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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 나눌까? 공유경제 활용하기

경제노트

어디까지 나눌까?

공유경제 활용하기

By동동이

집에 모든 책을 가지고 살 수 없고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기 때문에, 한 곳에 책을 모아두고 여러 사람이 필요할 때 볼 수 있도록 한 것이 도서관이죠. 도서관은 예전부터 운영되어 온 공유경제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어요.

 

공유경제(Sharing Economy)는 각자가 소유해서 사용하던 것을 서로 나누며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경제 행위와 그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개인은 적은 비용으로도 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어 좋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건이 생산되고 폐기되는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어 환경친화적이죠.

 

오늘은 동동이가 서로 시간을 나누는 공간부터 패션 품앗이까지 다양한 범위로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를 정리했어요. 여러분도 공유 서비스를 잘 이용해 생활의 편리와 효율성을 높여 보세요.

 

▎ 주거공간을 나눠 쓰는, 쉐어하우스

공유경제의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를 들 수 있어요. 일시적으로 비어 있는 주거공간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모델이에요. airbnb는 ‘Air Bed and Breakfast’를 줄인 이름인데요. ‘Air Bed’는 평소에는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바람을 넣어서 쓰는 침대를 말하고, ‘Bed and Breakfast’는 하룻밤 묵을 침대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숙소를 의미하죠. 에어비앤비는 자기 집이나 일부 방을 여행자를 위해 빌려주는 개인과 이를 이용하고자 하는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에어비앤비에 자신의 집이나 방을 빌려준 개인이 연평균 7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는 기사도 있었는데요, 이미 미국 등지에서는 활성화된 사업모델이에요. 비즈니스 중심지나 주요 관광지 근처에 사는 분들 중에서 사용하지 않는 빈 방이 있으면 활용해보는 것도 좋겠어요.

 

에어비앤비처럼 비어 있는 주거공간을 잠시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아예 주거공간 자체를 남과 나누어 생활하기도 해요. 셰어하우스(Share House)는 삶과 일의 균형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과 비싼 대도시 주거 비용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했어요.

 

셰어하우스는 여럿이 한집에 살면서 개인 공간인 침실은 각자 따로 사용하지만, 주방, 거실, 화장실, 욕실 등은 공유하는 개념의 주거공간이에요. 개인 공간은 기존 원룸보다 좁지만 넓은 거실과 주방을 공유해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사람이 주거비를 분담하기 때문에 주거 비용이 절감된다는 장점이 있어요.

 

셰어하우스는 사용자뿐 아니라 공급자에게도 매력적인 공간 사업 모델이 되는데요. 하나의 주택을 방 단위로 분리해 임대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임차인을 수용할 수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평당 임대료로 총 임대수입을 늘릴 수 있답니다.

 

▎ 같은 방향이면 함께 타는, 승차 공유 서비스

이전까지 알음알음으로 이뤄졌던 카풀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경제의 바람이 불고 우버 같은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도 지난 2016년 카풀 중계 서비스 '풀러스'와 '럭시' 등이 등장했어요.

 

운전자는 기왕 출·퇴근하는 길에 동승자를 태워 돈을 벌 수 있고, 이용자는 택시 잡기 어려운 시간에도 비교적 싼 가격에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어서 카풀 서비스 이용자는 빠른 속도로 늘었어요.

 

그러나 카풀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사업 영역 침해를 우려한 택시업계가 반발하기 시작했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자가용 불법 유상 운송 알선'이라는 현행법 위반 논란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답니다.

 

(출처: 타다)

이렇게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쏘카 자회사 VCNC가 운영하는 승차 공유 서비스 ‘타다’가 2018년 10월 선보였어요. 이용자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100일여 만에 가입 회원이 25만 명을 돌파했죠.

 

‘타다’는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호출하는 서비스로 기본 구조는 카카오택시와 비슷하지만 운행차량이 택시가 아닌 11인승 렌터카이고, 운전자가 전문 기사라는 점이 달라요. 소비자가 렌터카를 빌리면 ‘타다’와 운전용역 계약을 맺은 기사가 함께 오는 시스템이죠.

 

고객들이 꼽는 타다의 가장 큰 장점은 택시를 이용할 때 가장 불편한 승차 거부가 없다는 점이에요. 가장 가까운 곳의 차량이 자동 매칭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운전자들이 1만 원의 고정 시급을 받기 때문이에요. 택시보다 10~20% 요금이 비싸지만 넉넉한 공간, 와이파이·스마트폰 충전 등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이 만족하면서 재탑승 비율이 80%대에 이르고 있죠.

 

▎ 필요할 때만 차를 사용하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출처: 쏘카 홈페이지 캡처)

‘카풀’이나 ‘카 셰어링’이 일상화되면서 자동차도 예외 없이 공유경제의 대상이 됐어요. 차가 필요할 때만 이용료를 지불하고 간단히 사용할 수 있어서 비싼 차를 굳이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장점이에요.

 

최근에는 경기 침체, 환경 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죠. 최근에는 20-30대의 신차 구매가 감소할 정도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열풍이 불고 있어요.

 

대표적인 자동차 공유 서비스 ‘쏘카’는 현재 회원이 300만 명을 넘었고, 차량 8,000대, 전국의 쏘카 주차 지점인 쏘카존 4,000곳, 매출 900억 원을 넘어서며 성장하고 있어요.

 

(출처: 그린카 홈페이지 캡처)

우리나라의 1세대 자동차 공유 서비스는 2008년 미국의 Zipcar를 모델로 한 그린카였어요. 한두 시간 정도 차가 필요하거나 차량 소유와 유지비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 업무상 대형차량이 필요하거나 특별한 날 특별한 차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차를 빌려주는 서비스로 시작했어요.

 

자동차 공유 서비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국내시장에서 성공할지에 대한 의심이 많았어요. 그러나 그린카는 보란 듯이 론칭한 지 3년도 되지 않아 서비스 인프라 구축하고 국내외에서 월등한 차량 보유 대수로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 공간 오피스에서 협력 플랫폼으로 진화, 코워킹 스페이스

모바일 기술이 발전하고 밀레니얼 세대가 등장하면서 일하는 방식도 변화하고 있어요. 기업에 종속되어 일하기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는 프리랜서 형태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죠.

 

디지털 노마드, 리모트 워크, 스타트업 생태계 등 네트워크 중심의 유연한 조직문화가 확산되고, 1인 기업과 소규모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공유 오피스 산업에도 열풍이 불고 있어요.

 

공유 오피스는 계약기간이 유연한 소규모 업무공간으로 서로 다른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사무집기, 인터넷, 전화 등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의미해요. 물리적 의미의 공유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접점과 교류를 나누면서 다양한 영역에서 일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자연스럽게 만나 비즈니스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해 가고 있답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초반에 ‘비즈니스센터’라는 명칭으로 전문직 종사자, 외국계 기업 지점 등을 위해 사무공간, 비품, 회의실, 전화 및 우편 등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등장했어요. 처음에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협업 공간)’ 저변이 약한 국내 시장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어요.

 

이후 2010년 중반에 이르면서 오피스의 공실률이 높아지고 밀레니얼 세대가 주도하는 10명 이하의 스타트업이 증가하면서 저렴한 오피스를 임대하고자 하는 니즈가 생겨났죠. 동시에 공유경제의 발전과 함께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과 네트워크 창출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코워킹 스페이스’의 개념과 함께 확산되면서 국내에서도 공유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요.

 

2015년 3월 국내의 대표적인 공유 오피스 기업인 패스트파이브(FastFive)가 론칭했고, 2016년 8월 글로벌 코워킹 스페이스 업체인 미국의 ‘위워크(WeWork)’가 국내 시장에 진출한 이후 ‘스페이시즈(Spaces)’, ‘리저스(Regus)’와 같은 외국계 공유 오피스 기업이 줄지어 국내에 진출해 있답니다.

 

▎ 거주자 우선주차장을 활용한 공유 주차 서비스

(출처: 모두의주차장 유튜브 공식 채널 캡처)

주차난은 대도시의 고질적 문제죠. 서울시만 해도 자동차 등록대수는 311만여 대, 주차면 수는 이보다 많은 405만여 면으로 주차장 확보율이 130%이지만 주차난은 해결되지 않고 있어요. 비어 있지만 주차할 수 없는 주차장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죠. 주차장 공유는 이런 도시의 주차 문제, 특히 시간대와 장소에 따른 주차공간의 수급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어요.

 

사용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에 주차공간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주차장 소유자 입장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주차면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줘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추가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답니다. 주차공간 역시 공유경제를 만나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서울시)

서울시에서는 ‘모두의 주차장’ 앱을 통해 거주자 우선 주차장을 배정받는 사람이 자신이 주차하지 않는 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 주차면을 나눠 쓰는 공유 주차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요. 주차공간 제공자가 앱에 공간 정보, 공유 시간을 등록하면 이용자가 시간대별 빈 주차공간을 확인 후 요금을 결제하고 이용하면 돼요. 시간당 주차비는 600~1800원으로 저렴하고, 공유자는 사용자가 납부한 요금의 최대 50%를 포인트로 돌려받아요. 이 포인트는 다른 공유 주차장을 이용할 때 쓸 수 있고 문화상품권으로도 바꿀 수 있답니다.

 

현재 ‘모두의 주차장,’ ‘파크히어’ 등의 온라인 플랫폼 기반 주차 서비스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어요. 서울시는 거주자 우선 주차장 외에도 주택 담장을 허물어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그린파킹사업’에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한 실시간 공유 주차 시스템을 도입했고, 아파트나 학교, 기업체 여유 주차공간을 지역주민과 공유하는 ‘나눔 주차장’도 2만 면 넘게 확보해 개방해 놓았어요.

동동이와 살펴보신 것처럼 효율과 혁신을 내세운 공유경제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어요. 실제로 공유경제는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죠. 컨설팅그룹 PwC는 전 세계 주요 공유경제 산업의 매출 규모가 2013년 150억 달러에서 2025년 3350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어요.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 포함되는 디지털·공유 경제의 부가가치 규모 또한 2015년 204억 원에서 2018년 1978억 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인 만큼, 공유경제의 성격을 정확히 이해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사회 전체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발전되어 가길 바랍니다.

 

제러미 리프킨은 <소유의 종말>에서 ‘소유라는 개념이 지극히 제한적이고 진부하다고 느끼는 기업과 소비자가 점점 많아질 것’이라고 예견한 바 있어요. 소유에 대한 욕망은 끝이 없어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좌절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굳이 내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것을 빌려 쓰는 공유경제야 말로 나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한 새로운 시대 정신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