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Home >

차세대 공정 개발·자사주 처분… 주목 받는 DB하이텍의 지속가능경영 행보

신제품 개발과 자사주 소각은 기업 가치와 주주 가치를 동시에 높이는 중요한 경영 전략 요소다. 이는 곧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달성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 방식이기도 하다. 8인치 파운드리 전문기업 DB하이텍은 차세대 전력반도체의 공정 개발을 마무리 짓고, 창사 이래 첫 자사주 소각에 나서는 등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새해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목표로 뛰는 DB하이텍을 찾았다.

 

#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 개발 박차

▲ 8인치 웨이퍼 기반 GaN 파워 디바이스

 

DB하이텍은 지난 2022년부터 GaN, SiC 등 화합물반도체를 차세대 사업으로 선정하고 공정 개발을 진행해 왔다. 그 가운데서 DB하이텍은 2025년 9월 차세대 전력반도체 650V E-Mode GaN HEMT(전계모드 갈륨나이트라이드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 공정 개발을 마무리 지었다.

 

DB하이텍이 개발한 650V E-Mode GaN HEMT는 고속 스위칭과 안정성이 높아 전기차 충전기, 데이터센터의 전력변환기, 5G 통신 분야 등에서 고효율·초소형화에 활용도가 높다.

 

※ GaN 소재 반도체

GaN 소재의 반도체는 기존 Si(실리콘) 기반의 반도체에 비해 고전압, 고주파, 고온에 강하며 전력 효율이 높아 SiC(실리콘카바이드) 등과 함께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전기차,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고속 충전, 5G, 로봇 등의 신규 고성장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시장조사기관인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GaN 시장은 2025년 5억3천만 달러에서 2029년 20억1천300만 달러로 연평균 약 40%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DB하이텍 경영관리팀 노동선 책임은 "전력반도체는 안정성 담보가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요. 해외 고객사들이 DB하이텍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많은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세계 최초로 0.18um BCDMOS(복합전압소자)를 개발하는 등 Si 기반 전력반도체에서 이미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번 GaN 공정 추가로 전력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으로서 회사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8인치 웨이퍼 기반 GaN 파워 디바이스

 

DB하이텍은 이번 650V GaN HEMT 공정 개발을 시작으로 IC(집적회로) 형태로 설계할 수 있는 200V GaN 공정과 650V GaN 공정을 2026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시장 상황과 고객의 수요 등을 고려해 더 넓은 전압대까지 공정을 확장하며 사업 기반을 견고히 할 계획이다.

 

유현주 책임은 “전력반도체는 Si, GaN, SiC 등 다양한 소재 기반의 제품이 있어서 전압에 따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에서 Si은 세부 전력을 조정하고, GaN은 차량 계기판, 디스플레이, 헤드라이트 등의 전력 공급에 사용하고, SiC은 전기차 핵심 엔진에 사용하는 식이죠. DB하이텍이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하는 것은 고객사를 위해 효율적인 솔루션을 갖추려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고객은 DB하이텍을 통해 필요한 여러 사양의 전력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고, 그것이 DB하이텍의 차별화된 강점입니다.”라고 평가했다.

 

이와 더불어 DB하이텍은 현재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캠퍼스 클린룸 또한 확장 추진 중이다. 신규 클린룸은 8인치 웨이퍼 월 3만 5천 장가량을 증설할 수 있는 규모로, GaN을 비롯해 BCDMOS, SiC 등이 생산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DB하이텍의 생산능력은 현재 15만 4천 장 보다 23% 증가한 19만 장이 된다.

 

▲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클린룸 확장과 함께 DB하이텍은 고객이 제품을 시험 생산할 수 있는 GaN 전용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MPW(Multi Project Wafer, ShuttleChip) 프로그램은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 디자인을 하나의 웨이퍼에서 시험 생산하여 제품의 상업 생산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팹리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며 설계와 같은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시제품 생산과 제품 양산 등 반도체 생산 전 과정에 걸쳐 팹리스와 파운드리 상호 간의 긴밀한 협조 체계 구축을 돕는다.

 

노동선 책임은 “DB하이텍은 그동안 Si 기반으로 MPW를 계속 운영해 왔습니다. 이번에 GaN 기반 개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고객들은 GaN 전용 MPW에서 더 정확한 시험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고 설명했다.

▲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CSCRM 2025’의 DB하이텍 부스

DB하이텍은 GaN 공정 개발에 이어 SiC 공정의 고객 샘플을 선보이고 2026년 SiC 공정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유현주 책임은 “SiC는 기존 Si 반도체와 비교해 더 높은 전압대와 온도를 커버할 수 있으며, DB하이텍은 현재 1200V SiC를 개발하고 있어요. 전기차 엔진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전기차 인버터와 전기차 배터리, 상업용 태양광 발전소 등에 활용됩니다.”라고 소개했다.

 

DB하이텍은 현재 개발 중인 SiC 기술력 홍보와 강화를 위해 2025년 9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ICSCRM 2025(국제탄화규소학술대회)에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DB하이텍은 SiC을 포함한 GaN, BCDMOS 등 최신 전력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선보이고 고객 및 업계 관계자와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SiC 기술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2천 여명이 참석했고, DB하이텍 부스에도 500여 명이 방문해 DB하이텍의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노동선 책임은 “세계적으로 시장이 확장 단계에 있는 GaN과 SiC은 아직 안정성을 갖춘 회사가 많지 않은 실정입니다. 국내 파운드리 업체들 중에서는 더욱 찾기 어렵고요. 지금까지는 외국 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복잡하고 불확실한 글로벌 정치·경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안정적인 국내 공급 업체를 찾으려는 고객들이 낮은 전압대부터 높은 전압대까지 모두 커버하는 DB하이텍 화합물반도체의 품질과 안정성을 확인하고 많은 문의가 이어진 자리였습니다.”라고 평가했다.

 

유현주 책임은 “그동안 DB하이텍은 세계 전력반도체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BCDMOS 기술을 보유한 선두기업으로 평가 받아 왔습니다. 많은 고객사들이 DB하이텍 제품을 사용했다면 뛰어난 품질을 적용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요. 품질이 보장된 기업이 GaN과 SiC 시장에 진출해 개발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기회가 되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노동선 책임은 “차세대 전력반도체는 용처에 맞게 혼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AI · 로봇 분야의 소형화에도 필수적인 부품입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가 있다면 어느 영역의 어느 응용 소자든 원하는 모든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전력반도체 라인업을 갖춘다는 맥락에서 DB하이텍은 긴 호흡으로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 자사주 전량 처분, 주주친화 행보 강화

DB하이텍은 신제품 개발로 기업 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2025년 9월 10일 공시를 통해 주주가치 제고 및 지속가능경영 실천을 위한 자기주식 소각, 교환사채(EB) 발행, 종업원 보상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 자기주식 활용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근 정부 정책에 부응해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투자재원 확보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 자기주식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먼저 자사주 소각은 지난 2023년 12월 28일에 공시한 주주환원 정책 중 자사주 취득률 확대 내용을 자사주 소각과 활용으로 변경한 것이다. DB하이텍이 보유한 자사주는 415만주(9.35%). DB하이텍은 7.02%에 해당하는 311만 4000주를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소각과 EB 발행으로 처분했다. 소각 대상은 전체 주식의 2.02%에 해당하는 89만 4000주. 이사회 결의를 거쳐 2025년 9월 말 소각을 완료하고 공시도 마쳤다.

 

EB 발행은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캠퍼스 클린룸 확장과 차세대 전력반도체 양산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추진됐다. 자사주 222만주를 활용했고, 발행 규모는 1200억 원에 이른다.

 

▲ DB하이텍 경영관리팀 노동선 책임

노동선 책임은 “두 가지로 설명을 드릴 수 있는데요. 2025년에는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고, EB 발행으로 회사의 미래 성장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2026년에는 그동안 내부에서 노력해온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과 투자 개념으로 자사주 처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두 가지를 통해 자사주를 완전 처분하고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높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유현주 책임은 “DB하이텍은 2025년에도 전년도 성과를 기초로 자사주로 현금 성과급(PI)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또 마련된 재원 중 일부는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추가 출연해 임직원들의 주택자금대출 등 종업원 복지 향상에 활용하려고 합니다. 한국 주식시장 성장과 함께 이같이 자사주를 직원 보상과 연계하는 것은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고 추가적인 인재를 유치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해요. 이는 기업 성장과 다시 연결되는 선순환이 되는 것이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DB하이텍 경영관리팀 유현주 책임

자사주 가운데 2025년 처분 후 남은 2.33%에 해당하는 103만 6000주는 2025년 6월까지 취득한 것으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2025년 연말까지는 처분할 수 없었다. 이에 2026년 중에 2차 소각과 종업원 보상,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등의 방법으로 전량 처분할 계획이다.

 

2차 소각 규모는 전체 주식의 1.33%, 59만 2000주로 이 가운데 종업원 보상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규모는 1%, 44만 4000주다.

 

한편 '주주환원율 30%대 유지 및 배당성향 10%대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하는 구간 내 탄력적 운영' 정책은 2027년까지 그대로 시행한다.

 

노동선 책임은 “DB하이텍은 2023년 주주 친화 정책을 발표한 이후 1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배당 성향 10%대, 주주환원율 30%대를 꾸준히 유지해 왔습니다. 그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 배당 성향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DB하이텍은 향후에도 지속적인 환원 정책을 바탕으로 주주 친화적 기조를 이어 나갈 예정으로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장기투자자 확보를 통해 기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은 당장의 이익을 목표로 하기 보다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노동선 책임은 DB하이텍이 차세대 전력반도체에 투자하고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아직 화합물반도체 시장이 안정화 단계는 아니지만 DB하이텍의 신제품 개발은 긴 시각에서 화합물반도체가 회사와 고객들의 중장기적인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주주환원 정책 역시 당장 주주나 회사에 큰 영향은 미치지는 않지만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높이고 투자 재원을 마련해 내외부 성장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확신에서 추진하고 있고요.

 

DB하이텍은 여기에 더해 다양한 성장 기반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고객과 주주 그리고 임직원들과 함께 지속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