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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대 다이빙 명소 필리핀 보홀 발리카삭 섬

트렌드리포트

세계 5대 다이빙 명소

필리핀 보홀 발리카삭 섬

By글_ DB메탈 인사팀 김승혁

입사 후 처음 떠나는 여름휴가, 다이빙의 매력에 푹 빠지다!

신입사원으로 DB메탈에 입사한 뒤 첫 여름휴가를 맞이했다. '어쩌다 혼여(혼자 떠나는 여행)'를 떠나게 된 터라 여행지를 선택하는 데 더욱 고민이 깊었다. 고심 끝에 고른 곳은 필리핀 보홀. 세계 5대 다이빙 명소로 손꼽히는 발리카삭 섬은 내 생애 최고의 휴식을 선물했다.

 

올해 입사한 내게 회사 생활의 모든 것이 첫 경험이고, 그래서 소중하다. 처음 맞이한 여름휴가도 마찬가지였다. 업무에 치여 정신없이 보내던 일상을 뒤로 하고, 며칠 간 떠나는 꿀같은 휴가는 쳇바퀴 돌듯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는 더없이 소중하다. 그런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다.

원래는 친구와 함께 훗카이도에 갈 계회이었지만, 일본 불매 운동 여파도 있고 친구와 일정을 맞추는 것도 쉽지 않아 혼자 휴가를 떠나게 되었다.

 

 

필리핀 보홀로 떠난 ‘어쩌다 혼여’

혼자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곳이 어딜까 한참 고민하던 중, 같은 팀 과장님이 다이빙을 적극 추천해 주셨다. 사실 해양 레포츠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듣고 보니 '혹'했다. 그 때부터 주변 지인들에게 다이빙을 배울 수 있는 곳을 물어 보았고, 그렇게 선택하게 된 여행지가 필리핀의 보홀이다. 보홀은 세계 5대 다이빙 포인트로 손꼽히는 발리카삭 섬이 있는 곳이다.

▲ 새벽 2시에 도착한 세부공항. 비도 오고, 낯선 곳이라 처음에는 조금 무서웠다. 이번 여행의 처음이자 유일한 셀카를 찍었다.
▲ 보홀로 이동하는 페리.

3~4년 전쯤 인천공항에서 보홀의 탁빌라란 공항까지 직항 노선이 개설됐다. 하지만 일정 상 나는 세부 시티를 거쳐 페리를 타고 보홀로 이동하는 루트를 선택했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다이빙샵에서 가장 기초 자격증 중 하나인 '오픈 워터 자격증'과 그 다음 단계인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 이를 수행하려면 여유가 많지 않았다.

 

새벽 2시에 세부에 도착한 뒤, 잠깐 잠을 청한 후 아침 6시 50분에 보홀행 페리에 몸을 실었다. 세부에서 보홀까지는 배로 2시간 남짓 거리. 항구에는 다이빙샵 픽업 버스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본격 다이버가 되기 위한 입문 교육, 시작~!

내가 보홀에 머문 기간은 총 5일이다. 그 중 2일은 오픈 워터 자격증을, 2일은 어드밴스드 자격증을 따는데 할애하고, 마지막 하루는 펀다이빙(자격증 취득이 아닌 자유 다이빙)을 즐기기로 했다. 첫째 날 오전에는 다이빙 장비에 대한 간단한 이해와 안전한 다이빙을 위한 기초 등을 배웠다. 점심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물속에 들어갔다. 물론 처음부터 바다로 간 것은 아니었다. 우선 수영장에서 기초 교육을 받는 수준이었다.

 

다이빙샵 내부에 있는 수영장에서 마스크, 공기통, 호흡기 착용법 등을 배우고 착용까지 했다. 겉보기엔 평범한 수영장이지만 수심이 무려 5m에 달했다. 풀장에 들어가면 제법 바다 느낌이 날 정도로 깊이감이 있다. 이곳에서 나는 마스크 벗었다 다시 쓰기, 호흡기를 입에서 뗀 뒤 다시 찾아서 물기, 안전장비 해제한 후 다시 입기 등 바닷 속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들에 대비한 교육을 받았다. 이론도, 실전도 모두 생소한 것들이라 이해하기 쉽지 않았지만, 내 몸을 써서 뭔가를 배운다는 건 정말 흥미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1일차 교육은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다. 군대 훈련소가 떠올랐다면 너무 과장일까. 너무 피곤한 나머지, 필리핀 보홀까지 휴가를 왔지만 관광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 다이빙샵 내부의 수영장 사진. 1일차에는 바다에 나가지 않고 수영장에서 기초 교육만 받았다.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인 다이빙 교습이 시작됐다. 나를 포함한 교육생과 강사들 모두 보트를 타고 바다로 향했다. 다행히 날씨 요정이 날 배신하지 않았고, 덕분에 정말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었다. 그 풍광을 보고 있으니 그제야 휴가를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전날, 군대 훈련소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처음 바다에 다이빙을 하는데 그렇게 무섭거나 어려운 느낌이 들지 않았다. 가장 기초가 되는 오픈 워터 자격증은 수심 18m까지 입수가 가능하다. 영상으로만 보던 바닷속에 실제로 들어가보니 말로 표현하기 힘든 신비로움이 있었다. 사람들이 이 맛에 다이빙을 하는구나! 그 때 처음 이해가 되었다.

 

▲ 가운데 다이빙 필 충만한 사람이 바로 나다.

저녁에는 교육생들과 보홀 해변가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알로나 비치이다. 이곳은 다른 휴양지의 해변보다는 규모가 훨씬 작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빈다. 해변가를 따라 늘어선 레스토랑에는 어딜가나 사람들과 음식으로 넘쳐 났다.

 

 

심야 다이빙까지 즐기는 어드밴스드 오픈 워터 코스

3일 차에는 다음 단계인 어드밴스드 워터 자격증 교육이 시작됐다. 어드밴스드 자격증을 취득하면 수심 30m까지 다이빙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그 유명한 세계 5대 다이빙 스폿, 발리카삭 섬을 직접 탐방할 수 있다. 우리는 보트를 타고 섬으로 향했다.

발리카삭 섬은 맑은 바닷물과 바다 거북으로 유명하다. 해변에서 멀지 않은 바닷 속만 들어가도 해변 근처를 유유히 헤엄치는 바다 거북을 볼 수 있다. 그 비현실적인 크기에 홀려 마치 꿈을 꾸듯 한참을 유영했다.

▲ 너무나도 아름다운 발리카삭 섬 근처의 파란 바다색. 바닷속은 더욱 아름다웠다.

어드밴스드 자격증 교육부터는 슬슬 여유가 생겨 더 먼 곳도 바라보고 장난도 치며 다이빙을 즐길 수 있었다. 점점 더 많은 물고기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 거북도 근사했지만, 가장 반가웠던 건 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주인공 물고기인 '흰동가리'였다. 전날까지는 다이빙을 하느라 정신 없어서 보이지 않던 녀석이 여유가 생기니 제법 많이 보였다(사진에 미처 담지 못한게 아쉬울 뿐이다).

▲ 크기는 비현실적이지만 성격은 온순한 필리핀의 바다 거북. 그 거북을 촬영하는 고수 다이버의 모습이다. 어떻게든 거북과 한 컷 찍고 싶은 초보 다이버도 열심히 발을 버둥거렸다.

 

어릴 적 물놀이하다가 중간에 먹는 컵라면처럼, 다이빙 중간 중간 보트 위에서 즐긴 간식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그야말로 꿀맛이다. 한국에서는 많이 먹지 않던 망고를 질리도록 먹고, 묘하게 중독성 강한 필리핀식 믹스 커피도 원없이 마셨다. 달달하고 고급스런 맛에 중독돼 하루에도 몇 잔씩 찾았다. 우리가 평소에 마시는 믹스커피가 그냥 커피라면, 보드 위 커피는 티오피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 다이빙 중간 중간 보트에서 즐긴 먹거리들. 수북하게 쌓인 망고, 여럿이 함께 먹은 비빔밥, 보온병에 담아온 따뜻한 필리핀 믹스커피.

어드밴스드 교육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야간 다이빙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바다에서 오로지 랜턴 불빛 하나에 의지해 진행하는 야간 다이빙은 '완전한 어둠'으로의 여행, 그 자체다. 내가 비추는 곳에만 희미한 불빛이 보일 뿐, 사방은 온통 깜깜하다. 그 때문에 낮에 신나게 들어왔던 바다이지만, 약간은 더 긴장되고 공포감마저 일었다. 야간 다이빙의 매력은 밤에만 활동하는 신기한 해양 생물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있다. 고요한 바닷속에서 강사님이 몸을 마구 흔드니 플랑크톤처럼 작은 바다 생물들이 움직이면서 살짝살짝 초록빛을 띄었는데 그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야간 다이빙의 백미는 보트 위의 밤 풍경이다. 나는 주변의 불빛 하나 보이지 않는 바다 한 가운데 둥둥 떠있었고, 하늘 위에서는 별들이 쏟아질 것처럼 선명하게 빛을 발했다. 한국 관광객 감성을 잘 아는 강사님이 '여수밤바다' 노래를 틀어 주셨는데, 모든 일정을 통틀어 그 때가 여행중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혼자 여행온 것이 그 때 처음으로 아쉬웠다(내 옆에는 나처럼 혼자 다이빙을 하러 온 덥수룩한 남자 한 명이 앉아 있었다). 여자친구도 함께 왔다면 조금 더 행복했겠다, 잠시 생각했다. 온통 깜깜해서 그 순간을 사진으로 찍을 수는 없었지만, 내 마음 속에는 그 장면이 여전히 선명한 풍경으로 남아 있다.

 

▲ 야간 다이빙 나가기 전 아쉬운 대로 촬영한, 석양이 지는 보홀의 하늘입니다.

 

다이빙과 함께 인생의 새로운 챕터를 열다

4일 차에는 자유롭게 다이빙을 즐긴 뒤, 저녁에 지금까지 배운 것들에 대한 이론시험을 치렀다.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면 자격증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나름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행히도 시험은 무사통과! 홀가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5일 차는 자격증과 무관하게 자유롭게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펀다이빙 일정이 진행됐다. 마지막 날, 보트 위에서 강사님은 이런 말을 했다. "원래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는 다이빙은 가장 마지막 날의 다이빙이다. 우리는 지금 가장 즐거운 다이빙을 하러 나가는 것이니까 마음껏 즐기고 오자"고 말했다. 그 말을 마음에 새기고 정말 원없이 바다를 헤엄치고, 다이빙을 즐겼다. 그리고 나는 그 날 저녁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채 보홀을 떠났다.

여행의 매력은 이전에 알지 못했던 인생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다는 점이다. 태어나 처음 경험해 본 다이빙은 29년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 중 하나로 남았다. 앞으로 다이빙이 내 인생의 즐거움 중 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로써 '다이빙을 즐기는 나'가 주인공인 새로운 챕터가 열린 셈이다. 다음 번 내가 찾게 될 다이빙 여행지는 어디가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