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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LO!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YOLO! 당신은 어떤 인생을 살 것인가?
YOLO(욜로)란 ‘You Only Live Once(오직 한 번만 살 뿐이다)’의 이니셜 조합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한 번뿐인 인생이니 현재를 충분히 즐기면서 후회 없이 잘 살자는 의미다. 이런 삶의 태도로 삼은 이들을 ‘욜로족’이라 부른다. 욜로라는 말 자체는 오래전부터 쓰였지만, 2011년 미국 인기 래퍼 드레이크(Drake)의 노래 가사에 쓰이면서 젊은 층 사이에서 확산되었다. 2016년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개혁 정책을 홍보하는 홍보 동영상 끝에 “YOLO, Man”이라고 말해 다시 한 번 이슈가 되었다.


왜 2017년 트렌드 키워드로 욜로를 꼽을까?

‘YOLO(욜로)’는 올해 트렌드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 중 하나다. 욜로는 현재 지향적인 소비로 나타난다. ‘지금을 즐겨라’라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 삶의 태도에 대한 격언이라면, 욜로는 현재 지향성의 라이프 스타일 버전인 셈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욜로가 ‘젊어서 노세’와 같은 충동적이고 소비 지향적인 성향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욜로의 확산은 경제 위기와 관련이 있다. 세계적인 경제 위기와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젊은 세대의 삶의 태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7년은 이전보다 더 심각한 경제 위기가 예상된다. 2030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기성세대가 살아왔던 방식대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막연한 미래보단 명확한 오늘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욜로족의 소비는 무엇이 다를까?

욜로족이 행복에 주목하는 태도는 이들의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욜로족은 충동구매 보다는 삶을 바꾸는 경험을 원한다. 단순히 물욕을 채우거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이상향을 실천하려 하는 것이다. 전세금을 빼서 1년간 세계여행에 나서거나 ‘포켓몬 GO’ 게임을 즐기기 위해 무작정 속초로 떠나는 경우가 욜로적 소비에 해당한다. 과거 기성세대가 집, 자동차 같은 고가의 물건에 대한 소유욕이 컸다면, 욜로족은 물건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욜로족의 성향은 여행 산업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소셜커머스 티몬이 지난해 판매한 여행 상품 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여행보다 ‘나를 나답게 하는 여행’이 각광받았다. 극지방의 오로라 여행이나 세계 최대 산호 군락지 그레이트배리어리프로 떠나는 여행자 수가 많아졌다. 위메프도 지난 2013년부터 자유여행 관련 매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일상의 풍요를 가져다주는 작은 사치에도 관대하다. 비싼 디저트라든지 아기자기한 소품들에 과감히 소비를 하고, 집을 꾸미는 홈퍼니싱(Home Furnishing)을 즐긴다.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세련된 공간을 경험할 기회가 늘었고, SNS를 통해 멋진 인테리어를 접할 일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셀프 인테리어 혹은 여행에 열광하는 이들은 오늘의 행복을 위해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안 쓰고 모으면 통장 잔고는 늘어나겠지만, 잔고가 주는 행복보다 자신의 공간 꾸미기나 여행의 경험이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물론 주머니가 얇다 보니 선택과 집중을 한다. 특정 영역에 한해서만 작은 사치를 하는 셈이다.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의 콘텐츠도 확대될 전망이다. 욜로족은 오늘의 행복을 위해 엔터테인먼트 소비에 주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욜로족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욜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많다. 열심히 살아도 미래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현실적 인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욜로 세대가 생겼다는 이야기다. 일부 언론에서는 오늘의 행복을 위해 사치를 즐기고, 인형 뽑기 같은 ‘탕진잼’에 빠진 모습 등으로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욜로의 그림자라며 이들의 팍팍한 삶의 무게를 부각시키기도 한다. 현실이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하다 보니 그냥 오늘만 즐기며 흥청망청 사는 이들로 욜로 라이프를 단정 짓는 듯하다. 하지만 이건 심각한 오해다.

욜로는 ‘한 번뿐인 인생이니 하루하루에 충실하라’는 메시지다. 막 살자는 것도 아니고, 대책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자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늘에 충실하며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자는 것이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내일이 막연한 미래라면, 오늘은 구체적인 현실이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20주년을 맞아 한국사회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우리나라가 그간 경제사회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지만 삶의 질 등 일부 사회지표는 여전히 저조하다는 내용이었다. OECD가 최근 발표한 ‘2016년 더 나은 삶 지수(BLI)’에서 한국은 조사대상 38개국 중 28위에 그쳤다. 일과 삶의 균형 부분에서는 36위에 머물렀다. 자살률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고 작년 기준 출산율은 1.24명으로 최하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상당수 기성세대는 내일을 위해 오늘을 포기했었다. 행복은 거창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욜로 라이프를 누리는 이들을 ‘Today族(투데이족)’이라 부르기도 한다. 투데이족은 하루하루에 충실하다. 그날 누릴 행복을 그날 채운다. 막연히 미래에 행복이 올 거란 뜬구름 같은 생각 대신, 구체적인 행복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상대적 비교를 통해 스스로 불행을 자처하기도 한다. 체면이나 위신, 허례허식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만의 행복, 나만의 인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금 시대에 우리가 오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건, 미래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워서만은 아니다. 삶의 방식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모든 세대들이 ‘YOLO(욜로)’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