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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섬 보라카이에 가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붉은 노을
나는 1년에 한 번쯤 꼭 해외여행을 간다. 일에 지친 나를 위한 보상이랄까? ^^ 이번 여행지는 필리핀 중부 파나이 섬 북서부에 위치한 보라카이로 정했다. 뼈다귀처럼 가운데가 잘록하고 양쪽 끝자락이 넓적한 모양을 띈 이 섬은 ‘마지막 남은 천국’이라 불릴 만큼 때 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한다.

대구에서 보라카이까지 가기 위해서는 험난한 여정을 겪어야 한다. 대구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4시간) > 인천국제공항에서 칼리보국제공항까지(4시간) > 공항에서 항구까지(1시간) > 항구에서 보라카이 섬 입구까지(20분) > 입구에서 리조트까지(30분)… 무려 10시간 이상을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로 꼽히는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를 볼 생각하니 이내 마음이 들떴다.

필리핀항공은 필리핀 국적기라 기내식이 나온다. 메뉴는 세 가지 정도. 향신료 향이 조금 났지만 고추장이 있어서 문제없었다. ^^ 4시간 비행 끝에 칼리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은 우리나라 작은 시외버스터미널 정도의 규모다. 보라카이 입국심사 및 세관검사는 현지인이 직접 한다. 젊은 현지인에게 심사를 하면 보다 빠르게 입국심사를 마칠 수 있다. 참고로 보라카이의 면세한도는 만페소까지 허용된다. 면세점 물품을 한도 이상 구입했다면, 상자를 다 버리고 내용물에 사용한 흔적을 낸 후 귀국하는 것이 좋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한 일은 유심칩 구매하기! 공항에는 유심칩을 판매하는 부스가 두 군데 있다. 한국어로 말해도 될 정도로 현지인들이 한국말을 잘 알아듣는다. 핸드폰만 주면 유십칩 교체부터 로딩까지 알아서 해준다. 그리고 보라카이 여행 경비는 달러로 준비한 후에 현지에서 페소로 환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픽업 버스를 타고 항구에 도착했다. 보라카이 섬까지 가기 위해서는 필리핀 전통 배인 ‘방카선’을 타야 한다. 좀 허술해 보이는 통통배 같지만 엄청 빠르고, 사방이 뚫려있어서 시원하다. (배를 탈 때는 세금을 내야 한다) 푹푹 찌는 더운 날씨였는데 방카선을 타니 한결 시원했다. 눈앞에 보라카이 항구가 보인다.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화이트 비치가 더욱 기다려졌다.

내가 예약한 호텔은 헤난 라군 리조트다. 방 이름은 풀억세스 프리미어룸! 헤난 라군 리조트의 신관은 지은 지 얼마 안 돼 시설이 깨끗하고 룸 컨디션이 좋았다. 특히 따뜻한 여행지에는 호텔에도 개미 등의 벌레가 자주 출몰하곤 하는데 이곳은 벌레도 하나 없었다. 아참, 도마뱀은 있다! (보라카이에서는 길을 걷다가 혹은 호텔 복도에서도 아주 작고 재빠른 도마뱀을 만날 수 있다. ^^;)

리조트 메인 풀장에는 수중 바가 있어서 수영을 하다가 시원하게 한 잔 할 수 있다. (이런 휴양지에서 1잔 하기를 얼마나 학수고대 했던가!) 또한 풀장과 룸이 바로 연결되어 있어 물에 젖은 채로 복도를 활보하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아침 일찍부터 맥주 한 잔 하고, 저녁 수영한 후 또 맥주 한 잔 하고.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파란 옷을 입은 직원이 비치타월도 빌려준다. 비치타월은 필요한 만큼 빌려 쓸 수 있지만 분실 시 타월 금액을 보상해야 하니 잃어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짐을 정리한 후에 리조트 주위도 둘려볼 겸 무작정 밖으로 나왔다. 지금 이곳이 대한민국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설렜다!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얼마나 두리번거리며 사진을 찍었는지 모른다. 리조트에서 화이트 비치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다. 날이 뜨거울 때는 10분도 길게 느껴질 것이다. 이럴 땐 필리핀의 교통수단인 ‘트라이시클’을 타거나 헤난 라군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셔틀(버기, 전동 카트)을 타고 화이트 비치로 가도 된다. (셔틀은 저녁10시까지 운행한다)

눈부시게 하얗고 보드라운 화이트 비치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 얼마나 기다리던 순간인가. 화이트 비치에서는 헤난 리조트용 비치타월만 있으면, 헤난이라고 적힌 비치 체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리조트에서 나올 때 비치타월만 가지고 오면 된다) 화이트 비치에는 하얗고 고운 산호모래가 깔려 있어 맨발로 걸어도 된다. 시간별로 해변의 색이 달리 보이기 때문에 사진 찍는 재미가 쏠쏠하다. 막 찍어도 환상이다. 지금 다시 보니 또 가고 싶은 마음이다!

보라카이 여행에서 ‘선셋 세일링’은 필수다. 해질 무렵이면 화이트 비치에 선셋 세일링을 위한 방카선들이 모여 든다. 발아래로는 투명한 보라카이의 바다를 감상할 수 있고, 바다 위로는 붉게 저무는 필리핀의 태양을 감상할 수 있다. 배 위에서 보는 해질녘 풍경과 보라카이 풍경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며 감상하길 추천한다) 행복 지수가 높은 나라인 만큼 현지인들이 정말 친절했다. 그들의 행복한 모습이 나까지 기분 좋게 만들었다.

헤난 라군 리조트의 장점은 ‘디딸리빠빠’가 매우 가깝다는 점이다. 보라카이에서 레스토랑이 밀집된 지역은 상업지구인 ‘디몰’과 해산물 시장인 ‘디딸리빠빠’로 나뉜다. 디몰에는 한식, 중식은 물론 이탈리아 요리, 그리스 요리 등을 선보이는 다양한 음식점이 있다. 디딸리빠빠에는 싱싱한 해산물을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음식점들이 있다. 또한 디딸리빠빠는 디몰 보다 기념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보라카이에서 물건을 살 때는 꼭 흥정을 해야 한다. 여행 전에 블로그나 후기 등을 참고해 가격을 알아보고 가자. 그래야 바가지를 덜 쓸 수 있다. ^^

지금부터 먹방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디딸리빠빠에 있는 ‘이나살(INASAL)’이라는 음식점에 갔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음식점으로 밥과 바비큐를 전문으로 한다. 바비큐가 보기엔 별로지만 맛이 좋았다. 오랜만에 먹는 밥이 어찌나 맛이 있던지 엄청 허겁지겁 먹었다. ㅎㅎ

이곳은 디몰에 위치한 크랩 전문점이다. 망고를 먹고 산다는 ‘알리망고’를 먹기 위해 아무 가게에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맛집이었다! 살이 어찌나 꽉 찼던지, 대한민국에 박달대게가 있다면 보라카이엔 알리망고인듯하다. 평소 게를 좋아하는 나는 보라카이에서 먹은 음식 중에 알리망고가 가장 맛있었다. 여행 내내 알리망고랑 해산물 홀릭~

보라카이 디저트 맛집으로 소문난 ‘할로위치’도 갔다! 언제나 사람들이 붐빌 정도로 인기가 많은 할로위치. 이곳의 망고 아이스크림은 망고 특유의 상큼하고 진한 맛이 그대로 전해진다. (화이트 비치보다 더더욱 필수로 가야할 맛집이다) 아참, 보라카이에서 망고 음료를 주문할 때엔 반드시 “no, milk”라고 말하자. 보라카이는 낙농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유 상태가 좋지 않다.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 꼭 우유를 빼고 먹자.

레이람(leylam)에서는 컵에 국수를 담아 판매한다. 짜파게티 같은 맛이다! 계란을 추가하면 더 맛있다. (하루 종일 먹고 또 먹었다)

저녁은 스테이션1에 위치한 ‘티토스(TITOS)’라는 음식점에서 해결했다. 이곳 역시 현지인이 추천해준 곳으로 까르보나라 피자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 팔고 싶을 정도로 맛이 좋고 아이디어도 신선했다. 까르보나라 피자는 레몬에이드랑 함께 먹길 추천한다. (코코넛 음료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 음식점은 저녁에 가는 것을 권한다. 3층의 창가자리에 앉으면 맛있는 음식과 모래사장에서 진행되는 저녁 버스킹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보라카이에 왔다면 바다 속에 들어가 봐야한다! 나는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했다. 처음 들어가 보는 바다 속이라 긴장이 됐다. 하지만 수심이 깊지도 않고 필리피노가 ‘인형 뽑기처럼 들고’ 다녀주기 때문에 안심이 됐다. 다이빙이 처음인 내겐 바다 속이 정말 신세계였다. 다음번엔 다이빙 자격증을 취득해서 가보려고 계획(만) 하고 있다. ㅎㅎ

보라카이 남단의 ‘크리스탈 코브’ 섬도 구경했다. (보라카이의 숨겨진 명소다) 동굴 안의 바닷물이 크리스탈 빛으로 보여서 크리스탈 코브라고 불린다고 한다. 정식 명칭은 라우렐 섬으로 화산섬으로 이루어진 땅이다. 개인 소유의 땅이라 입장료가 있다. 물뱀이 많이 나온다기에 동굴까진 가보진 않았지만 이곳에 와본 것만으로도 좋았다.

정말이지 눈과 귀와 입을 리프레시할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다시 일상을 힘차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게 바로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노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게 아쉽다. 세계 3대 해변 중 하나를 보니 다른 비치들도 궁금해졌다. 다음 여행 땐 나머지 해변에 가볼까 한다. 동부인들에게 더 자세하고 유익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많이 찍어와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2016년에는 더욱 열심히 일할 것이다. 그리고 떠날 때는 확실히 떠날 수 있는, 개인적인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해보며… 보라카이 여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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