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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만으로도 충분할까? 요즘 사람들은 ‘돈’ 밝힌다, 머니러시

장기화되는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하며 ‘커리어의 확장’을 노리거나, 확실한 고용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각자의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사실 돈을 쫓는 것을 새로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요. 과거에도 가난한 집안이든 부자 집안이든 돈을 더 벌기 위해 애썼습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전망을 담아낸 책 ‘트렌드 코리아 2022’의 키워드 중 하나로 ‘머니러시’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만큼 올해에는 머니러시가 더욱 두드러지는 현상이라는 뜻일 텐데요, 머니러시는 도대체 무엇이며 왜 이러한 현상이 생겨나게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머니러시 뜻과 유래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이런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실 거예요. “머니 파이프라인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러 개일 수록 좋고 굵을수록 좋다.” 이 말의 뜻은 이러합니다. 파이프라인은 원래 원유의 수송을 위해 만들어진 송유관입니다. 즉 원유를 돈에, 파이프라인을 돈이 들어오는 창구에 비유해 돈이 들어올 수 있는 라인을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세대를 불문한 사람들이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월급 이외의 수익을 쫓고 있는 것이 요즘 현상이에요. 이렇게 돈을 쫓는 현상을 ‘Money Rush’라고 합니다.


19세기 미국 서부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미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10만 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어 미국 발전에 큰 이바지를 하게 되었어요. 이런 폭발적인 현상을 ‘골드러시(Gold Rush)’라 불렀는데요, 이 단어에서 파생되어 나온 단어가 Money Rush입니다.


머니러시는 자본주의 논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기성세대보다 더 일찍 자본주의 논리를 생활화한 세대를 일컫는 ‘자본주의 키즈’의 흐름을 잇는 키워드로써, 자본에 편견이 없는 자본주의 키즈가 주로 ‘플렉스’라 불리는 과시성 소비에 관심을 두었다면 머니러시 현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주로 ‘파이프라인’이라 불리는 수입원 다변화,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차이가 있어요. 위에서 설명 드린 파이프라인이란 기존의 고정소득 이외의 지속적인 잉여소득, 부수입을 뜻합니다. 노동 소득보다 자본소득 증가율이 훨씬 높아진 시대에서 생활을 담당하는 월급 외에 부가적인 수입이 필요해진 것이 머니러시를 촉발시킨 것이에요.


# 왜 이런 현상이 생겨났을까?

머니러시 현상이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된 까닭으로 전문가들은 ‘불안감’을 지목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100세 시대, 역시 준비되지 않았던 팬데믹을 겪으면서 지금 젊은 세대들에게 ‘준비 강박증’이 생겼다는 것인데요.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강박으로 돈을 버는 데 더욱 집중한다는 것이에요. MZ세대들을 주축으로 형성된 직장관의 변화와 자영업 여건의 악화는 이러한 불안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또한 일명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작용하고 있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FOMO 증후군’은 다른 사람보다 뒤처질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 증후군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되는 다양한 소비를 보면서 뒤처지면 안 된다는 심리가 강박으로 이어지고 있는 증상을 말해요. SNS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인플루언서를 자신의 준거집단으로 착각하게 되면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과시적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과시적 소비와 코로나로 인해 억눌렸던 소비가 한꺼번에 분출되며 발생한 ‘보복소비’ 현상이 머니러시를 촉발시킨 여러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기조가 형성된 가운데 디지털 플랫폼은 노동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며 플랫폼 노동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편리하게 디자인된 앱으로 잉여시간과 재능을 투자하여 머니 파이프라인을 늘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것이에요.


# N잡 현상과 투자 열풍

머니러시는 수입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에요. 파이프라인 확보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N잡러’와 레버리지(부채)를 적극 이용해서 수입을 극대화하는 ‘투자’로 양분됩니다. 투자와 투잡이 광풍 수준인 오늘날 수입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해졌고 돈 버는 법에 정석은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2022년의 머니러시는 경제생활에 대한 개념이 ‘잘 버는 것’에서 ‘잘 투자’하고 ‘잘 레버리지’하는 것으로 초점이 옮겨갔어요.


즉, 머니러시의 핵심은 결국 투자와 투잡으로 말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투자를 넘어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하고, 투잡을 넘어 N잡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주식, 부동산, 코인, 투자 등 종류가 다양해지고 투자에 대한 인식이 대중적으로 변화하면서 현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활발하게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투자보다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은 ‘N잡’의 경우엔 유튜브와 틱톡과 같은 콘텐츠 생산을 하며 부수입을 얻고 있는 일이 대표적이에요. 그 외에도 온라인 플랫폼이나 오픈 마켓을 통해 물건을 팔거나 음원을 제작하거나 독립출판을 통해 저작권료를 받는 등 자신의 재능을 활용하여 여러 플랫폼에서 부수입을 얻는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머니러시 현상에 대한 우려

돈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필요한 요소입니다. 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하지만 지나치게 돈을 쫓는 것은 사회적으로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도한 투자로 가계부채가 늘어나 개인과 국가에 위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더 나아가 돈이 삶에서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면, 사회의 속물화, 물질주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학자들은 물질만능주의가 확산하면 인간의 존엄성과 도덕성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합니다. 돈을 숭배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는 데 집착하다 보면 사회 정의, 윤리의 의미가 사라지고 정경유착, 사회 범죄 등이 늘어날 수 있다고 해요.


엑스트라 머니를 위해 현대판 금광에 뛰어든 사람들이 많습니다. 머니러시 트렌드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변화하는 시대에 적응해가는 동시대인들의 커리어 확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투자와 투기를 구분할 줄 아는 지혜로움과 직업은 자아실현의 수단이라는 기본적인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머니러시의 시대에서 즐겁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