된 조직 문화에 따라 매년 인재상을 업데이트하는데요. 어제의 핵심 인재는 오늘의 핵심 인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조직 문화에 맞는 인재상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 전 사원에게 전파하고, 이를 바탕으로 채용별 직무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있어요.

 

# 최고가 아니라 최적의 인재를 뽑아라!

채용을 할 때 제시하는 '직무기술서(Job Description, .JD)'는 특정 직무에 대한 역할, 책임, 권한, 기대 결과물 등을 상세하게 기술한 문서입니다. 지원자는 JD를 통해 해당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과 업무 범위, 그리고 성과 평가 기준 등을 알 수 있죠. JD는 지원자 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중요한 도구인데요. 기업은 이를 통해 직무 적합성을 정의하고 채용 여부를 결정하고 있어요.

 

성과 기반 채용의 창시자 루 아들러(Lou Adler)는 채용과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기준을 문화 적합성 50%, 직무 적합성 40%, 동기부여 적합성 10%로 정리한 바 있어요. 지원자가 조직에 맞는 특질, 성격 특성, 의사소통 스타일, 직업윤리, 직장 태도 등을 갖추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나아가 아이오와 대학교 에이미 크리스토프 브라운(Amy Kristof-Brown) 교수는 개인-환경 적합성에 관한 연구를 개인-조직 적합성, 개인-직무 적합성, 개인-집단 적합성, 개인-직업 적합성, 개인-상사 적합성 등으로 분류했는데요. 각 적합성은 그 개념이 혼재되어 있어 명확하게 분류하기 어렵지만, ‘컬처핏’은 개인-문화 적합성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답니다.

 

'컬처핏'이란 말 그대로 지원자와 기업의 조직 문화가 부합하는 정도를 가리켜요. 컬처핏을 따진다는 것은 지원자의 평소 성격이나 일하는 방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기업이 가진 조직 문화에 잘 맞는지 평가한다는 것이죠.

 

기업에서 지원자와 기업 간의 컬처핏을 파악하려는 이유는 컬처핏을 알면 업무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직원 이탈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역량이 뛰어나도 조직 문화와 맞지 않으면 업무 성과를 내기 어렵죠. 기업은 이제 최고가 아닌 최적의 인재를 뽑아 조직에 배치하려고 애쓰고 있어요.

 

# 요즘 뜨는 '컬처핏 인터뷰'

기업은 새로운 구성원이 조직에 온보딩 되도록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어요. 채용 시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할 만한 인재를 뽑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도 이와 관련 있답니다.

 

컬처핏은 면접관의 개인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회사 안에서 합의된 일하는 방식이나 조직 문화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를 기준으로 판단해요. 면접관은 지원자의 직무 역량이 아무리 뛰어나도 컬처핏에 어긋나면 채용을 보류하기도 한답니다.

 

개성이 두드러진 유니콘 기업이나 인기 있는 스타트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 등에서 다양한 이유로 인성 면접 대신 '컬처핏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적 기업에서는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CFO)보다 최고인재책임자(Chief Talent Officer, CTO)가 중요해지고 있어요. CTO는 조직 인사 관리에 머물지 말고 직원의 재능을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업무를 총괄하라는 취지에서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새롭게 만든 역할입니다.

 

넷플릭스에서 14년 동안 CTO로 일한 패티 맥코드(Patty MeCord)는 헤이스팅스와 함께 넷플릭스 인재 관리 지침을 구축한 인물인데요. 넷플릭스 컬처덱의 세부 내용을 정리하기도 했어요.

 

컬처핏 인터뷰의 토대가 된 넷플릭스 ‘컬처덱(Culure Deck)'은 ‘컬처(문화, Culure)'와 ‘덱(카드 더미, Deck)'의 합성어로, 쉽게 말해 기업 문화를 소개하는 자료라고 할 수 있어요. 컬처덱에서는 직원 각자의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해 높은 성과를 지향하고 여기에 맞춰 업계 최고 대우와 승진, 자기계발 기회를 제공한다고 소개하고 있답니다.

 

넷플릭스는 컬처덱을 발표한 이후 지원자가 많이 늘었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회사의 비전과 가치, 조직 문화를 확실하게 소개해 효과를 본 것입니다.

 

해외 ‘컬처 인터뷰’ 도입 사례

 

□ 넷플릭스는 ‘컬처덱’을 활용해 드림팀을 위한 인재, 유아독존형 인재 거부, 협업 중시, 타인에 대한 배려, 철저한 자기 관리 등 모든 절차에서 넷플릭스의 문화와 관련된 질문을 상세하게 던지고 있어요. 핵심가치에 적합한지 알아내기 위해 총 7시간의 면접 중 4시간 정도 컬처핏을 맞춰보며 판단해요.

 

  아마존은 ‘바 레이저(bar-raiser) 시스템’에서 채용의 전권을 맡은 바 레이저가 주관하는 채용 회의에 면접관이 참여해 올바른 채용 의사 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어요. 바 레이저 시스템은 엄격한 기준과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요. 5~7명의 면접관과 일대일 대면 인터뷰를 5~7시간 진행하고 있어요.

 

  사우스웨스트항공은 ‘문화위원회(Culture Committee)’을 만들어 컬처 인터뷰를 통해 동료에 대한 관심, 유머 감각, 팀워크 등 조직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유전인자'를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있어요. '채용(selection)'이란 말 대신 가족으로 ‘입양(adoption)' 한다는 표현을 쓰고 있답니다.

 

직장과 업무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변화하면서 요즘 MZ세대 취준생들은 회사의 복지도 중요하지만 문화 적합성, 직무 적합성 등 다른 요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성장하는 회사에서 많은 인재를 채용하더라도 그들이 회사의 경영 방향과 속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채용은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겠죠. 일 잘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기업이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려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