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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이끼가 연출하는 장관, 성산일출봉 광치기 해변

성산일출봉은 제주 여행의 기본 코스라 할 만큼 잘 알려져 있죠. 제주도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이름을 올릴 때도 성산일출봉의 신비한 지질구조가 높은 평가를 받았어요. 수십만 년 전 자연이 빚은 성산일출봉의 성채 같은 위용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이 광치기해변이에요. 성산일출봉 뿐만 아니라 주름진 너럭바위가 끝없이 펼쳐진 기묘한 풍경에 지문처럼 박힌 억겁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제주를 자주 찾는 여행자도 광치기해변의 매력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밀물 때는 별 볼 것 없는 그저 평범한 바다로 보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썰물 때면 바닷물에 가려 있던 비경이 서서히 드러나며 녹색 이끼를 담은 기기묘묘한 암반지대가 광활하게 펼쳐지는 마법이 시작된답니다.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도

▲ 용암이 지나간 자리, 만장굴

제주의 자연이 아름답고 경이롭다는 사실은 200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이미 객관적이고 국제적인 평가를 받은 지 오래예요. 관광 사이트에서 일컫는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이 관광객들의 인기투표라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지질과 생태, 환경 등 자연과학자들의 전문적 평가의 결과였어요.

 

뿐만 아니라 제주는 유네스코 세계지질 공원으로 인증되고,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도 지정되면서 유네스코 자연환경 분야 3관왕을 차지했는데요. 그랑프리와 인기상을 모두 차지한 셈이에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것은 정확히 말해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Jeju Volcanic Island and Lava Tubes)이에요. 해발 800미터 이상의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거문오름과 용암동굴계, 그리고 성산일출봉 응회구 등 세 구역, 18,845헥타르 약 6천만 평, 제주도 전체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해요.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지정구역. 제주의 나머지 지역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무척 까다로운 절차와 엄격한 심사를 거쳐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이 작성한 심사결과 보고서를 보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신비한 지질구조를 지구 전체의 시각에서 논하고 있답니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제주도의 자연적 가치를 훨씬 높은 국제적인 차원에서 말해주고 있어요.

 

“제주도는 120만 년 된 순상화산으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연속적으로 분출되고 퇴적되어 방패 모양의 완만한 대지를 형성하고 있다. 제주도는 수중 대륙붕 위에서 발생한 수성 마그마성 분화의 결과로 처음 생성되었고 이후 360개의 단성화산(오름)에서 분출된 현무암질 용암이 그 위로 쌓였다. 그리고 현무암질 용암이 관 모양을 만들면서 광범위한 규모의 용암동굴을 형성했고 현재까지 120개의 용암동굴이 알려져 있다.”

 

즉 순상화산이고, 오름이 있고, 용암동굴이 있다는 것이 제주도와 한라산 지질의 개요이며 특질이라고 요약할 수 있어요.

 

# 영주십경 제1경, 성산일출봉

▲ 바닷속 용암이 솟아나 왕관을 만든 자리, 성산일출봉

영주십경의 제1경으로 꼽히는 ‘성산에 뜨는 해’인 성산일출봉은 제주올레 제1코스가 시작되는 곳일 만큼 제주의 중요한 상징이기도 해요. 성산일출봉은 약 10만 년 전 제주도의 수많은 분화구 중에서 드물게 바다 속에서 수중 폭발한 화산체예요.

 

뜨거운 용암이 물과 섞이며 폭발하면서 고운 화산재로 부서져 분화구 둘레에 원뿔형으로 쌓였어요. 본래 바다 위에 떠 있는 화산섬이었는데, 1만 년 전 신양리 쪽 땅과 섬 사이에 모래와 자갈이 쌓이면서 제주섬과 연결됐습니다.

 

성산일출봉과 제주섬이 연결되는 약 50미터 지점은 '터진목'이라 하는데요. 조수 간만의 차에 따라 물에 닫히기도 하고 드러나 열리기도 하여 막히지 않고 트인 길목이라는 뜻으로 붙은 이름이에요. 그러다 1940년대 초 이곳에 도로가 생기면서 더이상 물에 잠기지 않게 되었죠.

 

▲ 바닷속 용암이 솟아나 왕관을 만든 자리, 성산일출봉

제주섬과 연결된 서쪽을 제외한 성산일출봉의 동·남·북쪽 외벽은 깎아내린 듯한 절벽으로 바다와 맞닿아 있어요. 일출봉의 서쪽은 고운 잔디 능선 위에 돌기둥과 수백 개의 기암이 우뚝우뚝 솟아 있는데요. 그 사이에 계단으로 만든 등산로가 나 있어요.

 

일출봉 등산로 중간쯤 길목에 우뚝 비껴서 있는 커다란 바위는 제주의 거신 설문대할망이 바느질을 하기 위해 불을 밝혔다는 '등경돌'이에요. 전설에 따르면 설문대할망은 일출봉 분화구를 빨래바구니로 삼고 우도를 빨랫돌로 하여 당신 옷을 매일 세탁했다고 해요.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정상에 오르면 홀연히 거대한 접시 모양의 분화구가 나타나 탐방객들은 너나없이 긴 탄성을 지른답니다. 분화구 둘레에 고만고만한 99개의 봉우리가 빙 둘러서 있어 마치 성벽처럼 보여요. 정상에는 지름 600미터, 바닥면의 높이 해발 90미터에 면적이 8만여 평이나 되는 분화구가 참으로 평온하고 아늑하게 자리하고 있어요. 한때는 숲이 무성하고 울창하여 청산이라 불렸고 분화구 안에서 농사를 짓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온통 억새밭이에요.

 

 

세계자연보전연맹 실사보고서는 성산일출봉의 지질학적 가치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어요.

 

“성채 모양의 성산일출봉은 벽면이 해양 밖으로 솟아나와 극적인 풍경을 연출하면서 그 구조 및 퇴적학적 특성이 드러나 있는 드문 경우로 화산 분출을 이해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라 할 수 있다.”

 

성산일출봉은 파도에 의해 그 외부구조 대부분이 침식되면서 내부구조와 지층이 절벽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죠. 보고서는 성산일출봉의 지질학적 특성을 지구 전체의 보편사 속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어요.

 

“지구상에 이런 예가 몇 있지만, 아이슬란드의 쉬르체이 섬의 경우 생성연대가 40년 정도로 얼마 되지 않았고 아직 중심부를 드러낼 정도로 절단되지 않아 이러한 특성을 보여주지 못한다. 그 유명한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 응회환 또한 단면이 노출되어 있지 않다. 이밖에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갖는 일본, 케냐, 멕시코, 필리핀의 응회환은 아직도 활동상태에 있고 또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의 응회환은 자연 및 인간의 간섭에 의해 그 상태가 상당히 악화되었다. 그러나 성산일출봉은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침식작용의 이해를 명백히 도와 준다.”

 

성산일출봉에 그런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성산일출봉에 오르면 환상적인 풍광만이 아니라 그 신비한 지질구조에 눈이 자꾸 가면서 더욱 사랑스럽고 한편으론 자랑스러워진답니다.

 

# 성산일출봉 감상 명소, 광치기해변

아름다운 제주올레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스를 꼽으라면 제1, 2코스예요. 길을 따라 주변에 우도, 성산일출봉, 섭지코지 등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명소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에요.

 

성산일출봉은 파도에 의해 그 외부구조 대부분이 침식되면서 내부구조와 지층이 절벽에 그대로 드러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죠. 보고서는 성산일출봉의 지질학적 특성을 지구 전체의 보편사 속에서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어요.

 

광치기해변의 모래는 현무암의 풍화작용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입자로, 검은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에요.

 

이곳에서는 성산일출봉이 위엄 있는 왕관이나 난공불락의 고성으로 보여요. 우뚝 솟은 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성과 같아서 성산(城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요. 광치기해변에서는 바닷가로 멀찍이 물러나 홀로 우뚝이 자리하고 있는 성산의 웅장한 성채 모양을 제대로 볼 수 있답니다.

 

물때와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광치기해변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은 태고의 신비함과 함께 영험하고 장엄한 자태를 뽐내요.

 

용암류가 흘러 들어 생성된 광치기해변은 조수 간만의 차이에 따라 모습을 감췄다 드러냈다 하는데요. 특히 썰물 때는 바닷물에 가려 있던 비경들이 속속들이 드러나 감탄을 자아내게 해요. 용암 지질과 녹색 이끼가 연출하는 장관은 전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해 많은 사진작가들이 찾는 사진명소이기도 하죠.

 

특히 성산일출봉 옆으로 뜨는 일출을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어 연말연시에 많은 사람들이 찾습니다. 그래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을 오르지만 일출 명소는 ‘광치기해변’이 최고로 꼽혀요.

 

5000년 전 제주에서 폭발한 수많은 분화구 중 유일하게 바다 속에서 생겨난 수성화산인 성산 주변으로는 1000°C가 넘는 용암이 흘러나왔는데요. 펄펄 끓는 용암은 물과 만나 폭발적인 화산 활동을 하면서 화산재와 물이 뒤섞여 응회암 화산재층을 만들었어요.

 

성산일출봉에서 분출된 응회암 퇴적물은 해류에 의해 인근 해안으로 흘러가 쌓였어요. 이를 신양리층이라 하고, 퇴적된 넓은 조간대를 '광치기해변'이라 해요. 썰물 때 바닷물이 빠지면 이끼 낀 너럭바위가 밖으로 드러나는데요. 무변광야와 같은 높낮이가 다른 암반지대가 펼쳐지죠. 그 모습 때문에 붙여진 '광치기'라는 이름은 제주말로 '빌레(너럭바위)가 넓다'는 뜻이에요.

 

암석이라기 보다 모래가 단단히 다져진 정도로 보여요. 만조가 되면 빌레는 바닷물에 다시 잠겨요. 파도에 밀려 자갈과 모래 등이 드나들고,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마식 작용으로 마린 포트홀(marine pothole)이 생겼습니다. 물이 들고 나는 방향으로 깎여 수로가 생겼어요.

 

신양리층은 육계사주를 만들고, 뒤이어서 신양리 해안사구를 만들었죠. 성산일출봉을 육지와 연결시켜 주는 육계사주는 현재 성산리로 들어가는 도로가 놓인 곳이에요. 신양해안사주는 해안선과 평행하게 터진 목에서 섭지코지까지 길게 늘어서 있어요. 제주 동쪽 광치기해변에 성산일출봉이 만든 신양리층과 신양해안사구가 있다면. 서쪽 사계해변에는 같은 연령대의 송악산이 만든 젊은 하모리층과 사계해안사구가 있답니다.

 

# 제주 광치기해변 방문팁

광치기해변의 너럭바위를 보려면 물때를 잘 맞춰야 해요. 바다타임의 물때표를 확인하고 방문 일정을 잡아 보세요.

 

[바다타임 성산 물때표] https://m.badatime.com/view_day.jsp?idx=71

 

제주올레가 지나가는 신양해안사구에는 3월~6월경 흰물떼새가 알을 낳아요. 흰물떼새의 보호를 위해 해안사구를 걷는 올레꾼이라면 주의해야겠죠?

 

광치기해변 주차는 '광치기해변 공영주차장'을 검색해 이용하세요. 주차장 일대는 유채꽃재배단지라서 2월부터 개화하는 유채꽃의 장관도 보고, 광치기해변까지 3-5분 정도 해변을 따라 걷기에도 좋아요. 주차장 근처에는 ‘백기 해녀의집’도 있어 해녀들이 건져 올린 싱싱한 제주 특산물도 즐길 수 있답니다.

 

성산일출봉

•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1

• 운영시간

1-2월, 11-12월 06:00 - 18:00

3-4월, 9-10월 05:00 - 19:00

5-8월 04:30 - 20:00

(매월 첫번째 월요일 정기 휴무)

• 입장료: 성인 5,000원, 청소년 2,500원, 어린이 2,500원

• 문의: 064-783-0959

 

광치기 해변

• 주소: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 224-33

• 입장료: 무료

• 바다타임 성산 물때표 https://m.badatime.com/view_day.jsp?idx=71

 

▲ 광치기해변의 너럭바위

성산일출봉은 가까이 다가가 올려다볼 때나, 정상에 올라 분화구를 내려다볼 때나, 멀리서 볼 때나 풍광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감동이 있어요. 이끼가 낀 높낮이가 다른 너럭바위가 저 멀리 성산일출봉 바로 앞까지 드넓게 이어진 광치기해변의 풍경에는 눈동자가 커지고 가슴도 시원하게 활짝 열린답니다. 유채꽃이 만발한 봄부터 가을까지 알록달록한 야생화가 피며 운치를 더하는 광치기해변에서 싱그런 봄을 맞이해 보시길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