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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W로 팹리스와 상생 생태계 넓히는 DB하이텍

극심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족 현상으로 팹리스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로드맵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초유의 시스템 반도체 수요 폭증으로 국내 파운드리 기업들이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라인을 축소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제품 생산을 위한 MPW 활용 기회가 줄어든 팹리스 기업들은 국내 반도체 대기업의 R&D 협력 의지와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생산공정

 

반도체 설계-웨이퍼 가공-패키징-테스트

 

반도체는 크게 설계, 생산, 조립•검사, 유통 과정을 거쳐 탄생한다. 모든 반도체 생산 공정을 종합적으로 갖춘 종합 반도체 기업(IDM, 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은 이 모든 역할을 수행한다. 한 회사가 웨이퍼 생산 설비인 팹(fab, fabrication facility)을 갖추고 있고, 반도체 설계, 웨이퍼 생산, 패키징, 테스트로 이어지는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모두 수행한다.

 

IDM과 달리 IP기업과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IP기업은 셀 라이브러리라고 하는 특정 설계 블록을 팹리스나 IDM, 파운드리 등에 제공하고, IP(지적 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 사용에 따른 라이선스료나 로열티를 받는다. IP기업은 설계 라이선스를 판매할 뿐 자신의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지 않는다. 세계 스마트폰의 85%에 자사가 설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영국의 ARM이 대표적이다.





 



 

 

Fabless

 

생산시설 없이 설계에만 집중

 

반면, 팹리스 기업은 설계 후 외주를 통해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생산한다. 팹리스(Fabless)는 대규모 자본이 드는 반도체 생산 공장(fab) 없이 반도체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설계 데이터를 바탕으로 반도체 생산만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에 위탁해 반도체를 생산한다. 스마트폰 칩에서 시작해 PC용 중앙처리장치(CPU), 자율주행 등 자동차 칩, 사물인터넷(IoT) 칩 등 다양한 통신칩 시장으로 팹리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미국의 퀄컴이 대표적이다..

 

팹리스는 설계를 제외한 웨이퍼 생산, 패키징, 테스트 등은 모두 외주로 맡기며, 외주를 통해 생산된 칩의 소유권과 영업권을 가지고 자사 브랜드로 판매한다. 팹리스는 설계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뛰어난 아이디어와 우수한 칩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반도체 칩 개발에 주력한다. 따라서 다품종 소량 생산 형태로 기술적 다양성을 갖는 시스템 반도체 기업이 주로 팹리스 형태를 가진다.





 

 

 

MPW

 

반도체 시제품 생산 지원 서비스

 

이 같은 팹리스 기업은 일반적으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라는 파운드리 서비스를 활용해 칩의 기술적 성능과 특성,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파운드리 기업은 한 웨이퍼에 여러 팹리스의 다양한 시제품 반도체를 만들어준다. 반도체 제조 비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마스크와 웨이퍼 리소스를 조금씩 공유해 소량으로 먼저 제품을 검증해보는 것이다. 팹리스나 스타트업, 학계 연구자 등 작은 곳에서는 그 동안 연구개발한 반도체를 테스트해볼 좋은 기회인 셈이다.

 

팹리스 기업들은 개발한 칩을 대량 양산하기 전에 MPW로 시제품 성능을 확인하며 각종 리스크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후 이 제품의 시장성을 보고 한 웨이퍼에 하나의 반도체만을 생산하는 싱글런(Single Run)으로 가기도 한다. 공정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MPW 보다 싱글런의 비용이 6배 정도 비싸다. 또 파운드리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MPW 서비스 이후 팹리스 기업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다음 양산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병목 현상

 

파운드리 양산 라인 풀가동, MPW 규모 대폭 축소

 

국내 반도체 대기업이 제공하는 MPW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주로 8인치(200mm), 12인치(300mm) 웨이퍼로 5LPE 공정, 10/8LPP 공정 등 여러 공정을 제공한다. 또 팹리스 기업들에게 다음 해가 시작되기 전 연간 계획을 밝혀 공정마다 일정과 횟수에 따라 활용할 기회를 주고 있다. 매달 제공하는 MPW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팹리스들은 자사의 연구개발 일정에 맞춰 원하는 달에 사전 예약을 걸어놓는다.

 

하지만 최근 파운드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레거시’ 공정으로 분류되는 8인치 파운드리는 이미 2022년 말까지 주문이 마감된 데다 웃돈을 얹어줘도 주문이 힘들 만큼 심각한 공급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파운드리 기업들은 밀려드는 주문량에 대응하기 위해 당장 양산으로 이어지지 않는 MPW 라인 규모를 축소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특히 전력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 이미지센서 등을 주로 제조하는 8인치 웨이퍼 공정의 병목 현상이 심한 실정이다.



 



 

상생

 

DB하이텍, 팹리스 MPW 지원 프로그램 강화

 

대부분의 국내 파운드리들이 MPW 프로그램을 철회하거나 매우 제한적으로 축소해 팹리스들이 전전긍긍 하는 상황에서 국내 최초의 파운드리 기업 DB하이텍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의 MPW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국내 팹리스는 대부분 매출 1000억원 이하로 영세해 장당 1억원 이상인 웨이퍼 값을 낼 염두를 내기 어렵다. 하지만 DB하이텍 MPW 서비스를 활용하면 시제품 제작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DB하이텍은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수천만 원짜리 소프트웨어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설계 단계부터 DB하이텍의 공정을 고려한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도록 해 설계 효율을 높였다. 이뿐 아니라 다수 중소 팹리스 기업들에 높은 수율과 가격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를 빠르게 생산해주는 ‘고객별 맞춤형 생산시스템’도 구축했다.

 

이 같은 팹리스들과의 협력을 통해 DB하이텍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3년 전부터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국가 전략 산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이에 긴밀한 협업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에서 DB하이텍과 팹리스의 상생적 생태계 구축이 좋은 선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