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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속았지! 1년 중 가장 유쾌한 날 만우절! 만우절의 유래는?

만우절을 생각하면 학창 시절 때 가 가장 즐겁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생님들을 속여서 잠시라도 수업하지 않기 위해 정말 기를 쓰고 만우절을 준비하곤 했습니다. 학창 시절 때만큼 멋진 한탕을 기대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또 그냥 넘어가긴 너무 아까운 일 년 중 하루예요. 그렇다면 만우절은 어디서 온 날일까요? 만우절은 사실 서양에서 유래된 기념일입니다. 가벼운 장난이나 그럴듯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거나 헛걸음을 시키는 날이었어요. 영어로는 에이프릴 풀스 데이(April Fools’ Day)라고 하는데 이날 속아 넘어간 사람을 4월 바보(April fool)라고 부르기 때문이죠.

 

이런 만우절의 유래는 어디서 왔으며, 기상천외한 만우절 장난들은 무엇이 있었는지 알아봅시다.

 

# 세계 만우절 유래

- 프랑스

만우절의 유래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프랑스의 유래를 보자면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그 무렵 유럽에서 1년의 시작으로 여겨졌던 부활절의 날짜가 3월 25일부터 4월 20일까지 해마다 들쑥날쑥했었어요. 그러던 중 프랑스 국왕인 샤를 9세가 그레고리력을 수용하면서 1564년 1월 1일을 새해로 선포하고 부활절을 바꿔버립니다. 요즘처럼 인터넷이 있거나 TV, 휴대폰을 통해 소식을 듣지 못하던 그 시절에는 새로 바뀐 새해와 부활절 소식을 듣지 못해서 모르던 사람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이들은 여전히 1월 1일이 아닌, 4월 1일을 부활절로 여겨 새해를 맞이했다고 해요. 이런 사람들에게 새해 축하 인사를 하며 내심 비웃는 사람들이 생겼고, 신년 파티에 초대하고 나서 바람을 맞히거나 가짜 새해 선물을 보내는 등 날짜가 바뀌었던 것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비웃으면서 현재의 만우절 유래가 되었다고 합니다.

 

- 영국

만우절에 관한 언급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15세기 제프리 초서(Geoffrey Chaucer)가 쓴 <캔터베리 이야기> 가운데 ‘수녀와 수도사의 이야기’ 편에 나옵니다. 여기에 아주 우스꽝스러운 바보 두 명이 등장하지요. 잉글랜드의 왕 리처드 1세와 보헤미아의 앤 공주의 약혼식이 3월이 지난 32일, 다시 말해 5월 2일에 한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은 이를 3월 32일, 다시 말해서 4월 1일로 착각하는 대목이었다고 합니다. 영국사람들은 아직도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에서 만우절을 처음 언급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

성경을 이야기하면 이스라엘을 빼놓을 수가 없어요. 성경에도 만우절에 대한 유례가 있다고 전해집니다. 성경 속 유명한 인물 노아와 노아의 홍수는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모두 알고 계시죠. 성경 속에서는 노아가 홍수 때 물이 얼 만큼 빠졌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때 비둘기를 보내게 되는데, 이 비둘기를 처음으로 보낸 날이 바로 4월 1일이라고 해요. 이스라엘은 물이 빠지기 전에 비둘기를 너무 빨리 보내서 헛된 심부름을 보냈다는 이야기를 만우절의 유래라고 주장합니다.

 

- 한국

고려시대에도 만우절과 비슷한 날이 있었던 것 아셨나요? 그날은 바로 해당 연도에 첫눈이 내리는 날이었어요. 고려시대 다음 시대인 조선시대에는 신하들이 왕에게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용서를 받는 날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실록에 1418년 세종대왕 1년, 상왕이었던 태종이 자기 형 이자 노상 왕이었던 정종에게 첫눈을 보내 장난을 쳤다는 기록도 있답니다.

 

# 만우절 역대급 장난들


<아델리펭귄 비행장면 영상 바로가기>

영국의 BBC 방송국의 만우절 장난은 매우 놀랍습니다. 다시 영상을 봐도 믿고 싶어질 정도로 엄청난 정성과 기술을 들여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기 때문이지요. 지난 2008년 ‘하늘을 나는 펭귄이 있다’라는 내용을 발표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사건입니다. BBC 자연 다큐멘터리 팀은 만우절 전날 탐사를 통해 ‘경이로운 아델리펭귄의 비행 장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며, 하늘을 나는 펭귄의 영상을 실제로 공개하기도 했어요. 고 퀄리티 영상에 정말 감동적인 펭귄이 나는 장면은 그대로 믿고 싶게 만들게끔 사람들을 깜빡 속아 넘어가게 했지만, 결국 사실이 아닌 만우절 장난으로 밝혀졌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만우절 장난은 바로 설악산 흔들바위가 추락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우절의 단골 거짓말이기 때문에 매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였어요. 2020년에는 SNS상에서 ‘설악산 흔들바위를 떨어트린 미국인 관광객 11명이 문화재 훼손과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로 입건’이라는 구체적인 상황을 덧붙인 기사가 발표돼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었지요. 하지만 이 소식은 곧 만우절 허위 사실로 밝혀졌고 설악산 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흔들바위 사진까지 찍어 흔들바위는 아직 건재하다는 공식 입장까지 발표했었답니다.

 

기업들의 사명을 바꾼다는 만우절 장난은 많았지만 2021년 폭스바겐(Volkswagen)의 해프닝은 엄청난 이슈를 일으켰답니다. 2021년 5월부터 폭스바겐이 북미 브랜드를 볼츠바겐으로 변경하며 미래 모빌리티 투자에 대한 조치라고 발표했어요. 전압 단위인 Volt를 넣어 앞으로 전기차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라고 했죠. 사명까지 바꾸며 전기차 사업 집중 의사를 밝히자 독일 증시에서 4.7%가 올랐고, 뉴욕 증시가 한 때 12%까지 치솟았다가 만우절 거짓말이라는 걸 알게 된 후 소폭 내려 9%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주가 조작 혐의를 받아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가능성까지 거론되었던 이슈로 남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인기 배우이자 가수였던 홍콩 영화배우 장국영의 사망도 4월 1일 만우절이었어요. 당시 만우절이었던 그날 장국영의 사망 소식에 많은 사람은 거짓말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가 진짜라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분들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가벼운 장난이나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는 웃으며 넘어갈 수 있지만 도를 넘은 장난이나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는 장난은 금물입니다. 특히 경찰과 소방 당국에서는 매년 만우절에 반복되는 장난 전화나 허위 신고를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 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방기본법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어요. 이런 규제가 있으니 너무 과하지 않고 유쾌하게 보낼 수 있는 만우절 날이 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