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공급망 실사지침(CSDDD)’, 그리고 애플,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원청사의 공급망 ESG 실사 압박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RE100'을 선언한 국내 대기업 고객사로부터 “탄소배출량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은 중소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대기업들이 글로벌 ESG평가에서 A등급을 받으며 향연을 즐길 때, 이들의 공급망을 지탱하는 중소기업들은 전담인력조차 없어 위태롭다. 이같은 ESG 양극화의 그림자 속에서 실용적 해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뜨겁다.
온실가스

지구를 보온하는 가스 물질
온실가스는 지구에 들어오는 짧은 파장의 태양 복사에너지는 통과시키는 반면 지구로부터 나가려는 긴 파장의 복사에너지는 흡수해 지구를 보온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온실효과라고 한다. 만약 온실효과가 없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18℃까지 내려가 생명체가 살 수 없다. 온실효과는 지구 대기 온도를 상승시키는 작용을 해 지구 평균 기온을 15℃ 정도로 유지한다.
국제적으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삼불화질소(NF3)의 7개 물질을 대표적 온실가스로 정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늘어나면서 온실가스가 공기 중에 급격하게 증가해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탄소배출량

1997년 교토의정서 6개 온실가스 명문화
온실효과로 인한 기후위기는 현재 가장 중요한 국제 환경문제다. 빙하 감소, 사막화,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의 영향은 이미 국제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도 기상 이변, 해수면 상승, 생태계 변화 등을 야기하고 있다. 1997년 제3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채택된 교토의정서에는 6개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를 감축 대상으로 명문화했다.
탄소배출량은 인간 활동이나 자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대기 중 방출량을 뜻하며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환산한 6개 온실가스의 배출총량을 이산화탄소 환산톤으로 나타낸다.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교토의정서에서 온실가스 감축 기준 연도로 설정한 1990년 3억 1,060만 톤. 2024년 한국의 잠정 배출량은 약 6억 9158만 톤으로 7억 톤 아래로 감소했다.
모니터링

탄소배출량 감축 위해서는 측정·보고·검증이 전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서는 배출량의 ‘측정·보고·검증(MRV)’이 전제가 돼야 한다. 정확한 배출량을 먼저 알아야 감축 전략을 단계적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상당수 기업은 배출량 데이터를 엑셀에 수기로 입력해 관리한다. 데이터 취합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뿐더러, 입력 과정에서 인적 오류가 발생하는 일도 잦다.
탄소 모니터링 지연은 전 세계적인 넷제로(Net-Zero) 목표 달성을 저해하는 심각한 문제로, 기술적 한계, 비용 부담, 기준 불명확성 등 다양한 원인이 지목된다. 기업 자체 발생량(Scope 1, 2) 외에 특히 원자재, 물류 등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Scope 3)은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복잡하여 정확한 모니터링이 지연되고 있다.
병목

중소·중견기업 위한 범용 인프라와 통합 솔루션 부족
전 세계적으로 탄소배출량과 관련해 기업에게 요구하는 의무 범위는 꾸준히 넓어지고 있다. 당장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공급망 실사지침(CSDDD)’,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유럽연합(EU)과 미국 같은 주요국이 여러 정책과 규제를 통해 기업에게 탄소배출량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도 2026년부터 ESG 공시 의무화를 추진 중이다.
문제는 기업 상당수가 대응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시급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대기업은 탄소중립 목표를 강화하고 협력사에 배출량 등 정보 공개와 감축을 요구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은 전문 인력과 자본(비용)이 부족해 체계적인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능력 부족은 온실가스 감축을 지연시키는 주요한 병목 지점으로 꼽힌다.
관리 시장

탄소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 연평균 20% 급성장
탄소배출 관리 시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다.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강화와 탄소중립(Net-Zero) 목표 달성, 그리고 ESG 공시 의무화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탄소배출량 측정 및 관리 수요가 급증하고, 특히 데이터센터 등 디지털 산업 자체의 탄소배출량이 늘면서 효율적인 배출량 측정 솔루션 수요를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회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Allied Market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탄소 관리 솔루션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CAGR) 20% 이상을 기록하며, 오는 2030년까지 수백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 시장이 커지며 탄소회계기술(Carbon Accounting Technology)이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탄소회계는 재무회계처럼 기업이 자신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정략적으로 측정·관리·검증하는 통계적 기술이다. 탄소회계기술을 통해 기업은 이른바 ‘보여주기식 ESG 경영’을 벗어나 탄소중립 목표 설정, 규제 대응에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탄소배출 관리를 성장 기업의 필수 요소로 일상화 할 수 있다.
솔루션

DB Inc., 기후테크 기업과
탄소 데이터 관리 솔루션 사업 추진
D제조·금융 등 규제 산업에서의 IT 구축 및 운영 경험을 쌓아온 DB Inc.는 지난 1월 20일 기후테크 기업 리빗(LIVIT)과 중소기업의 탄소 데이터 관리 수요 대응을 위한 공동 사업 추진 계약을 체결했다. 글로벌 공급망을 중심으로 ESG 공시와 온실가스 규제가 강화되는 환경에서, 기업의 탄소배출량 측정·관리·검증 수요가 증가함에도 국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범용 인프라와 통합 솔루션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응하는 움직임이다. 두 회사는 ▲탄소 데이터 수집·산정·리포팅 기능 통합 ▲고객사 운영 환경 반영 적용 ▲산업별 적용 사례 확대 및 기능 고도화 ▲공동 로드맵 기반 서비스 확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고, 고객사 운영 환경에 최적화된 구성으로 탄소회계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DB Inc.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고객 환경 적용을 지원하며, 리빗은 기업용 탄소관리 솔루션을 통해 배출량 산정 자동화 및 리포팅 기능을 제공한다. 향후 양사는 공동 로드맵에 따라 적용 산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파일럿 적용과 실증 기반 개선을 통해 솔루션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공동 사업 추진을 통해 중소기업의 도입 부담이 줄고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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