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제주도 가볼만한 곳, 가파도 둘러보기

트렌드리포트

제주도 가볼만한 곳,

가파도 둘러보기

By동동이

아름다운 봄이 되면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분들이 많은데요. 올해는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고 있어요. 동동이도 사람들과의 모임, 외출을 자제하면서 4월을 마무리하고 있답니다.

 

직장과 집에서 지루한 시간을 보내고 계신 여러분을 위해 예전에 다녀온 제주도의 섬, 가파도 이야기를 전해드릴게요. 이번에는 동동이와 랜선으로 여행을 떠나지만, 코로나19가 어서 종식되고 모두들 자유롭게 아름다운 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청보리가 아름다운 가파도의 봄

해 좋은 날 제주도 모슬포 운진항에서 바라보면 바다 멀리 작은 섬 하나가 아스라이 보여요. 바다에 딱 달라붙은 나지막한 지평선 풍경 때문인지 한번 보면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섬이랍니다.

 

운진항에서 가파도 정기여객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면 한라산과 산방산과 송악산 해안이 한 데 어우러진 제주도의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어요. 10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뱃머리 앞으로 섬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요.

가파도(加波島). 파도가 많은 섬이라는 뜻이에요.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0m에 불과할 만큼 지형이 낮고 평평해 가오리(가파리)를 닮았답니다. 가파(덮개)라는 이름이 여기서 유래했다고도 해요.

 

배에서 내리면 가장 먼저 마주치는 여객선 터미널도 가파도처럼 나지막하니 평평해요.

 

선 두 개로 표현한 가파도 로고는 섬 모양과 똑같이 생겼는데요. 이를 만든 디자이너는 배를 타고 가파도에 들어가다가 처음으로 섬을 봤을 때의 느낌을 옮겨 섬 전체와 바다와 자연을 표현한 것이라고 해요. 친근하고 엉성하면서 손으로 선 두 개를 쓱 그은 것 같은 서체를 직접 그렸답니다.

 

가파도 로고와 배에서 눈에 들어왔던 섬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정말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섬 둘레는 약 4㎞. 걸어서 한 시간이면 한 바퀴를 돌 수 있어요. 곳곳에 잘 디자인된 사이니지가 이정표 역할을 해 주고, 섬을 둘러보는 길도 단순해서 섬의 풍경을 즐기며 천천히 걸으면 두 시간이면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어요.

 

가파도의 봄은 청보리가 아름다워요. 동동이는 끝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옆에 두고 걸어서 마을과 섬 서편을 돌았어요. 바람이 끊임없이 불었는데, 출렁이는 초록 청보리가 파란 바다와 어울려 장관이었답니다.

 

 

▎가파도를 가파도답게 재생한 ‘가파도 프로젝트’

지방 소도시나 섬들의 과거가 그랬듯이 가파도에도 한때 1,000명에 이르는 주민이 살았어요. 육지 도시들이 개발되면서 근해 어업 외에 마땅한 수입원이 없던 주민들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섬을 떠나야 했죠. 남은 주민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한 해 벌이로 한 해 먹거리를 마련했어요. 주민 수가 급감하면서 섬의 미래와 존속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 필요했답니다.

 

그러던 2012년, 현대카드는 제주특별자치도청과 함께 가파도 문제를 해결하고 섬이 처한 현실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바꿔보고자 ‘가파도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단순히 몇몇 건축물을 새로 짓는 재개발 형태가 아니라, ‘경제와 문화 그리고 생태계의 복원’에 초점을 둔 전에 없던 시도였어요.

 

프로젝트의 운영 주체가 현대카드나 제주특별자치도청이 아닌 ‘섬 주민’이라는 것도 독특했어요. 건물을 정비하고 보기 좋게 만들어 단시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추구했던 기존의 정비·개발 사업과는 시작부터 노선이 달랐던 것이죠.

 

프로젝트는 무려 6년의 준비 기간을 가졌어요. 600여 명의 인원이 동원됐고 1,500번의 회의가 진행됐답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담당자가 서울과 제주를 오간 거리를 합하면 지구 열 바퀴에 이른다고 해요. 이 모든 것은 가파도와 주민들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기록의 과정이었어요. 이런 열정을 기반으로 가파도는 변신을 위한 출발선에 섰어요.

 

프로젝트는 가파도 특유의 자연환경과 고유한 매력은 유지하되, 섬에 새로운 컨셉을 부여하기로 했어요. 건축가 최욱과 함께 단순한 개발이나 정비 사업의 차원을 넘어 가파도 프로젝트만의 새로운 철학과 가치를 찾기 위해 노력했어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버려진 건물을 최대한 활용하고, 평평한 가파도의 지형과 풍경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 건축물을 완성했어요.

프로젝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물리적, 공간적 변화예요. 가파도의 건물들은 낮고 수더분하게 기존 마을의 여느 풍경처럼 설계했어요.

 

섬을 찾는 이들에게 첫인상을 심어줄 가파도 터미널, 관광객들이 잠시 쉬어가는 스낵바와 마을 주민과 어업인들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마을 강당과 어업센터 등을 새로 세우거나 기존 시설을 재활용해서 만들었죠. 작은 건물들이 튀거나 거슬리는 것 없이 자연스레 주변과 잘 어울려요.

주민들의 활용도가 낮았던 해안도로는 자연 상태로 복구해 섬을 찾는 사람들이 가파도 고유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도록 배려했어요. 말 그대로 ‘지키기 위한 변화’를 통해 섬의 붕괴를 막고 가파도 본연의 생기를 되찾은 것이에요.

 

 

▎작은 별에서 바라보는 일몰

왕복 배편으로 가파도를 찾은 육지 사람들은 보통 두세 시간 동안 섬에 머물러요. 한동안 분주했던 섬은 4시 마지막 배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섬은 다시 고요를 되찾는답니다.

 

동동이는 숙소에 짐을 풀고 가파도 자료를 정리하다 느지막이 밖으로 나왔어요. 170명 안팎의 섬 주민들이 저녁을 챙기러 갔는지 아무도 보이지 않았어요. 침묵에 잠긴 섬은 바람 스치는 소리가 더욱 선명해지고, 푸르던 청보리는 이제 황금빛으로 일렁이기 시작했어요.

 

0.84㎢에 불과한 작은 섬의 한가운데 전망대에서는 섬의 사방 바다가 보여요. 동동이는 키가 훌쩍 커버린 그림자를 등지고 서서, 붉은 해가 바람을 맞으며 바닷속으로 잠기는 것을 오래도록 지켜봤어요.

 

작은 별에서 의자를 몇 걸음 당겨 놓으면 원할 때마다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어린왕자의 별이 생각났어요. 어린왕자는 마흔세 번이나 해 지는 것을 본 날도 있었죠.

“아저씨도 알 거예요… 누구나 슬픔에 잠기면 석양을 좋아하게 된다는걸…”

“그럼 마흔세 번 석양을 본 날은 몹시 슬펐겠구나?”

 

점점 빛을 바래가는 청보리를 보며 숙소로 돌아왔어요. 동동이도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답니다. 어디서 불어오는지 모를 바람은 밤에도 멈추지 않았어요.

 

 

▎세계가 주목한 지속가능한 섬, ‘가파도’

가파도 프로젝트는 섬과 가파도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해 가파도를 경제와 생태, 문화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섬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가파도라는 자연이 준 무대 위에 마을의 지난 역사를 축적하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일이었어요. 자연생태계 회복을 바탕으로 농어업을 새롭게 발전시켜 젊은이들을 가파도에 정착시키고 문화와 예술공간을 확충해 주민과 여행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바꿔나갔죠.

 

가파도의 문화적 가치를 함께 발전시키자는 생각 끝에 탄생한 것이 20년 가까이 방치된 구조물을 리모델링 한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Artist in Residence), ‘가파도 AiR’예요. 전시 공간 아카이브룸과 폐가를 리모델링해 만든 숙박 시설인 ‘가파도 하우스’ 6채가 들어서 있어요. 이곳에는 국내외 예술가들이 거주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답니다.

1928년 이탈리아 디자인의 대부 ‘조 폰티(Gio Ponti)’가 창간한 ‘도무스(domus)’는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담론을 전문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어요. 지금도 90여 개 국가에서 공식 유통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 최고의 건축·디자인 저널리즘 매체로 자리 잡았죠. 도무스는 2019년 2월호(No.1032)에서 ‘가파도 프로젝트’만을 집중 조명하는 별책 한 권을 특별호로 제작했어요.

 

가파도 프로젝트는 2019년 ‘iF Design Award’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지역 브랜딩(Region Branding)’으로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70주년이 되어가는 iF Design Award는 독일의 ‘International Forum Design’이 주관하는 국제 디자인상으로, ‘Red Dot Design Award’, ‘IDEA Design Award’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이에요.

 

iF 심사위원들은 가파도의 지형적 특성을 모티브로 한 BI(Brand Identity)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과 사이니지, 상품 패키지, 기념품 등에 가파도만의 일관된 브랜드 정체성을 부여한 것을 높이 평가했어요.

 

해안도로를 되돌아 숙소로 돌아오는 동안 청보리밭은 황금빛으로 일렁이다 다시 푸르게 변했어요. 해가 높아지면서 숙소 앞 유채꽃은 봄 햇살에 더욱 눈부셨어요.

 

가파도 터미널에서 운진항으로 가는 배표를 샀어요. 배에 올라 멀어져 가는 섬을 바라보니 마음속에 푸른 청보리가 출렁이는 것 같았어요.

 

 

▎ 공연, 오페라, 전시, ‘랜선 관람’하기

동동이와 함께 둘러본 가파도 랜선 여행 어땠나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외부 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만큼, 가파도 이야기에 더해서 이번에는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다른 랜선 관람 몇 가지를 추천해 드릴게요.

 

세계적인 미술관과 오케스트라, 오페라 등이 온라인 공연을 잇따라 공개하고 있는데요. 다수의 오프라인 공연이 잠정 연기된 데다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지속적으로 공연을 알리기 위해서 마련한 스트리밍 공연들이에요.

 

# 베를린 필하모닉 무료 공연

베를린 필하모닉 공연은 디지털 콘서트홀 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후 홈페이지 안내대로 패스워드에 코드 'BERLINPHIL'을 입력하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어요. 60년간 베를린 필하모닉의 600여 개 영상을 모두 볼 수 있답니다. 한 달간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 실황을 무제한 감상할 수 있는 만큼 클래식 팬들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겠죠?

https://www.digitalconcerthall.com/en/tickets

 

Digital Concert Hall: Tickets

With a ticket or subscription, the entire Digital Concert Hall is open to you.

www.digitalconcerthall.com

 

#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료 공연

최근 카카오톡 등 SNS에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Met Opera) 홈페이지 링크가 첨부된 글이 돌기도 했어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코로나19로 3월 공연을 취소하면서 시즌 오페라를 인터넷으로 무료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죠. 영어 자막을 제공하고 화질이 좋아 랜선 관람객들로부터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요.

https://www.metopera.org/

 

Home

Anna Netrebko takes on the title role in the first of Donizetti’s trio of operas based on the lives of Tudor queens. Sir David McVicar’s richly historical staging also features Ekaterina Gubanova, Tamara Mumford, Stephen Costello, and Ildar Abdrazakov, con

www.metopera.org

 

# 러시아 에르미타주 박물관 투어 영상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영국의 대영박물관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죠. 300만 점 이상의 소장품이 1000여 개의 방에 나뉘어 전시되어 있어요. 유튜브에 공개된 에르미타주 투어 영상은 러시아의 신예 여성 감독 아신야 곡(Axinya Gog)과 함께 미술관 입구를 들어서는 것부터 시작돼요. 미국 애플사에서 자사 스마트폰 홍보를 위해 만든 5시간 19분짜리 영상인데, 에르미타주의 45개 홀을 4K 화질로 감상 가능하며, 루벤스, 렘브란트, 카라바지오, 엘 그리코 등 위대한 화가들이 그린 588점의 명화와 미술관 내에서 벌어지는 퍼포먼스를 감독의 시선으로 따라가 보는 재미가 있답니다.

https://youtu.be/49YeFsx1rIw

 

# 중국 자금성 가상현실(VR) 투어

중국 명·청 시대의 황궁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도 온라인 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자금성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고대 건축물로 전체 면적이 72만㎡에 이르죠. 각 건물을 360도 촬영해 파노라마식으로 보여주는 자금성은 마우스로 화면을 드래그·확대하며 천장부터 바닥까지 자유자재로 공간을 둘러볼 수 있어요. 또한, 온라인 지도를 통해 자금성의 원하는 곳을 둘러볼 수 있고 전각 내부로 들어가 내부 장식, 도자기, 천장의 세밀한 건축기법까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요.

https://en.dpm.org.cn/multimedia/virutual/

 

Virutual Tours|The Palace Museum

The Palace Museum houses over 180,000 pieces in the textile collection. These exquisite holdings include a wide variety of garments, accessories, uncut fabric, App Store

en.dpm.org.cn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이동과 여행에 제약이 따르면서 많은 분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데요. 오늘은 가파도 랜선 여행을 중심으로 세계 유명 공연장과 미술관의 온라인 무료 전시를 살펴봤어요. 동동이와 함께 한 '방구석 여행'이 코로나19로 지친 여러분의 마음에 잠시 위로가 될 수 있는 휴식처가 되었으면 합니다. 코로나19가 종식 될 때까지 우리 모두 조금씩 더 힘내 보기로 해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