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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평균은 안전지대가 아니다?! N극화,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나는 평균실종!

 

평균과 기준, 통상적인 것들에 대한 개념이 무너지고 있어요. 소득의 양극화는 정치, 사회 분야로, 갈등과 분열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 됐답니다. 소비 역시 극과 극을 넘나들고, 규모의 효율에 극도로 좌우되는 플랫폼 경제와 경쟁의 외연이 넓어지는 디지털화가 발달하면서 시장은 승자독식으로 굳혀지고 있어요. 이처럼 중간이 사라지는 시대, 평균을 뛰어넘는 우리만의 대체 불가한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요?

 

# 평균의 종말


평균 점수, 평균나이, 평균 학력, 평균 재산, 평균소득, 평균수명, 평균수익률, 평균체중, 평균IQ… 지금까지 우리는 평균의 개념을 자주 사용해왔어요.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보편화되고 획일적인 집단교육 체제가 등장하면서 동질적인 집단 속에서 개체를 파악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빅데이터에 기반한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을 이끌면서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경영관리 방법인 ‘테일러리즘(taylorism)’의 패러다임이 흔들리고 있어요. 이제까지 평균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무난한 상품과 보통의 의견, 정상의 기준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죠.

 

평균 점수, 평균나이, 평균 학력, 평균 재산, 평균소득, 평균수명, 평균수익률, 평균체중, 평균IQ… 지금까지 우리는 평균의 개념을 자주 사용해왔어요.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보편화되고 획일적인 집단교육 체제가 등장하면서 동질적인 집단 속에서 개체를 파악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시장이나 사회에서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삶과 가치관에서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지던 '전형성'이 사라지는 현상을 ‘평균 실종’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정규분포곡선

 

평균은 자료를 설명하는 대푯값의 하나로, 많은 개별값이 모인 자료를 하나의 숫자로 요약할 때 주로 사용하죠. 우리가 평균 개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규분포'를 전제해야 한답니다.

 

정규분포란 자료의 분포가 평균값을 중앙으로 하여 좌우대칭으로 종 모양을 이루는 분포를 말합니다. 가운데가 볼록하여 대다수의 자룟값이 중심에 몰려 있죠. 정규분포에서 평균은 곧 양적으로 '다수'를, 질적으로 '전형'을 나타내며 그 분포에 속한 구성원들에게 자신이 어디쯤 자리 잡고 있는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됩니다.

 

▲쌍봉분포(양극화)와 다봉분포(N극화)

 

그런데 만약 정규분포라는 전제가 무너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위 그림처럼 비정규 분포에서 평균은 자료를 대표하기에 적합하지 않아요.

 

쌍봉분포는 평균에 해당하는 중간 정도의 값은 가장 적은 수를 대변하는데, 즉 '양극화'를 나타냅니다. 다봉분포는 개별값이 특정한 경향성을 지니지 못하고 산재하는 경우이며 'N극과'를 나타내죠. 또 멱함수분포는 하나의 값과 그 외 의미 있는 값을 가지지 못한 대다수가 존재하는 '단극화'를 나타냅니다.

 

이 세 경우 모두 평균이 그 모집단의 대푯값으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합니다. 평균의 의미가 상실되는 것이죠. 이제 양극화, N극과, 단극화의 사례들을 하나씩 살펴볼까요?.

 

# 양극단으로 몰리는 '양극화'

자본주의의 태생적 속성

부익부 빈익빈은 자본주의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자기 이익에 충실한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엄청난 효율을 기반으로 근현대 세계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켰지만, 돈이 더 큰 돈을 벌어들이는 속성 때문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빈자는 더 빈자가 되는 필연적인 양극화를 낳았답니다. 이러한 본질적 속성에 더해 네트워크 경제의 발달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양극적 경향은 더욱 강화되고 있어요.

 

자산의 규모만 살펴봐도 2022년 7월 서울시의 자치구별 재산세 부과 명세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부과된 강남구의 재산세 4,135억 원은 가장 적게 부과된 강북구의 재산세 236억 원의 17.5배로 역대 최대 격차를 보였어요. 또 강남 서초 송파 강남 3구의 재산세는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전체 재산세의 약 39%를 차지한답니다

 

청년층 사이의 자산 양극화는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2021년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30대 상위 20%의 자산 규모는 하위 20%의 약 35배에 이르고 있어요. 부유한 MZ들이 부모로부터 부동산을 물려받을 때 개미투자자 MZ들은 투자 실패로 자산을 불리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소비자가 양분되면서 시장도 극명하게 나뉘고 있어요. 초고가 혹은 초저가를 찾는 소비자는 늘어났지만, 중간 수준의 제품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줄고 있지요. 사치품을 주로 판매하는 백화점은 매출이 증가한 데 비해, 대형마트는 소매업 중 유일하게 매출이 역신장했답니다.

 

하지만 3대 대형마트 상품 중에서 가격이 저렴한 자체 브랜드 자체상표 상품의 매출은 8.5~10% 늘어났어요. ‘아주 비싸거나 아주 싸거나'의 경쟁 속에서 중간대의 가격이 발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경기가 위축되면 소비자는 쓸데없는 지출을 줄이고 양극단으로 자원을 선택, 집중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불황형 소비인 ‘짠테크(짜다+재테크)' 열풍이 다시 불면서 무엇이든 필요한 만큼만 쪼개어 쓰는 모습이 관찰된답니다.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는 5,000원 미만의 모바일 상품권 거래가 급증했고, 외식비용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대형마트의 간편식사류 매출은 크게 증가했어요.

 

이와 동시에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또한 뜨고 있어요. 다른 곳에서 아낀 비용을 작지만 특별한 경험을 얻는 데 쓰는 것이죠. 호텔의 10만 원대 빙수, 1인당 20만 원이 넘는 한우 오마카세, 1박에 100만 원을 호가하는 특급호텔 스위트룸 등이 성황을 누리며 '스몰 럭셔리' 트렌드를 보입니다.

 

콘텐츠의 길이 역시 '숏폼'과 '롱폼'으로 양극화되는 추세입니다. 1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으로 쉽고 빠르게 소비하는 숏폼 콘텐츠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죠. 틱톡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 시간이 크게 늘며 유튜브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 시간을 넘어섰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도 숏폼 기능인 '쇼츠'와 '릴스'에 힘을 싣고 있어요.

 

그렇다고 긴 호흡의 롱폼 콘텐츠를 즐기며 깊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줄어든 것은 아니랍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들의 러닝타임은 2시간은 기본이고 3시간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긴 글 콘텐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블로그 콘텐츠도 최근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답니다.

 

코로나 19로 더욱 심화

코로나 사태 이후 오랫동안 우리가 '평균적인' 일상으로 여겨왔던 모습들이 더욱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요. 여러 분야의 양극화 현상이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된 것이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상권에 따라 온도차가 있습니다. 경험에 목말랐던 사람들이 찾는 여가 활동 위주의 공간은 북새통을 이루는 가운데, 회식이나 스터디 모임에 필요한 기능적 공간은 비대면 플랫폼이 그 역할을 대신하면서 이전만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요.

 

비대면 일상의 양극화 현상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특히 교육 현장입니다. 원격수업으로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진 탓에 중위권 학생 중 학력이 기초학력 미달 수준으로 하향된 경우가 늘어났어요. 특히 중학생은 상위권과 하위권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중간이 사라지는 전형적인 양극화 양상을 보였습니다.

 

학력의 양극화는 사교육의 양극화와도 관련이 깊어요. 통계청의 연간 가계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비는 지출이 많이 증가한 품목 중 하나로 특히 사교육비 지출이 눈길을 끕니다. 10% 이내 성적 최상위권 학생은 사교육에 월평균 48만 5,000원을 지출했지만, 81~100%의 최하위권 학생들은 27만 원을 지출했답니다.

 

# 개별값이 산재하는 'N극화’

▲옵스큐리파이(obscurify)

 

과거 소비자들이 인기 차트 톱 100을 보며 대중의 취향을 따라가고자 했다면, 오늘날에는 가능한 정규분포에서 멀리 벗어나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갖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어요.

 

세계적인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는 인기 리스트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의 취향을 돕는 서비스를 선보였어요. 그중 하나인 '옵스큐리파이(obscurify)’라는 스포티파이 연동 앱은 사용자의 스포티파이 이용 기록을 기반으로 음악 취향을 분석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비교하여 '모호성 등급(obscure rating)'을 부여하는 앱이랍니다. 자신의 취향이 전형적이지 않고 독특한지 알려줘요.

N명의 소비자가 가진 N개의 취향

음악뿐 아니라 취향이 중요한 여러 영역에서도 N극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맛집의 변화가 대표적인데, 외식의 질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단순히 맛을 기준으로 식당을 줄 세우는 것에 의미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맛집' 찾기가 아닌 '멋집' 찾기에 나설 만큼 가게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을 뽐내는 경쟁이 치열하답니다. 노포다운 깊은 맛으로 승부하거나, 탄성을 자아낼 만큼의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하는 건 물론 고급 재료와 공들인 조리법으로 건강한 스타일을 표방하죠. 더욱 독특한 경험을 찾는 소비자들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핫'플레이스가 아니라 아는 사람만 가는 '힙'플레이스를 찾아다녀요.

 

▲스페인과 관련된 책만 취급하는 충무로의 '스페인책방’

 

가장 많이 팔렸다는 의미의 베스트셀러'라는 용어가 시작된 출판 시장도 개개인의 취향을 중심으로 다극화가 진행 중인데, 이제 책을 기획할 때 수십만의 대중 독자보다 확실한 독자 2,000~3,000명을 고민해야 한답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문고판 도서 시리즈'는 외형적으로도 작고 가볍지만, 책의 주제가 호기심을 끌 만큼 구체적이며 소소한 취향을 다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망원동, 할머니, 양말 등 무엇이든 한 가지에 대해서만 써 내려간 <아무튼> 시리즈와 짜장면, 평양냉면, 치즈 등 일상적인 음식 하나만을 다루는 <띵> 시리즈가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인문 사회과학 분야의 연구를 다루는 <탐구> 시리즈, 문학을 선보이는 <쏜살문고> 시리즈 등 그 영역도 확장되고 있어요.

 

동네서점의 성장도 N극과의 사례를 보여줍니다. 오프라인 서점들의 고전 속에서도 소규모 독립서점들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답니다. 개성 만점의 독립서점은 단순한 유통 역할을 넘어 각기 다른 색깔로 취향을 제안하고 새로운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답니다. 가지각색의 서점들이 저마다 N개의 극이 되어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지요.

 

개인 맞춤화 ‘비스포크’ 확산

나에게 꼭 맞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눈에 띄어요.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는 'OO테크'라는 용어는 온갖 제품군에서도 개인 맞춤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대변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역량과 제조 기술이 고도화됐고, 기존의 제품과 서비스에 '테크'를 붙이며 개개인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현실화되고 있어요. 시장이 소비자 수만큼 분열하는 것이죠.

 

뷰티,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개별 맞춤의 중요성이 큰 분야는 더욱 빠르게 N극 화가 일어나고 있답니다. 특히나 뷰티테크 분야에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에서 더 나아가 제조 기술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2022에서 선보인 '마인드링크드 배스봇'은 뇌파로 감정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향과 색을 가진 배스밤(입욕제)을 바로 제조해줘요. LG생활건강의 'CHI 컬러 마스터' 역시 즉석에서 원하는 헤어 컬러를 구현할 수 있도록 염모제를 배합해주는 시스템으로 미국에서 서비스 중이죠. 맞춤화 생산을 통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모레퍼시빅의 ‘마인드링크드 배스봇

 

획일적이고 평균적인 개념의 대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파트 평면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어요. 같은 라인, 같은 평수라도 반려동물이 사는 집과 재택근무를 하는 2인 가구의 구조가 달라요.

 

방 3개와 거실, 화장실, 주방이 평균 모델이었던 '국민평형' 84제곱미터짜리 아파트의 경우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는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가벽을 세우거나 벽을 틀 수 있게 됐답니다. 입주 전에 자신이 원하는 구조를 고르고, 입주 후에도 욕실과 주방을 비롯한 실내 구조를 변경할 수 있죠. 아파트 구조까지 거주하는 사람에 맞춰 특화되는 이른바 '비스포크'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N개의 세상으로 분화한 라이프스타일

한국 사회의 결혼관, 가족관이 변화하면서 라이프스타일도 다양해지고 있어요. 20대부터 일찍이 내 집 마련을 꿈꾸며 재테크로 미래를 준비하는가 하면, 직장생활에 '현타'를 느끼고 취미를 생계 삼아 오늘의 행복에 만족하며 살기도 하죠. 직업적으로 더 큰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 과감하게 외국으로 터전을 옮기는 사람도 있으며, 하나의 모범답안을 추구하던 '정답사회'가 자신만의 해답을 찾아가는 N개의 세상으로 분화되고 있답니다.

 

이에 따라 직장을 선택할 때도 기업이 임직원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얼마나 살뜰히 챙기는지 차별화된 복지가 중요해졌습니다. 기존의 직원 복지 제도에서 4인 가족 중심의 여름 휴양지, 부모님 건강검진, 자녀 교육비 등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1인 가구나 싱글인 직원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 쓴답니다. 이 밖에 가사 노동 지원, 반려동물 보험 지원 등 맞춤형 복지 혜택도 등장하고 있어요.

 

# 한쪽으로 쏠리는 '단극화'

 

정규분포가 무너지는 세 번째 형태는 모두를 한 곳으로 블랙홀처럼 끌어당기는 단 극화입니다. 강한 자는 더 강해지고 약한 자는 시장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이죠.

 

승자독식 플랫폼 경제

단극화 현상을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영역은 플랫폼 경제입니다. 지난 2010년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2022년 현재 한국인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앱이 됐고, 2008년 판도라 42%, 다음tv팟 34%, 아프리카 TV 23% 등 여러 플랫폼이 시장을 나누던 동영상 플랫폼도 지금은 유튜브가 시장을 독점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이 됐습니다.

 

이처럼 시장에서 우세를 점한 플랫폼 서비스들은 그저 ‘1위 기업'이라는 말로는 부족하죠. '구글링하다', ‘카톡하다'와 같은 동사가 생겨나고 '유튜버'라는 직업이 대중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이들 플랫폼이 현대인의 생활양식 그 자체로 거듭났음을 의미합니다.

 

단극화 현상은 기존 산업에서도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영향이 크답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하위 업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매출 기회를 확대하는 효과가 있는 한편, 온라인을 통해 경쟁 범위가 확대되면서 상위 상품으로만 수요가 집중되는 소위 '슈퍼스타'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유명 맛집이나 대형 매장은 검색과 SNS를 통해 더욱 유명해지고 배달 플랫폼 사용 확대로 경쟁 범위가 기존의 도보 도달 거리에서 이륜차 배달 거리로 확대되어 기존의 ‘동네 1등'은 의미가 축소되고 일부 상위 업체로 수요가 쏠리면서 '적당히' 괜찮던 사업이 약화되고 있어요.

 

또 글로벌 연결성이 강화됨에 따라 단극화 현상은 'OO광풍'의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보가 실시간으로, 또 광범위하게 전파되면서 유행의 세기와 속도가 더 강해지고 빨라지는 것이죠. 국가 간 시차가 있던 영화 개봉도 지금은 OTT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서 동시에 개봉돼 전 세계 콘텐츠 순위가 집계되고 있어요. 세계인이 선택한 콘텐츠라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한 번쯤 보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인력으로 작용하며, 인기 순위가 '전국구'에서 ‘세계구'로 빠르고 강력하게 동기화되고 있습니다.

 

# 평균이라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나야 할 때

평균에는 묘한 설득력이 있답니다. 평균을 넘으면 안심되고 평균에 못 미치면 불안감을 느낍니다. 때로는 이러한 비교가 자기반성과 동기부여라는 긍정적 역할을 하기도 해요.

 

그러나 이제는 현대사회에서 이것이 과연 적절한 방법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어요. 『평균의 종말』을 쓴 토드 로즈(Todd Rose) 박사는 사람들을 정규분포상의 한 점으로 평가하는 ‘평균주의(averagarianism)'의 시대는 지났으며 이제 '개개인성(individuality)'의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평균적 사고는 세 가지 오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첫째, 평균 점수 하나로 사람을 평가하는 '일차원적 사고방식'에 빠질 수 있어요. 개인이 지닌 수많은 특성은 서로 독립적이기 때문에 여러 측면을 고려해가며 입체적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둘째, 정규분포를 기반으로 개인을 유형화 혹은 등급화하여 모든 것을 설명하려는 '본질주의 사고'를 범할 수 있어요. MBTI 유형만으로 한 사람의 모든 행동을 설명하려고 하지만 사실 사람은 맥락에 따라 달리 행동하기 때문에 맥락적 사고가 더 중요하답니다. 셋째, 평균대로 살아야 한다는 '규범적 사고'에 얽매일 수 있어요. 평균은 상태를 기술할 뿐 그 과정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랍니다.

 

특정한 타깃을 공략해야 하는 기업과 기관에 평균 실종 트렌드는 이제 '안전한 전략'을 찾기 어려워질 것을 시사합니다. 지금까지 대다수 기업은 대중 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우선시했지만 이제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의 세 가지 중 하나일 겁니다.

 

양극단의 방향성에서 한쪽으로 색깔을 확실히 하는 ‘양자택일’ 전략, 소수집단 혹은 때로는 단 한 명에게 최적화된 효용을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마지막으로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입니다.

 

이제 평균적인 무난한 생각, 평범한 상품, 괜찮은 서비스로는 두각을 나타낼 수 없어요. 정규분포로 상징되는 기존의 대중 시장이 흔들리면서 대체 불가능한 탁월함, 차별화, 다양성이 필요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답니다. 근본부터 바뀌고 있는 산업의 지형도에 맞춰, 각자의 핵심 역량과 타깃을 분명히 하여 평균을 뛰어넘는 남다른 치열함으로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

 

자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