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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칩4 동맹, 국내기업 영향은?

G2라 불리며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경제대국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첨단 기술과 산업의 자국화와 진영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우호국들 사이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과 ‘가치 동맹’을 기반으로 한 ‘칩4 동맹’ 결성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진영 사이의 대립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부와 기업도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과 반도체 장비나 원천 기술을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미국 사이에서 타격을 최소화 할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칩4

 

미국과 중국 사이의 줄타기

 

칩4 동맹은 미국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이 참여하는 반도체 기술과 산업에 관련된 전방위적인 협력체제를 말한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 ‘반도체 지원법’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미국 정부는 한국에 8월말까지 칩4 참여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한국도 예비회의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칩4 동맹의 참여 여부를 놓고 중국은 연일 한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칩4 동맹 가입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칩4 동맹에 가입하면 거대한 중국시장을 잃을 수 있고, 가입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업계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반발

 

반도체 수출의 40% 차지하는 중국의 반발

 

칩4에 대한 중국의 반발과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21년 16.1%로 올라갔지만 중국 기업의 비중은 6.6%에 그쳐, 중국이 천명한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한국의 움직임에 견제 수위를 높이고 한국이 칩4 동맹에 참여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들은 '한국의 칩4 동맹 가입은 상업적 자살'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칩4 동맹의 참여 여부를 놓고 중국은 연일 한국 견제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칩4 동맹 가입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칩4 동맹에 가입하면 거대한 중국시장을 잃을 수 있고, 가입하지 않으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업계는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압박

 

반도체 장비와 원천 기술 가진 미국의 압박

 

반면 미국은 반도체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을 검토하고, 반도체 제조 분야 강화를 위한 지원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유럽, 일본 등 주요국도 파운드리 유치 등 반도체 산업 재건과 부활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국 정부의 지원 정책과 주요 반도체 기업의 투자 계획 등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 2025년을 기점으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원천 기술을 가진 미국과 일본의 반도체 기술과 장비를 수급 받지 못하면 반도체를 생산하기 어렵다. 생산을 위해서나 재편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심국으로 남기 위해서는 칩4 동맹 가입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화위복

 

일본 수출규제에 맞선 공급처 다변화·국산화

전례

 

반도체 산업을 두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 양상은 3년 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떠오르게 한다. 일본은 한국의 강제징용 소송과 관련된 정치적 이유로 2019년 7월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품목 3종의 한국 수출을 규제하고 나섰다. 5천억원 수준인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해 150조원 규모인 한국의 반도체 산업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재수단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정부, 대학, 정부출연연구소 등은 합심해 공급처 다변화와 국산화를 빠르게 추진해 한국이 받은 타격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일본의 전략물자 수출 규제는 15년간 정체됐던 한국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눈을 뜨게 하는 계기가 됐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국산화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고, 공급처 다변화를 통해 단일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성에서 벗어나게 됐다.

 

 

 

 

 

 

 

 

 

 

 

기회

 

미·중 반도체 공급망 경쟁과 DB하이텍

 

정부는 칩4 동맹을 기존 양자택일 딜레마와는 다른 구도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짜 놓은 판에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국익 극대화를 목표로 판짜기 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전략이다. 칩4의 방향성과 정체성에서 ‘반중 연합체’ 성격을 희석하는 우회로를 모색하고, 초기 룰 메이커로서 한국적 상황에 맞게 조율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칩4는 4개국이 서로의 특장점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연합체이지, 중국 등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폐쇄적 연합체로 운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 수출 규제 당시 필수 소재의 재고량을 늘리고 공급처 다변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하며 슬기롭게 대처했던 DB하이텍은 미·중 반도체 공급망 경쟁의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중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만큼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이어 정부와 기업이 또 한 번 전화위복의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