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여행은 맵지 않아! 충남의 알프스, 청양 여행

“여행은 맵지 않아!”

 

청양군이 내세운 이 한마디는 지역의 특징을 꽤 재치 있게 담아냅니다. 청양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대부분 청양고추를 먼저 떠올리지만, 정작 청양을 여행지로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충청남도 청양은 예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줬습니다.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답게 칠갑산을 중심으로 호수와 계곡, 울창한 숲이 어우러져 있어 도심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여유를 선사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개통 당시 국내 최장 길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천장호 출렁다리와 자연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에코워크를 걸어봤습니다. 이어 조각가 박칠성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이호 갤러리 카페에서 예술과 휴식을 함께 즐기고, 2025년 새롭게 문을 연 칠갑타워 스카이워크에 올라 청양의 풍경을 한눈에 담았습니다.

 

걷고, 쉬고, 감상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청양 여행은 가족과 함께하는 나들이는 물론 연인들의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푸른 자연 속에서 재충전할 수 있는 청양의 힐링 코스를 지금부터 함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칠갑타워 스카이워크

[2025년 청양의 새 랜드마크, 호수 위 57m에서 바라보다]

📌 칠갑타워 스카이워크

• 위치: 충남 청양군 대치면 칠갑산로 704-10

• 운영시간: 화~일 10:00~18:00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당일 휴관 / 마지막 입장 17:00)

• 입장료: 성인 7,000원 / 청소년 5,000원 / 어린이 3,000원 / 유아(만 3세 이상) 2,000원

              청양·부여·공주 주민 50% 할인 / 청양사랑상품권 최대 3,000원 환급

• 주차: 무료 (현금 결제 불가, 카드·간편결제 가능)

• 문의: 041-940-2216~20

2025년 새롭게 문을 연 칠갑타워는 칠갑호를 배경으로 조성된 청양의 대표 복합 관광시설입니다. 개장 이후 꾸준히 방문객이 늘어나며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는 곳으로, 넓은 원형 광장에 설치된 알록달록한 ‘CHILGAP TOWER & SKYWALK’ 조형물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광장 뒤편으로 보이는 거대한 아치형 구조물이 바로 칠갑타워의 상징인 스카이워크입니다.

 

건물은 지상 6층 규모로 조성되어 있으며, 층마다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습니다. 1층에는 청양군 홍보관과 매표소,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이 마련되어 있고, 2층에는 로봇이 운영하는 무인 카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핵심은 단연 5층에서 이어지는 스카이워크입니다. 스카이워크는 길이 102m, 높이 57m 규모의 보행교로, 거대한 아치 구조물을 따라 걷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구간은 투명 유리 바닥으로 설계되어 있어 발아래로 칠갑호의 풍경이 그대로 내려다보입니다. 여기에 다리가 미세하게 흔들리는 감각까지 더해져 예상보다 훨씬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스카이워크 끝에는 나선형 구조의 수상전망대가 이어집니다. 이 지점에서 내려다보는 칠갑호 전경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사진처럼 호수 위를 곡선으로 가로지르는 수상보행교가 발아래로 펼쳐지고, 그 뒤로 겹겹이 둘러선 산 능선이 물안개 사이로 아득하게 이어집니다. 높은 곳에서 호수 전체를 조망하니, 칠갑산이 왜 "충남의 알프스"로 불리는지 실감이 났습니다.

 

전망대 자체도 칠갑타워의 또 다른 볼거리입니다. 하얀 나선형 구조물이 호수 위로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은 멀리서도 쉽게 눈에 띄며, 독특한 외관 덕분에 청양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전망대 내부는 계단을 따라 자유롭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층마다 조금씩 다른 각도에서 칠갑호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오를수록 시야가 넓어지면서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건너편에 자리한 유럽풍 숙박시설과 오리배 선착장까지 더해져 마치 자연 속 리조트에 온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전망대를 둘러본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수상보행교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던 풍경과 달리 물 위와 가까운 시선에서 바라보는 칠갑호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같은 호수라도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칠갑타워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였죠.

 

3~4층은 미디어아트 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칠갑산의 용과 호랑이 전설이 이곳에서는 몰입형 영상으로 되살아납니다. 사진처럼 어두운 공간의 벽면과 바닥에 영상이 투사되는데, 용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어른들도 꽤 집중하게 됩니다. 실제로 방문했을 때 아이들이 바닥에 앉아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비 오는 날 실내에서 즐기기 좋은 코스이기도 합니다.

칠갑타워 관람을 마친 뒤 들른 곳은 1층에 있는 청양로컬푸드직매장이었습니다. 청양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특산품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공간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며 기념품을 구입하기에 좋은 장소였습니다.

 

매장 안에는 표고버섯과 구기자, 무청시래기, 청양고추, 고춧가루 등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이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대형 마트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지역 특산물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사진 속 무청시래기와 말린 표고버섯 역시 이곳에서 직접 구입한 제품입니다. 생산자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어 더욱 믿음이 갔고, 여행의 추억을 집까지 가져가는 기분도 들었습니다. 청양의 맛과 향을 조금 더 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여행을 마치기 전에 한 번쯤 들러볼 만한 곳입니다.

 

# 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자락 아래,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207m의 다리]

📌 천장호 출렁다리

• 위치: 충남 청양군 정산면 천장호길 24

• 운영시간: 월~목 09:00~18:00 / 금~일 야간개장 21:00까지 (계절·운영 상황에 따라 변동 가능)

• 입장료, 주차: 무료

• 문의: 041-940-2723

칠갑산 자락에 자리한 천장호를 가로지르는 이 다리는 총길이가 207m로, 2017년 당시 국내 최장 출렁다리로 공식 인증을 받으며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지금은 전국 곳곳에서 출렁다리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지만, 천장호 출렁다리는 주변 풍경 덕분에 여전히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호수와 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고, 다리 위에서는 천장호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흐린 날씨였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인상적인 풍경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바람이 거의 없었던 호수는 거울처럼 잔잔했고, 다리와 주변 산세가 수면 위에 그대로 비치며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완성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청양고추 모양의 급수대였습니다. 사소한 시설 하나에도 지역의 특색을 담아낸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제야 ‘청양에 왔구나’라는 사실이 조금 더 실감 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는 공룡과 사슴을 비롯한 다양한 동물 조형물이 설치돼 있어 걷는 내내 소소한 재미를 더했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가 많아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만족도가 높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데크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약 10분 만에 천장호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높이 16m의 붉은 주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조형물이라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청양의 대표 특산물인 고추와 구기자를 형상화해 만든 구조물이었습니다. 지역을 상징하는 요소를 건축물에 자연스럽게 녹여낸 덕분에 출렁다리를 건너기 전부터 청양만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죠.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탑을 올려다보니 단순한 입구 시설이라기보다는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하나의 랜드마크처럼 다가왔습니다.

다리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 이름 그대로 출렁다리의 매력이 시작됩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미세한 흔들림이 발끝으로 전해지는데, 상하좌우로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구조 덕분에 긴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습니다. 바닥이 투명 유리가 아닌 나무 데크로 조성돼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는 부담이 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시선은 자연스럽게 주변 풍경으로 향했습니다.

 

천천히 걸을수록 천장호의 풍경은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양옆으로는 잔잔한 호수가 펼쳐지고, 멀리 칠갑산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푸른 산세가 시야를 가득 채웠습니다.

 

특히 붉은 주탑을 향해 걸어가는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호수와 산, 그리고 출렁다리가 하나의 풍경처럼 어우러지면서 청양 특유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다리 한가운데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찾은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리 중간에 잠시 멈춰 호수를 내려다보면, 수위가 낮아지며 드러난 호숫가의 흔적과 잔잔한 수면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바람이 거의 없는 날에는 산과 출렁다리가 물 위에 또렷하게 비치는데, 어디까지가 실제 풍경이고 어디부터가 수면 위에 비친 모습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화려한 볼거리나 자극적인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점이 이곳의 가장 큰 매력처럼 느껴졌습니다. 조용한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쉬어 가고 싶은 분이라면 천장호 출렁다리 위에서 예상보다 더 긴 시간을 보내게 될지도 모릅니다.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한쪽에 용과 호랑이를 형상화한 대형 조형물과 함께 설화를 소개하는 안내판이 눈에 들어옵니다.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천장호와 칠갑산에 담긴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라 잠시 시간을 내어 살펴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안내판에 따르면 칠갑산이라는 이름에는 흥미로운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만물 생성의 근원을 뜻하는 ‘칠(七)’과 육십갑자의 첫 글자인 ‘갑(甲)’이 결합해 생명이 시작되는 곳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설화에서는 금강 상류를 굽어보는 산세에 일곱 명의 장수가 태어날 명당이 있어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전해집니다.

 

천장호에 전해 내려오는 황룡과 호랑이의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천 년 동안 승천을 기다리던 황룡은 위기에 처한 아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다리로 내어주었고, 그 모습을 지켜본 호랑이는 영물이 되어 칠갑산을 지키는 수호자가 됐다고 합니다.

 

바위 위로 몸을 치켜세운 채 붉은 여의주를 움켜쥔 황룡의 모습은 멀리서도 단번에 눈에 들어왔습니다. 금빛 비늘과 날카로운 눈매, 역동적인 자세까지 세밀하게 표현돼 있어 제법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자신의 몸을 바쳐 아이를 구했다는 전설을 알고 나니 조형물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천장호와 칠갑산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담아낸 하나의 매개체처럼 느껴졌습니다.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앞발을 바위 위에 올린 채 포효하는 호랑이의 모습은 멀리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특히 칠갑산을 수호하는 영물이라는 전설을 떠올리며 바라보니, 당당한 자세와 표정이 더욱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용과 호랑이 조형물을 차례로 둘러본 뒤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다 보면, 단순히 호수를 가로지르는 경험 이상의 즐거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풍경과 함께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다는 점도 천장호 출렁다리만의 매력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출렁다리를 건넌 뒤에는 자연스럽게 에코워크로 발걸음을 옮기게 됐습니다. 전체 길이 177m 구간에 조성된 에코워크는 안전장비 없이 호수와 숲 위를 걸을 수 있는 공중 산책로입니다. 나무 사이를 가로지르며 걷는 경험이 출렁다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사진처럼 데크길 위로 나뭇잎이 만든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한여름에도 비교적 부담 없이 걸을 수 있었어요. 높은 곳에 설치된 산책로지만 주변을 감싸는 숲 덕분에 긴장감보다는 편안함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 이호 갤러리 카페

[조각가 박칠성의 숲, 칠갑산이 기억하는 예술가의 공간]

📌 이호 갤러리 카페

• 위치: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한티고개길 233 이호갤러리

• 대표 메뉴: 칠갑산 약콩라떼 6,000원, 칠갑산구기자쌍화차 7,500원, 칠갑산 밤꿀차 5,500원, 오미자에이드 6,000원

 

천장호 출렁다리를 둘러본 뒤, 잠시 쉬어 가기 좋은 이호 갤러리 카페에 방문했습니다. 여행 중 시원하게 커피를 마시러 들른 공간이었지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곳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한국 최초의 환경조각가로 평가받는 박칠성 작가의 작업 공간이자, 그의 삶과 예술 세계를 함께 만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입니다. 카페 곳곳에는 작품과 자료가 전시돼 있어 차 한 잔을 마시며 자연스럽게 작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습니다.

 

1929년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태어난 그는 공공미술 분야에서 30여 개의 모뉴먼트와 조각 작품을 제작하며 한국 산업화와 근대화의 흐름을 작품으로 기록했습니다. 부산탑과 울산탑 역시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그가 1972년 칠갑산에 정착한 이후 평생을 자연과 함께하며 스스로를 ‘자연지킴이’라고 불렀다는 점이었습니다.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한 예술가가 자연과 어떤 방식으로 공존했는지를 보여주는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카페 내부는 한옥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전시 공간으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통나무 서까래가 드러난 천장 아래에는 작가의 삶을 기록한 흑백 사진과 글, 조각 작품들이 벽면을 따라 전시돼 있고, 그 사이사이에는 원목 테이블이 놓여 있어 자연스럽게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공간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였습니다. 커다란 창 너머로는 칠갑산의 푸른 풍경이 그대로 들어오고, 실내에는 나무 특유의 따뜻한 질감이 더해져 일반적인 갤러리와는 또 다른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전시를 감상하다 보면 마치 작품을 보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이라기보다, 작가가 실제로 생활하고 작업했던 공간에 잠시 초대받은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커피 한 잔을 곁들여 천천히 작품을 둘러보기 좋은 분위기였고, 여행 중 잠시 속도를 늦추고 쉬어 가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죠.

정원으로 나오면 곳곳에 놓인 석물과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받침돌에는 칠갑산과 관련된 글귀가 새겨져 있는데, 이를 바라보고 있으면 작가가 이 산에 얼마나 깊은 애정을 품고 있었는지 자연스럽게 짐작하게 됩니다. 조각 작품 사이로 길게 늘어진 전구 조명까지 더해져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가꾼 공간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정원 한쪽에는 붉은 알파카 모양의 대형 조각과 하트 조형물이 놓인 잔디밭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강렬한 색감의 작품들이 배치돼 있어 차분한 분위기의 실내 전시 공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야외에는 테이블과 파라솔도 마련되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에는 숲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즐기기에도 좋았습니다. 천장호 출렁다리와 칠갑타워를 오가는 여행 동선 사이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고 쉬어 가기 좋은 공간이었으며, 박칠성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알고 방문한다면 더욱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청양은 자연의 흐름에 맞춰 천천히 걸을 때 더욱 매력이 살아나는 여행지입니다. 출렁다리 위에서 용과 호랑이의 전설을 떠올리며 호수를 바라보던 순간, 한 예술가의 삶이 담긴 공간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던 시간, 그리고 57m 높이의 전망대에서 겹겹이 이어진 산과 호수를 내려다보던 장면까지. 이번 여행은 특별한 체험보다 풍경과 분위기가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충분히 둘러볼 수 있는 코스였지만, 계절이 바뀌면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자연을 중심으로 둘러봤다면, 다음에는 청양의 특산물을 활용한 먹거리를 찾아보는 미식 여행도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고추빵 공장과 같은 이색적인 공간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다시 한번 이곳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유를 즐기는 여행을 좋아한다면, 잠시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자연으로 시선을 옮기고 싶다면 청양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입니다. 각자의 속도로 천천히 걸으며 청양만의 고요한 풍경을 만나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