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리포트

겨울 해외 여행지 추천!

베트남 하롱베이 여행

By동동이

책 <여행의 이유>에서 작가 김영하는 ‘어둠이 빛의 부재라면, 여행은 일상의 부재’라고 했어요. 오늘은 동동이가 여러분의 일상을 채워줄 겨울철 안성맞춤 여행지를 소개할게요. 바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베트남 하롱베이인데요. 중국의 계림, 태국의 크라비와 더불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에요. 색다른 경관 속에서 일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는 하롱베이의 선상으로 동동이와 함께 떠나볼까요?

 

 

▎하롱베이의 절경을 선사하는 깟바섬

하(Ha)는 '내려온다', 롱(Long)은 '용'이라는 뜻을 가진 베트남 소도시 하롱베이! 하늘에서 내려온 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아름답고 신비로운 자연 경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바다 위에 점점이 떠있는 크고 작은 섬과 석회 바위들이 장관을 이루는 하롱베이에서 가장 큰 섬은 깟바섬 인데요. 깟바섬은 시간적 여유를 갖고, 느긋하게 천혜의 자연을 만끽하려는 자유여행객에게 좋은 곳이에요.

깟바섬의 중심지 깟바 타운까지는 베트남 북부에 있는 수도 하노이 (Ha Noi)에서 동쪽으로 약 140km, 자동차로 3시간 30분 거리에 있어요. 보통 하노이에서 버스로 2시간 30분, 배로 20분을 건너 깟바섬 까이비엥 선착장에 도착해 다시 버스로 산길을 40분 돌아가면 섬 남쪽 깟바 타운에 도착할 수 있어요.

 

 

▎아름답기로 유명한 깟바섬의 일몰

깟바섬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절경이 있다면, 바로 캐논 포트에서 바라본 란하베이의 모습이에요. 이곳은 프랑스와 미국 군대에 대항해 베트남군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하던 요새인데요. 깟바 타운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 바다와 바위섬, 붉게 타오르는 노을과 수평선 너머로 지는 태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에요.

 

동동이도 깟바섬에서 도착하자마자 아름다운 일몰을 보기 위해 캐논 포트로 달려가려고 했는데요. 아쉽게도 두 어 달 전 보수 공사에 들어가 6월쯤 다시 개방된다고 해요.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지만 그래도 이대로 물러설 동동이는 아니죠!

 

숙소 직원에게 일몰을 보기 좋은 곳이 있는지 물어보았는데요. 몇 군데 식사할 곳과 함께 한곳을 알려주셨어요. 차편으로 전기차도 불러주었는데, 여러 대의 전기차가 깟바 타운을 돌고 있기 때문에 지나갈 때 불러서 타고 이동하면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동동이가 탄 전기차는 바닷가 마을을 한 바퀴 돌아 숙소 맞은편 언덕에 멈춰 섰어요. ‘방갈로 호스텔(Bungalow Hostel)’이 있는 언덕인데요. 언덕에서 바라다보이는 란하베이가 붉게 물들고 있었어요. 낯설고 먼 길을 이동하느라 긴장하고 지친 마음을 한숨 돌리면서 고요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저녁 식사는 깟바 타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푸엉늉 레스토랑(Phuong Nhung Restaurant)’이나 ‘야미 레스토랑(Restaurant Yummy)’에서 분짜와 스프링롤 같은 로컬 푸드와 해산물 즉석요리를 즐길 수 있어요.

 

 

▎란하베이 & 하롱베이 호핑 투어, 원숭이 섬 트래킹

깟바섬에서는 란하베이 & 하롱베이를 가는 당일 투어가 많이 있는데요. 본격적으로 란하베이 & 하롱베이 당일 투어를 떠나볼까요? 동동이는 호텔을 통해 미리 차편을 예약했는데요. 아침 8시 약속한 픽업 밴이 호텔까지 데리러 왔어요. 밴을 타고 벤 베오 항구까지 편안하게 도착해 여러 나라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투어를 시작했어요.

항구를 떠난 배는 지역 특유의 바위섬들을 거치며 란하베이로 나아갔어요. 파도가 없어 잔잔한 호수를 미끄러지듯 항해했답니다.

낯선 곳의 변덕스러운 날씨를 알 수 없어 옷을 여러 겹 입었는데, 겨울 란하베이 기온은 25도 내외에 바람도 차지 않아 가벼운 차림으로 선상에서 경관을 둘러보기 좋았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배는 원숭이 섬(Monkey Island)에 정박했어요. 해변까지 다가온 원숭이 몇 마리가 사람들 뒤를 따라다녔어요.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란하베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뷰 포인트랍니다. 뾰족한 바위를 타고 섬의 정상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에 운동화가 필수라는 점 기억하세요!

 

해변으로 돌아와 산책하면서 신비로운 풍경을 눈에 담고 있었는데요. 같이 투어를 하던 아이들은 모래 놀이를 하고, 몇몇 가족들이 해수욕을 즐기기도 했답니다. 해변이 혼잡하지 않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요.

 

 

▎하롱베이 용의 비늘 속으로, 카약과 스노클링

벤 베오 항구에서 출항해 1시간 정도 흐르면, 란하베이를 지나 하롱베이 남단에 도착해요. 하롱베이 남단에서는 에메랄드빛 통킹만 해면 위로 끝없이 중첩되어 펼쳐지는 3000여 개의 섬들의 경이로운 자연을 느낄 수 있어요.

'하롱'이란 하룡(下龍), 즉 용이 내려왔다는 뜻인데요. 동동이는 아마도 용이 내려와서 꿈틀거리는 그 비늘 모습이 바다에 솟아있는 수 천의 섬을 이루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답니다.

수상가옥에 접안 한 배에서 내려 카약으로 갈아탔어요. 본격적으로 용의 비늘에 가까이 다가갈 시간이죠! 노를 저어 바위섬의 동굴을 지나면 섬 뒤에 감춰져 있던 옥빛의 시크릿 라군이 펼쳐진답니다. 천 년이라는 시간 동안 끊임없는 침식으로 바위를 깎아내린 자연의 선물이에요.

1,500㎢ 넓이의 하롱베이 지역은 다양한 생태 환경을 자랑하는데, 열대 기후와 대양 생태계, 해양 생태계 등의 다양성이 더해지면서 여러 수생 식물 종을 찾아볼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열대 우림 기후에 속하면서 사슴, 족제비, 다람쥐, 하얀 고양이, 빨간 머리 원숭이 등 희귀 동물들도 서식하고 있다고 해요.

배로 돌아와 푸짐하고 맛있는 베트남식 점심 식사를 하는 동안, 배는 수영과 스노클링에 안성맞춤인 잔잔하고 투명한 바위섬 지대로 옮겨왔어요.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사람들이 시원하게 물속으로 뛰어내렸어요. 이곳에서 즐기는 선상 유람은 우리나라의 금강산, 중국의 계림과 함께 동양 3대 절경으로도 꼽힌답니다.

 

 

▎황금빛으로 물드는 하롱베이의 일몰

하롱베이 바다 위에 떠있는 크고 작은 섬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은 영화 ‘인도차이나’와 ‘굿모닝 베트남’, 최근에는 ‘콩: 스컬 아일랜드’의 배경이 되기도 했어요.

배는 다시 벤 베오 항구로 귀항하는 항로에 접어들었어요. 하롱베이까지 나아갔던 배들과 란하베이의 곳곳에 정박했던 배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금빛 수로로 모여들기 시작했어요.

동동이는 '황홀'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알 것 같았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현상과 감정과 사건이 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을까요.

 

기괴한 바위섬이 첩첩이 겹치는 사이사이로 어부들이 아침에 던진 그물을 거둬들이고 있었어요. 진부하게, 꾸역꾸역 이어지는 삶의 일상성이 얼마나 경건한 것인가 생각했답니다.

동동이는 무사한 하루하루의 순환이 오래도록 계속되기를 바라면서, 그것을 행복으로 삼아야겠다고 다짐했어요.

 

 

▎먹방은 덤으로, 하노이 시간 여행

깟바 섬에서 아침 첫차로 하노이로 돌아왔어요. 하노이는 중국 말로 하내(河內)라는 뜻인데요. '하'는 이 지역을 흘러내리는 홍강을 가리키는데, 그러니까 홍강이 굽이치는 그 안쪽에 자리 잡은 도시라는 뜻이에요. 그래서인지 하노이는 수없이 많은 호수들이 있는 호반의 도시랍니다. 지금부터는 동동이가 하노이에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베트남 음식과 맛집을 소개해 드릴게요!

 

#1. 반미 25 (Bahn Mi 25), 샌드위치

반미는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예요. 프랑스 식민 시절 프랑스식 바게트를 이용해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만들었어요. '반미 25'는 트립어드바이저 맛집 상위권에 올라 어느 순간 하노이에서 가장 유명한 반미 전문점이 되었는데요. 현지인보다 여행객이 주 고객으로, 조리 부스 왼쪽으로 카페 같은 깔끔한 식사 공간이 있어요. 맛은 평범한 편이에요.

 

# 2. 포 10 (Pho 10), 쌀국수

베트남 음식 하면 가장 먼저 쌀국수가 떠오르죠! 한국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포 10’에서 먹는 쌀국수는 진한 국물이 매력적이에요. 하노이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인 만큼 많은 한국인들이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한국 사람들에게는 고수 대신 파를 넣어 주기도 해요.

 

# 3. 분보남보 (Bún Bò Nam Bộ), 반쎄오 (Bahn Xeo)

반쎄오는 숙주와 고기, 새우를 넣은 베트남식 빈대떡이에요. 동동이는 '분보남보(Bún Bò Nam Bộ)'에서 반쎄오 만드는 것을 봤어요.

푼 계란을 달궈진 팬에 올릴 때 '쎄오 쎄오' 소리가 나서 쎄오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더군요. 반쎄오를 먹을 때는 쌀전병에 야채를 올리고 반쎄오를 얹어 쌈 싸 먹으면, 반쎄오와 소스와 야채가 어울려 맛이 좋아요.

 

# 4. 에그커피 (카페쯩), 카페 딩 (Cafe Đinh)

밤이 되면서 호안끼엠 호수 주변에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어요. 대피하듯 ‘카페 딩(Cafe Đinh)’에 들어섰는데, 칠이 벗겨지고 지저분한 계단을 두 번 오르면 작은 카페가 나와요. 키 낮은 나무 탁자 몇 군데에 사람들이 앉아 있답니다. 자리를 잡고 이 가게에서 유명한 에그 커피(카페쯩)를 주문했어요.

 

에그 커피는 입을 대기 아까울 만큼 고왔는데요.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은 비리지 않고, 풍부하며 단 맛 아래에 담긴 쓴 커피와 잘 어울린답니다.

'카페 딩'은 1946년에 문을 열었어요. 벽을 둘러보면 카페를 연 할머니의 옛 사진이 걸려 있고, 그 사진 속에 다시 할머니의 젊은 날 모습을 담은 사진이 들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1946년의 시간이 74년 전이라고 날은 세어보지만 동동이는 그 세월이 도무지 헤아려지지 않았어요. 창밖이 밝아 테라스에 앉은 젊은 시절 할머니의 뒷모습은 실루엣만 남았는데, 영화 ‘인도차이나’의 엘리안느나 까미유 같다는 생각을 잠시 했어요. 어쩌면 질곡의 삶을 거쳐온 모든 사람이 그 모습이지 않을까요.

 

여행의 본질은 여행의 성공이라는 목적을 향해 집을 떠나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원래 성취하고자 했던 것과 다른 어떤 것을 얻어서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해요. 오랜 세월 동안 자연이 만들어낸 하롱베이의 황홀한 풍경 속이라면 보다 쉽게 나의 구습을 벗어던지고 기대치 못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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