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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느끼는 전시회! 서울숲 섬세이 테라리움

가을이 아니라 겨울이 먼저 와버린 요즘 날씨,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찾고 계신가요? 최근 서울숲에 오픈한 실내 전시 공간, 섬세이 테라리움을 추천해 보려고 합니다. 일반 전시와는 달리 맨발로 전시를 관람하며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과 촉감으로 경험하는 섬세이 테라리움은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전시 공간이었는데요. 총 5개의 공간으로 꾸며져 지루할 틈이 없는 이색적인 경험이었답니다. 지금부터 서울숲 섬세이 테라리움 전시회를 소개해드릴게요!

 

 

[섬세이 테라리움]

• 주소 : 서울특별시 성동구 서울숲 2길 44-1

• 문의 : 02-1661-5091

• 영업 : 화요일 ~ 일요일 / 오전 11시 ~ 오후 7시

• 비용 : 1인 18,000원(음료 포함) / 재입장 시 9,000원

• 주차 불가능 / 근처 디타워 유료 주차 가능

* 100% 예약제, 네이버 예약 가능

 

서울숲 부근에 위치한 섬세이 테라리움은 체험형 전시로, 한 타임에 이용할 수 있는 인원수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 합니다. 티켓 가격은 성인 기준으로 18,000원이며 음료가 1잔이 포함된 가격이에요. 전시 관람에 소요되는 시간은 약 50분~ 1시간으로 공간마다 가이드가 직접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 이해도 쉽고, 편한 마음으로 공간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전체 건물을 모두 전시 공간으로 쓰고 있는 섬세이 테라리움은 지하 1층에서 시작됩니다.

 

섬세이 테라리움은 맨발로 전시를 관람한다는 것이 상당히 이색적이었는데요. 지하 1층에서 신발을 락커에 보관해두고 차례가 되면 가이드와 함께 맨발로 전시를 관람하게 됩니다. 전시 공간은 1층부터 3층 그리고 4층 루프탑까지에요. 이곳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섬세이’에서 브랜드 리뉴얼을 기념해 새롭게 오픈한 공간으로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기획됐어요. 섬세이가 만든 ‘테라리움’이라는 이 공간은 작은 유리병 안에 흙과 식물을 심어 새로운 환경을 만든 ‘테라리움’처럼, 건물 자체가 거대한 가상의 테라리움이라는 생각으로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지하 1층 인포 테이블과 벽 역시 거대한 동굴 느낌의 컨셉을 살린 인테리어가 눈에 띄어요. 모든 공간에서 가이드의 설명과 함께 전시를 충분히 느끼고 촬영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이 주어져요. 1층에서 루프탑까지 순서대로 관람이 이어지며 인상 깊었던 공간이 있다면 공간별 자율적인 이동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건물 전체를 하나의 우주로 보고 흙과 나무, 자갈과 식물로 가득 채우고 바람과 빛, 소리 등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요소들로 완성한 섬세이만의 테라리움을 관람할 준비가 되셨나요?

 

 

# 첫 번째 공간 : Black Out

처음엔 시각과 청각을 완전히 차단하고 손끝과 발끝에 의존해 걸어가는 공간으로 시작됩니다. 어둠이 깊게 내려앉은 공간에서 발에 느껴지는 땅과 바닥, 벽을 짚는 손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오롯이 집중해 보세요.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면서 발바닥에 느껴지는 감촉과 미세하게 들리는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세요. 다양한 자극에 노출돼 다소 무뎌져있던 감각들이 조금씩 깨어나는 기분이 든답니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와 따뜻한 불빛이 있는 공간을 지나 위를 올려다보면 마치 동굴 안에서 하늘을 보는 듯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구름이 흐르는 느낌, 달이 뜨는 것처럼 하늘이 움직이는 걸 볼 수 있습니다.

 

 

# 두 번째 공간 : Water of Dawn

두 번째 공간으로 건너가는 길엔 찰랑찰랑 물이 있어요. 긴 바지나 치마는 물에 젖을 수 있기 때문에 전시 시작 전에 살짝 걷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전시회에서 맨발로 물을 첨벙거릴 수 있다니! 평소와는 감촉이 색다르게 느껴지는 공간이었어요.

 

다양한 연출을 통해 시원한 물을 느껴볼 수 있어요. 발목까지 찰랑거리는 물가를 지나면, 새벽녘 이슬을 머금은 것 같이 미세하게 물이 분사되는 복도가 펼쳐져요. 이후 진흙 위를 걷는 듯한 찰흙 바닥을 지나가게 됩니다. 발에 묻지 않는 재질이라 발바닥이나 발가락으로 꾹꾹 눌러보기도 하고, 발자국도 남기며 발끝의 촉감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어요.

 

두 번째 공간의 마지막 파트, 삼면이 거울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입니다. 거울 아래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안개가 발을 감싸며 구름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에요. 둘러싸인 거울로 또 다른 내 모습이 비치면서 사진 찍기 좋은 공간인 것 같아요.

 

 

# 세 번째 공간 : Heart of Wind

2층으로 올라오면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갈대밭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올라오는 계단은 풀숲으로 뒤덮여 있어 마치 길이 나지 않은 숲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천천히 눈을 감고 미세한 바람의 향기를 느껴보세요. 손을 뻗으면 살랑살랑 간지러운 촉감의 바람을 만질 수 있어요.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지만, 바람의 향기도 은은하게 맡을 수 있다고 하니 눈을 감고 최대한 향기에 집중해보세요.

 

인공적으로 조성된 넓은 갈대숲에 가만히 서서 또는 앉아서, 누워서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바람을 느껴보세요. 매 공간에 들어가기에 앞서 공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공간을 체험 권장 시간을 따로 안내해주시는데요. 이 공간은 약 5분 정도 머무르며 바람을 느껴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갈대숲 천장엔 물이 가득 차 있어요. 바로 옆으로 이동하면 바닥에 있던 갈대와 천장에 있던 물의 위치가 뒤바뀐 공간이 있습니다. 물이 넘실거리는 바닥에 누워 천장에 매달린 갈대를 바라보는 시간을 꼭 가져보셨으면 해요. 고요한 바다에 누워 별을 바라보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이 들더라구요.

 

 

# 네 번째 공간 : SUMSEI Forest

한쪽에선 냇물이 졸졸 흐르고, 숲의 싱그러운 냄새를 맡을 수 있어요. 블랙 아웃 공간에서의 어두움, 새벽녘 습지에서 느낄 수 있는 물과 진흙의 촉감, 그리고 실제 숲속에 들어온 듯한 싱그러운 숲의 냄새와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루프탑으로 가기 전 마지막 공간으로, 이전 공간에서 소요되는 시간이 약 25분 내외였다면 남은 30여 분간 이 공간에서 음료를 마셔도 되고, 4층의 루프탑으로 이동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섬세이가 만들어낸 도심 속 자연이 그대로 재현돼 있습니다. 발아래로는 자연 그대로의 자갈과 나무줄기들이 느껴져 복잡한 도심에서 갑자기 자연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온 기분이에요. 특히 이 공간은 바닥에 자갈돌이 많이 깔려 있어 자연스럽게 발바닥 지압이 가능했어요.

 

전시에 포함된 음료 1잔은 3층에서 주문이 가능합니다. 커피가 아닌 건강 주스처럼 딸기, 자몽, 무화과 3개 컨셉의 종류가 준비돼 있어요. 요즘엔 오미자와 케일, 오미자차 등이 제공된다고 하는 걸 보니 음료의 종류는 유동적으로 바뀌는 것 같습니다. 펼쳐져 있는 카드를 고르고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4층에서 사진을 찍으며 공간을 즐긴 후, 남은 시간은 3층에서 음료를 마시며 숲속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바깥으로 나가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섬세이 테라리움의 마지막 공간, 루프탑이 펼쳐집니다. 그동안은 만들어진 인위적인 자연이었다면, 유일하게 진짜 자연을 볼 수 있는 야외 공간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금방 해가 지기 때문에 마지막 타임을 이용하면 또 다른 분위기에서 루프탑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길고 좁게 만들어진 나무들로 만들어진 길. 균일하게 정렬된 나무들의 틈 사이로 삐져나온 초록 잎들이 대나무 숲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방문 당일은 오전부터 비가 와서 나무 바닥이 젖어 있었어요. 평소엔 젖어있지 않겠지만, 맨발로 물을 자박이며 올라왔던 전시와 오히려 잘 어울린다고 느꼈던 것 같아요. 끝과 끝에 서서 사진을 남기면 마치 도심을 벗어난 듯한 사진을 남길 수 있답니다.

 

길고 좁은 나무 길을 지나면 섬세이 테라리움에서 가장 유명한 스팟이 나옵니다. 아래에 인공 연못이 찰랑이고 주변의 나무와 하늘을 투명하게 비추는 거울입니다. 연못 위에는 매달린 커다란 원형 거울은 바람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좌우로 방향과 속도를 바꾸며 움직여요. 이때 순간포착을 잘하면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찍을 수도 있답니다.

 

 

이렇게 총 다섯 가지의 공간을 통해 성인용 촉감놀이 같았던 이색 전시, 섬세이 테라리움에서의 자연을 오감을 동원해 느낄 수 있었는데요. 실제로 느껴지는 촉감과 향기, 시각적인 효과들은 이렇게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다른 몇 배 이상의 매력이 있으니 꼭 한번 직접 방문해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