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리포트

부모님과 함께 한

이탈리아 여행

ByDB FIS 핀테크추진그룹 전미림 대리

설 연휴를 맞이해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스위스에 이어 부모님과 함께 하는 두 번째 유럽여행이었다. 흔히 부모님과 함께 하는 해외여행은 패키지가 진리라고들 이야기하지만, 부모님은 어린 시절부터 나의 여행 메이트였다. 나보다 좋은 체력과 새로운 음식에 대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계실 뿐만 아니라 가이드인 내게 무한 협조하시는 두 분 덕분에 지금까지 여러 번의 자유여행을 모두 순탄하게 마쳤었다. 이번 여행도 재밌게 잘 다녀오기 위해 출국 두 달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STEP 1. 여행의 시작, 물의 도시 베네치아

이번 여행은 일정이 짧은 만큼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만 둘러보기로 했다. 그래서 선택한 도시는 로마와 베네치아, 그리고 피렌체! 12시간을 날아간 우리 세 사람은 물의 도시 베네치아 여행부터 시작했다. 베네치아는 도시 전체가 물 위에 떠 있는 특이한 도시다. 아주 오래전 도시를 건설한 사람들은 갯벌뿐인 바다 위에 섬을 만들고 이 섬들을 다리로 연결했다. 그래서 만들어진 섬은 118개나 된단다.

 

▲ 우리가 이용한 수상 택시(왼쪽)와 베네치아 숙소의 풍경(오른쪽)

공항이 있는 이탈리아 본토에서 베네치아 본섬(시내)으로 가기 위해서는 5㎞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버스를 이용하지만 우리 세 사람은 물의 도시에 온 만큼 수상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시원하게 바다를 가르며 도착한 우리의 숙소는 베네치아의 상징적인 관광명소 중 하나인 리알토 다리 앞에 위치해 있었다. 숙소 안에만 있어도 좋을 만큼 멋진 뷰를 자랑했다.

 

베네치아 본섬에서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기 때문에 이동할 때는 주로 걷거나 배를 타게 된다. 베네치아 운하를 운항하는 배 가운데 한 번쯤 들어봤을 이름, 곤돌라가 있다. 곤돌라는 이탈리아 말로 ‘흔들리다’라는 뜻이다. 베네치아의 명물인 이 곤돌라는 오직 곤돌리에만 몰 수 있다. 노젓는 기술뿐만 아니라 외국어, 역사, 문화 등 다방면의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만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 곤돌라에서 엄마와 함께♥

베네치아까지 왔으니 곤돌라를 안 타볼 수 없겠다. 곤돌리에의 화려한 노 젓기 솜씨로 좁은 수로 곳곳을 천천히 구경할 수 있었다. 부모님 역시 곤돌라 체험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언젠가 베네치아를 여행하시게 된다면 곤돌라는 한 번쯤 꼭 타보시길 강력 추천한다.

 

▲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 플로리안에서

올해로 300년을 맞은 카페 플로리안(Caffe Florian)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카페다. 산마르코 광장에 위치해 있는데 낡은 외관을 그대로 두어 더욱 멋스럽다. 시인 괴테와 세기의 바람둥이인 카사노바도 사랑한 카페라고 한다. 핫초코가 유명하다고 해서 시켜 보았는데 적당한 달콤함에 고급스러운 플레이팅까지 맛도 분위기도 만점이었다.

 

▲ 카메라에 담은 모든 곳이 멋스러웠던 베네치아

우리 세 사람은 베네치아 본섬을 구석구석 걸어 다니며 여행했다. 골목골목이 예술 작품처럼 예뻐서 셔터만 누르면 좋은 사진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의 목표는 ‘엄마랑 아빠랑 예쁜 사진 많이 남기기’였는데 첫 번째 도시부터 대성공이었다.

 

 

STEP 2. 보고, 먹고, (계단) 오르고… 피렌체의 추억

두 번째 도시인 피렌체 역시 뷰를 우선으로 고려해 멋진 숙소를 골랐다. 창문을 열면 피렌체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두오모 성당이 바로 눈앞에 있는 곳이었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멋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 피렌체 숙소에서 바라본 두오모 성당(왼쪽)과 성당의 꼭대기에서 바라본 풍경(오른쪽)

이튿날에는 두오모 성당의 꼭대기 큐폴라(돔)에 올라갔다. 이곳은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두 남녀 주인공이 재회한 장소로도 유명하다. 엘리베이터 없이 총 463개의 계단을 걸어서 올라가야 하는 꽤 힘든 일정이어서 부모님이 못 따라오실까 걱정했는데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 부모님은 등산으로 다져진 체력을 바탕으로 엄청나게 잘 오르셨고 오히려 내가 가장 저질 체력이었다. 힘들게 도착한 큐폴라 위에서 내려다본 피렌체의 전경은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

 

사실 내가 여행 준비를 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것은 식사였다. 현지 음식 드시는 것을 좋아하시는 부모님이지만 삼시세끼를 빵으로만 채우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매일 저녁은 근처 한식당을 방문하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

 

▲ 엄마랑 아빠가 정말 좋아하셨던 끼아니나 티본 스테이크와 트러플 까르보나라

그런데 웬걸, 이번에도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부모님은 나보다 더 맛있게 현지 음식을 드셨고 결과적으로 한식당은 여행 동안 단 한 번 방문하는 것에 그쳤다. 특히 맛있게 드신 것은 끼아니나 티본 스테이크와 트러플 까르보나라였다. 끼아니나(Chianina)는 이탈리아 토스카나 목초에서 자연 방사해 기른 소의 한 품종이다. 지방이 없어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녹는 게 정말 놀라웠다.

 

 

STEP 3. 영화 같던 로마에서의 마무리

우리는 마지막 행선지인 로마로 이동했다. 이탈리아의 수도인 이곳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건축물과 미술이 공존하고 있어 도시 전체가 유적지와도 같았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돌아다닌 덕분에 관광객들로 붐비는 스페인 광장이나 트레비 분수에서 인파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스페인 광장은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계단에 기대어 앉아 젤라또를 먹던 장면으로 유명한데 지금은 계단에 앉아서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금지된 상태다.

 

▲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을 통해 만났던 스페인 광장(왼쪽)과 트레비 분수(오른쪽)

모든 신들의 신전인 판테온은 2천 년간 무너지지 않고 건실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정말 신화 속의 신들이 살고 있는 신전과 같이 웅장하고 압도적이었다. 로마 속 또 하나의 나라인 바티칸은 종교가 없는 나도 경건한 마음을 갖게 하는 곳이었다. (바티칸에서도 큐폴라 등반을 위해 300개의 계단을 올랐다….)

 

▲ (시계방향으로) 웅장함이 느껴졌던 판테온과 가톨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바티칸 전경, 그리고 큐폴라에서 바라본 모습

부모님과 휴가 일정을 맞추기 어려워 조금 짧게 다녀온 이탈리아 여행이었지만 하루에 만 오천 보씩 걷는 강행군으로 주요 관광지를 모두 알차게 보고 돌아왔다. 각각의 도시가 특색이 있어 여행이 더욱 즐거웠다. 언젠가 이탈리아를 다시 오게 된다면 그때는 가보지 못한 근교 도시들 위주로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다. 귀국 비행기에서 맛본 비빔밥까지 너무나도 완벽했던 가족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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