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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의 다음은? ‘디지털 원주민’ 알파세대가 온다!

MZ세대를 잇는 진짜 신세대, ‘알파세대’가 떠오르고 있어요. 2010년 이후에 태어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어린 세대를 구성하는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인류 최초의 진정한 디지털모바일 네이티브라는 의미에서 신인류의 시작, '알파'라 부를 만하답니다.

 

한편 알파세대의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는 양육에서 매우 새로운 트렌드를 보이고 있어요. 2023년이면 알파세대의 ‘최연장자’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데요. 알 것 같은데 알쏭달쏭 알 수 없는, 기성세대의 어린 시절과는 판이한 세상을 살고 있는 이 새로운 인종의 '사회생활'은 어떤 모습인지 '알파세대'를 탐구해 봤습니다.

 

# 2010년 이후, 알파세대의 격동의 생애경험

세대를 뜻하는 영어 'generation'의 어원에는 '새로이 출현하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어요. 그동안 우리 사회 변화의 주축으로 가장 많이 언급된 세대가 ‘MZ세대’죠. M, 즉 밀레니얼 세대는 Y세대의 별칭으로 1980~1994년생을 가리키고, Z세대는 1995~2009년생을 가리킵니다. 그렇다면 MZ세대의 다음은 누구일까요? X-Y-Z를 잇는 알파벳이 없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알파세대’라는 이름이 붙은 어린 친구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세대 구분 출생 시기
α 알파세대 2010~2024
Z Z세대 1995~2009
Y M세대·밀레니얼 세대 1980~1994
X X세대 1970~1979
BB 베이비붐 세대 1955~1963

 

흔히 시작에서 끝을 ‘알파에서 오메가까지’라고 말하는데요. 알파세대는 단순히 Z세대의 다음 세대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종족의 탄생을 은유한다는 면에서 A가 아니라 '알파'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알파’에는 ‘탁월하다’는 의미도 있어서 모두가 탁월한 세대라는 중의도 가지고 있죠.

 

2012년생 알파세대의 생애경험

연도 나이(만) 사건
2012 0세 유튜브 한국 동영상 앱 1, 싸이강남스타일' 글로벌 열풍
2014 2세 진보 교육감 대거 당선, 세월호 참사
2016 4세 인공지능 시대 개막(알파고-이세돌 대국)
2018 6세 대한민국 생산가능인구의 최초 감소, 52시간 근무제 시행
2020 8세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원격수업 진행
BTS ‘Dynamite' 빌보드 ' 100’ 1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등극
2022 10세 대면수업으로 복귀

특정 세대의 특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해당 연령대가 공유해온 생애경험과 그들이 직면하는 연령대, 생애주기의 특징을 함께 살펴보아야 합니다.

 

신세대의 기수인 1980년대생 밀레니얼 세대 부모에게서 태어난 알파세대의 생애경험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저출산 추세가 분명해지는 시기에 태어나, 유튜브를 비롯한 동영상 플랫폼이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시점에서 자랐고, '워라밸'이나 '저녁이 있는 삶'처럼 여가를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접했으며, 대한민국의 문화적 수준이 글로벌 문화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의 획기적 발전을 겪고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어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사건은 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시점부터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쓰고 대면 접촉이 제한된 일상을 보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와 함께 생활하는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는 점이 알파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랍니다.

 

# 알파세대의 꿈과 정체성

태어나서 14세까지의 기간은 영아기-유아기-학령전기-아동기-초등학생기를 아우르는, 매우 급격한 변화와 성장을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알파세대는 모두 미성년자이고 아직 주체적으로 삶을 영위하기보다는 양육, 교육, 놀이가 훨씬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어요.

 

# 모두가 셀러브리티! '세상의 중심’은 나야

오늘날 알파세대에게는 더 이상 공부 잘하는 전교 1등이나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못하는 게 없는 ‘엄친아’ 개념이 통하지 않아요. 자신의 영역에서 하나만 잘해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파세대는 사람은 저마다 지니고 있는 기질과 능력이 다르다는 점을 받아들여요. 공부를 좀 못한다고 체념하기보다는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답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수준 높은 개개인이 존재하는 것이죠.

 

또한 이들은 자기중심성이 강한 탓에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라고 믿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모두가 셀럽’이라고 여겨요. 저출산의 흐름 속에서 태어나 외동인 경우가 많은데요. 경쟁하는 형제자매가 없다는 점도 이들의 '주인공 환상'을 유지시키는 요소 중 하나랍니다.

 

심리학적으로 영유아기와 취학아동 초기는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여기는 자기중심성이 강한 시기입니다. 자신은 아주 특별한 존재이고, 내 감정과 생각은 다른 사람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믿는 경향이 강한데요. 학자들은 이를 '개인적 우화(Personal Fable)’라고 말해요.

 

나아가 자신은 연극 무대의 주인공이고 타인은 무대 위를 바라보는 관객이라는 착각에 빠지기도 하는데요. '상상 속의 청중(Imagery Audience)'이 늘 자신을 보며 열광하고 있다고 상상한답니다. 개인적 우화나 상상 속의 청중 현상은 모두 자기중심성과 관련되어 있어요.

 

# 우리는 아키텍트! 테크닉보다 메커니즘

방문교사와 학습지를 펼쳐 놓고 대면으로 공부했던 과거와 달리, 태블릿PC를 켜고 화면에 학습지를 띄운 채 AI 교사와 비대면으로 공부하는 데 익숙한 알파세대에게 코딩 교육은 자연스럽게 필수 항목이 됐어요. 유아를 대상으로 한 ‘독서코딩'이 대표적인데요. 이야기 속에 다양한 코딩 개념들을 포함시켜 향후 교과 과정에서 요구되는 문해력과 컴퓨팅 사고력,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하지만 기술과 관련한 테크닉은 계속 변화하기 마련입니다. 코딩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단순히 특정 코딩 언어나 소프트웨어의 사용법을 익히는 것은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겠죠? 진짜 중요한 역량은 따로 있는데요. 바로 그 운영 원리를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지속적인 설계 역량을 강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답니다.

 

인지심리학자 아트 마크먼(Art Markman) 교수는 『스마트 싱킹」에서 "일의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스마트 싱킹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작동 메커니즘을 아는 것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고, 인과 지식에 대한 판단력을 높여서 더 스마트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기초가 된다는 것이죠. 더불어 마크먼 교수는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직접 설계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알파세대의 부모들은 방법론을 암기하는 것보다 원리의 이해가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데요. 자녀가 프로그래머를 넘어 무슨 일이든 전체를 보고 설계할 수 있는 '아키텍트'가 되기를 원하고 있답니다.

 

# 알파세대의 필수과목, 경제 교육

한편 자본주의 논리에 밝은 밀레니얼 부모들의 교육은 학업, 특기, 코딩 분야에 그치지 않아요. 살아가면서 어쩌면 가장 중요한 능력일지도 모를, 경제, 소비, 투자에 대한 교육에도 열심이랍니다.

 

1단계. 소비도 배워야 알지, "직접 돈을 벌어보자"

경제 교육의 시작은 "욕망은 크고, 자원은 희소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요. 늘 용돈이 부족했던 기성세대는 소비 욕구를 억제하는 것을 주로 익혔지만, 풍족한 알파세대는 스스로 소비 욕구를 제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답니다. 즉, 욕망의 분리와 욕망을 합리적으로 다루는 방법에 대한 학습이 필요한 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아이들이 돈의 가치를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하려면 역시 직접 돈을 벌어보게 하는 것이 정답이죠. 가령, 아이들이 가정에서 맡을 일을 정해주고 약속을 지키면, 그 대가로 용돈을 주는 식입니다. 아침마다 가족들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바리스타, 우리 집에 흐르는 음악을 담당하는 DJ 등 아이에게 이색 직업을 제시해 집 안에서 경제 교육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돈의 가치를 이해하게 됐다면 이제 소비하는 방법을 익힐 차례입니다. 여러 선택지 중 가장 합리적인 것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포기하는 훈련이 필요해요. ‘결핍'이 결핍된 풍요로운 시대에 성장 중인 알파세대는 "무엇을 선택해야 가장 만족감이 클까?' 혹은 "어떻게 소비하면 더 행복해질까?"를 고민하면서 자원을 합리적으로 배분하는 법을 익힐 필요가 있어요. 온라인 구매에 익숙해져 소비 과정에서 제재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소비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2단계. 투자와 경영을 가르쳐라, "키드프레너가 되자"

절제와 소비를 익혔다면, 다음은 보다 현실성의 정도를 높여볼 차례입니다. 바로 투자입니다. 몇 년 전부터 투자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는데요. 주식이나 부동산 정도였던 투자처도 암호화페, NFT, 미술품, 달러 등으로 다양해졌어요. 이러한 분위기는 자연스레 자녀들의 투자 교육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어요. 용돈으로 현금 대신 주식을 주는 사례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답니다. 아동청소년 분야에서 경제 학습서 판매가 늘어난 것도 눈길을 끌어요.

 

한편 시장의 생리를 직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장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실제로 최근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창업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는데요. 직접 제작한 아이템을 내세워 쇼핑몰을 차리고, 유튜브 채널과 SNS 계정을 운영하며 홍보하고 있어요. 판매하는 품목은 문구류부터 의류, 액세서리까지 다양해요.

 

남다른 아이디어로 무장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는 어린 사업가들도 등장하고 있어요. 팬데믹의 이후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며 학생들의 시간 활용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진 것도 ‘10대 사장님'이 증가하는 또 하나의 이유로 꼽혀요. 평소 취미로 만들던 액세서리, 네일팁, 스티커 등을 소량씩 판매하다가 아예 정식으로 쇼핑몰을 오픈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더불어 손쉽게 온라인 쇼핑몰을 열 수 있는 서비스나 툴이 보급되고, 중소형 쇼핑 전문 플랫폼이 많이 등장해 입점의 문턱이 낮아진 것도 주효했어요.

 

이러한 현상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한데요. 미국에서는 이미 ‘키드프레너(Kidpreneurs)'를 양성하는 교육이 일반화되어 있답니다. 키드프레너란 ‘어린이(kid)’와 ‘사업가(entrepreneur)’의 합성어로, 말 그대로 '어린이 사업가'를 뜻해요. 이들의 사업 영역은 요리 유튜버부터 패션 디자이너, 사탕 제조, 푸드 트럭, 앱 개발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나아가 수익을 자선 재단에 기부하는 통 큰 면모를 보이기도 해요.

 

# 알파세대가 노는 법

알파세대가 진정한 디지털 원주민 신인류라고는 하지만, 무조건 디지털 세상에서만 노는 것은 아닙니다. '가상공간/현실공간'의 이분법이 아니라, 물리적 요소와 디지털 요소를 적절히 배합하며 그들만의 놀이터에서 놀고 있죠.

 

# ‘줌’과 ‘로블록스’로 친구들과 공부도 하고 놀기도 해요

‘줌’과 같은 영상통화가 익숙한 알파세대에게는 물리적 거리가 문제가 되지 않아요. 아이들은 가상 세계에 친숙한데요. 대표적인 곳이 메타버스입니다. 메타버스 시대의 선두 주자가 된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는 여러 개의 게임이 모여 있는 일종의 가상 세계에 가까워요. 이용자가 개발자가 되어 직접 만든 게임을 올리면 다른 이용자들이 무료로 플레이하는 구조입니다. 이용자는 하나의 아바타를 지정해 모든 게임을 독립적으로 이용하며 이 게임, 저 게임을 왔다 갔다 돌아다니며 즐길 수 있어요.

 

한 게임에서 친구가 되면, 다른 게임에서도 그 관계가 유지될 수 있어서 로블록스 내에서는 이용자들의 관계가 중요해졌어요. 자신의 로블록스 친구가 지금 어떤 게임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그 게임에 참여하기도 하죠. 현실에서 아이들이 친구들과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노는 것처럼, 온라인에서도 친구들과 게임 세상을 누비면서 함께 놀고 있는 것입니다. 함께 놀 수 있는 공간과 간단한 게임 규칙만 있으면 몇 시간씩 놀 수 있는 아이들에게 로블록스는 가상공간 이상의 세계가 되고 있답니다.

 

# 학교 끝나면 '다이소·인생네컷·마라탕·버블티' 순서로 돌아요

기성세대에게 지극히 당연했던 놀이터에서의 놀이 문화는 알파세대에게는 더 이상 당연하지 않아요. 나가서 놀 시간이 없을뿐더러, 미세먼지나 무더위 같은 기후 환경도 야외에서 자유롭게 뛰노는 데 어려움을 주었죠. 대신 알파세대에게는 놀이터를 대체할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이 있어요. 학교가 끝나면 ‘다이소'에 가서 물건을 구경하고, 셀프사진 스튜디오 '인생네컷'에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고, 마라탕으로 배를 채운 다음, 버블티를 마시며 수다 떠는 것이 최고로 신나는 하루랍니다.

 

유아기에는 키즈카페가 모임 장소였다면 초등학생이 되면 문방구가 그 역할을 대신해요. 아이들의 눈길을 끄는 온갖 상품들과 오락기가 있는 문방구는 초등학생들의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오늘날 문방구에는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가 없어요. '무인 문방구'이기 때문이랍니다. 대표적인 무인 문구점 체인 ‘문구야놀자'에서는 아이들이 어른들 눈치를 보지 않고 친구들끼리 와서 실컷 아이쇼핑을 하고 결정할 수 있어서 방문율이 높아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최애 쇼핑센터로 군림하는 곳이 하나 더 있는데요. '초등학생의 백화점'이라고도 불리는 ‘다이소’에요. 몇 천 원 용돈만으로도 다양한 제품을 구경하면서 쇼핑할 수 있고 직원들이 특별히 눈치를 주지도 않아서 하교한 아이들이 학원에 가기 전 시간이 날 때마다 들르는 '참새 방앗간'이 되었어요. 문구류는 물론, 생필품에서 화장품까지 알파세대는 다이소에서 소비하는 것에 익숙한데요. 워낙 초등학생들의 소비량이 크다 보니 다이소의 연령별 판매량 상위 품목을 분석하면 그 시기 초등학생 사이의 유행을 알 수 있을 정도랍니다.

 

# 현실과 디지털 사이에서 ‘균형 잡기'

날 때부터 디지털 세상을 접한 디지털 원주민인 알파세대는 어쩌면 ‘중독'이라는 것을 모른 채 중독되어 있을 위험이 커요. 가족들과 밥을 먹을 때도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만화영화를 보는 데 익숙하고, 스스로 유튜버가 되는가 하면, 틱톡 인플루언서로 당당히 활동하기도 하죠.

 

그러나 엄연히 다른 현실과 디지털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빅데이터와 알고리즘에 기반한 빅테크 기업의 공세는 어른마저도 당해내기 어렵죠.

 

알파세대는 부지불식간에 계속 온라인쇼핑을 하거나, 몇 시간이고 SNS에 빠져 지낼 위험성이 높아요. 어린 알파세대는 중독되지 않거나 중독에서 벗어나는 법을 독자적으로 찾기 어려운 나이인 만큼, 어른의 보호와 적절한 가이드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답니다.

 

이전 세대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이 편리한 디지털 환경에서 풍족하게 자라는 것 같이 보이지만, 알파세대의 미래가 곧 대한민국의 미래인만큼 이 새로운 어린 세대의 행복에 부모와 학교와 사회 전체가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어요.

 

(자료: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