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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과 함께 일궈낸 전문가의 꿈

DB Inc. 신기술연구소 김희선 차장
개인의 역량과 회사의 성장은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을 하다 보면 이 관계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때가 많다. DB Inc. 신기술연구소의 김희선 차장은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이런 문제에 대해 일찌감치 해법을 찾았다.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해당 업계에서 괄목할 성취를 이루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ISO 국제표준화기구 IT서비스관리 & 거버넌스 한국지부 대표로 선출되다

DB Inc. 신기술연구소의 김희선 차장은 지난해 국가업무유공자로 선정돼 표창을 받았다. ISO 국제표준화기구 IT서비스관리 & 거버넌스 한국지부 대표로서 국내 전문위원 활동을 이끌고 IT서비스에 대한 국내 표준 검토와 국제 표준 개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 해 6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ISO/IEC JTC1’의 SC40(IT서비스 관리 및 IT거버넌스) 국제표준화회의에서 한국 후보가 기술 표준화 작업반(WG1)의 의장으로 선임되는데 큰 기여를 한 것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전 세계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과학과 기술, 경제적 분야를 아울러 세계적인 표준을 만드는 ISO(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는 물자 및 서비스의 나라간 교류가 보다 편리하도록 만든 국제 표준화기구다. 전공 교수, 대표급 관리자 등으로 구성된 각국 대표들은 일 년에 한 번씩 총 5일간 진행되는 ISO 회의를 통해 각 분야에 대한 규격과 표준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가이드를 만든다.


지난해 김희선 차장이 한국 대표로 참석한 ‘ISO/IEC JTC1’의 SC40에는 총 37개국 나라에서 8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 표면상으로는 국제 표준을 만드는 회의이지만, 실상은 각 나라를 비롯해 다양한 조직과 회사의 이익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각축장이 바로 이곳 ISO 국제표준화회의다. 이러한 국제회의에 민간분야(DB Inc.)의 조직원이 나라의 대표로 참가해 존재감을 드러낸다는 것은 무척이나 드문 일이다.



개인의 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준 회사

김희선 차장은 IT서비스 품질전문가로, DB Inc.에서 IT서비스의 품질 수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전사 표준을 수립하고 교육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이렇게 만들어진 품질 표준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업무도 병행한다.


“스스로는 ‘품질쟁이’라고 해요(웃음). DB Inc.가 첫 직장이고, 입사한지 벌써 15년이나 됐네요. 회사에서는 줄곧 IT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개선하는 업무를 담당해 왔습니다. 내부 조직과 고객사를 대상으로 IT 현황을 파악해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절차를 제안하고, 이러한 절차들이 조직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모니터링 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김희선 차장은 지난해 ISO 국제표준화회의에 한국 대표로 선출되며 전문가로서의 최고수준의 능력이 있음을 입증했다. IT서비스의 품질을 검증하는 가장 공신력 있는 기관인 ISO 국제표준화회의의 각국 대표에게는 발언권과 동시에 ISO 인증기준을 검토 및 개발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이는 개인은 물론 회사에도 큰 힘이 된다. 특히 김희선 차장의 사례는 ‘개인의 비전이 곧 조직의 비전이다’라는 DB Inc. 신기술연구소의 지향점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DB Inc.는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유서 깊은 회사입니다. 또한 글로벌 BP(Best Practice)를 기준으로 최고 수준의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도입하고, ISO/IEC 20000 인증까지 받았고요. 


하지만 이러한 회사의 역량이 그동안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내부적인 평가가 있었습니다. 때문에 신기술연구소에서는 ‘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림으로써 회사의 이름도 알린다’는 것을 조직 목표 중의 하나로 정했어요.개개인이 전문가로 인정을 받으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속한 회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기 때문이죠. 물론 그 목표에는 ISO 기구에 누군가가 참여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김희선 차장은 대외 고객들에게 IT서비스 컨설팅 업무를 하며 알게 된 지인의 추천을 통해 ISO 국내표준을 주관하는 기구에 참여하게 됐다. 그렇게 1년 여 간 활동하던 차에 전임 회장이 사임을 하면서 해당 모임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됐다. 그 뒤 한국대표로 국가지원금을 받고 국제회의에도 참석했다.


“저는 운이 아주 좋은 편이에요. 두 번의 기회 모두 우연히 찾아온 것이거든요. 회사 차원에서 ISO기구에 참여하여 국내외 정보를 빠르게 파악하고 IT서비스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 그룹에 들어가야 한다라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고, 그것이 결국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됐어요. 이 활동이 제 업무에는 정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우선 ISO에서 만든 인증 규격 중에 ISO/IEC20000이라는, IT서비스 기업에서는 일종의 바이블로 통하는 인증규격이 있는데요. 제가 이 기구에 참여하고 대표를 맡게 되면서 이런 규격의 변화를 국내 누구보다 빠르게 알게 되고 그 변화에 대비하여 준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른 경쟁사 보다 한발 앞선 정보이니 외부 고객들에게 이 점을 어필하면서 ‘아는 척’ 할 수도 있고요.”(웃음)


김희선 차장을 비롯한 DB Inc. 신기술연구소 직원들은 개인의 역량 강화를 통해 회사의 IT서비스 품질 향상과 홍보에 기여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전문가로 거듭나기

김차장이 ISO 국제표준화회의에 참석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특히 전문 통역사까지 동원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중국의 모습에서 큰 자극을 받았다.


“회의에 참석하기 직전까지 중점을 둔 것은 다름 아닌 영어공부였어요(웃음). IT서비스나 시스템 전반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 경험치는 제가 그동안 해온 일이기 때문에 다른 전문가와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리스본에 가기 직전까지 영어에 매진했습니다. 이미지 트레이닝처럼 회의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상상하고, 그에 맞는 대답을 준비해서 줄줄 외우는 식이었죠. 남편이 해외사업을 하고 있어서 많은 조언을 들었는데 특히 글로벌 매너를 강조했어요. 그리고 제가 얼마나 글로벌 매너가 없는 사람인지 느낄 수 있었어요(웃음). 여러모로 직장과 가정에서 든든한 지원을 받은 셈입니다.”


▲ ISO 국제표준화회의 당시 스페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가가 전부 한국 대표를 의장으로 지지했다.


ISO의 가장 좋은 문화 중 하나는 바로 ‘경청’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나라도 많기 때문에 영어가 조금 서툴러도 이해하고, 참석자들은 끝까지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자신감을 얻은 그녀는 15년 동안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하며 갈고 닦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십분 발휘해 전문가로서 크게 두각을 나타냈다. 심지어 서툰 영어 실력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 위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한국인 의장을 배출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기권을 선언한 스페인을 제외하고 나머지 국가는 전부 한국 대표에게 손을 들어줬다고 한다). 모든 일정이 끝난 뒤 중국 대표는 그녀에게 Co-Editor로 함께 일해 달라는 제안을 했을 정도다.


“IT서비스 기업을 소위 ‘을’이라고 하는데요(웃음). 일할 때는 물론 어려운 점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러한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됐어요. 15년 동안 겪으며 터득한 을의 마인드가 외국인에게도 통하더라고요. 첫 회의라 모르는 것 투성인 상태에서 사전 로비가 많이 필요했는데, 그럴 때마다 외국 관계자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 국가업무유공자 포상을 받은 김희선 차장


일과 육아의 균형을 찾다

김희선 차장의 말처럼 지금까지의 성과는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운 좋게 찾아온 기회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분명 스스로의 노력 덕분이다. 그녀는 회사에서는 국내 최고의 IT서비스 전문가지만, 집에서는 이제 37개월이 된 4살 딸을 키우는 엄마다. 다른 워킹맘들처럼 똑같이 일과 육아의 균형을 찾아 끊임없이 고민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낙관적인 성격이라 모든 일에서 스트레스 보다는 즐거움의 포인트를 잘 찾아내는 편이에요. 제가 아이를 조금 늦게 낳은 편인데, 오히려 더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고요. 일이 많아서 피곤한 날에도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까 오늘 열심히 놀아줘야지’하고 생각해요(웃음). 또 요즘 기업문화가 칼출근, 칼퇴근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서 집중력 있게 일하면 충분히 육아를 병행할 수 있더라고요.”



뿐만 아니다. 점심시간을 활용해 일주일에 한 번씩 필라테스를 하고, 새벽마다 전화영어를 한지는 벌써 1년이 다 됐다. “시골 출신이라 아침잠이 없어요”라며 멋쩍게 웃었지만, 성실과 부지런함이 몸에 밴 사람만이 풍기는 여유가 느껴진다.


“회사생활은 기대만큼 대단한 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정체되어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 그 시간을 보내고 나니 나만의 아이디어가 생기고, 그로 인해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더라고요. 회사가 아니라 나에게 애정을 쏟는다는 마음으로 일 했던 것 같아요. 제 후배들이 회사 일을 하면서 지금 일하는 방법, 지금 눈앞에 보이는 길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일하는 방식을 새롭게 하고, 도전하면서 그 다음 후배들에게도 또 다른 길을 보여주길 바라요.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만드는 구성원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조직의 틀 안에서, 또는 조직이라는 든든한 배경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진다면 결국 구성원과 회사 모두 윈-윈 아닐까요.”


많은 이들에게 개인의 행복한 일상과 성공적인 직장 생활을 조화롭게 이뤄가고 있는 그녀의 건강한 에너지가 전해지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