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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시니어, ‘욜드 세대’ 채용 붐

▲ 영화 '인턴'의 스틸컷

할리우드 영화 '인턴'은 패션업체의 젊은 사장(앤 해서웨이)이 70대 인턴(로버트 드니로)을 채용한 뒤 일의 가치를 새로 배우게 된다는 내용을 다뤄 화제가 됐어요. 실제 미국 기업에서는 최근 시니어 직원 채용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기술과 트렌드 변화에는 조금 느려도 조직 문화에 익숙하고 성실하며 대면 소통에 능숙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답니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나이는 많지만 체력과 정신 모든 면에서 아직 젊어 노인으로 분류하기 어려운 활기찬 ‘욜드 세대’에 주목하고 있어요.

 

# ’건강하게 아름답게 그리고 젊게’ 사는 시니어들의 등장

2030년 무렵이면 우리나라 인구는 50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요. 과거 60대는 보통 은퇴를 염두에 두었지만 요즘에는 ‘65세=노년기’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자신의 나이를 실제보다 5~10년 젊게 생각하는 시니어들, 바로 ‘욜드 세대’가 등장하고 있어요.

 

'욜드(YOLD)'는 영(Young)'과 '올드(Old)'를 합친 말입니다. 욜드 세대는 나이는 많지만 하고 싶은 일을 자주적으로 찾아 도전하며 삶의 질을 높여가는 50~75세 사이의 시니어를 가리킵니다. 이들은 의료 기술을 이용해 건강을 관리하면서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동호회나 지인 모임 등 다양한 사회 활동을 즐기며 젊게 살아가요.

 

욜드 세대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취미를 즐기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개척하는데요. 가족을 위해 희생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투자할 줄 알고, 나이에 연연하기보다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가치관을 가졌어요. 이들은 젊은 세대 못지않게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를 어떻게 아우를 수 있는지 고민하며 사회·경제적 영향력을 미칩니다.

 

# 안티에이징 넘어 지금은 액티브에이징의 시대

인구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등장한 욜드 세대는 노화에 대한 사회 인식의 변화를 반영해요. 건강하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꿈이지만 노화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자연적인 과정입니다. 사회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젊어 보이기보다 자연스럽게 잘 나이 든 모습을 원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어난 영향이죠.

 

기대수명이 86세로 늘어나면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나이 드는 '웰에이징(Well-aging)'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떠올랐어요. 처음에는 노화를 관리하며 노화에 따른 신체 기능 저하를 억제하려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 주목받았지만, 욜드 세대는 예전과 달리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되 진행 속도를 늦춰 건강하고 아름답게 천천히 늙는 '슬로에이징(Slow-aging)'을 추구해요.

 

잘 나이 든다는 것, 그리고 이에 걸맞은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것에 주목하는 ‘프로에이징(Pro-aging)도 주목받는 키워드입니다. 노화를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웰에이징과 비슷해 보이지만, 한 발 더 나아가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꾸는 것도 포함합니다. 긍정적인 생각, 새로운 도전, 건강한 식단, 재충전을 위한 여행 등 웰니스 라이프를 추구해요.

 

이 같은 경향은 '활기찬 노년'을 뜻하는 '액티브에이징(Active-aging)'과도 연결되는데요. 늙어가는 것을 거부하거나 되돌리려고 하는 '안티에이징'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자신을 가꾸고 관리하면서 긍정적인 노년기를 보내려는 삶의 자세를 담고 있답니다.

 

# “이직 잦은 MZ세대 보다 근태 좋은 시니어가 낫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USA투데이, 포브스는 미국 기업에서 50대 중반 이상 욜드 세대에 대한 채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어요. 실제 10~20대 젊은 일자리로 여겨졌던 패스트푸드점 등 식당과 유통·물류업계부터 어린이·노인 돌봄 서비스, 법률 회사, 회계 등 전문직 분야까지 기업들이 시니어 직원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답니다.

 

현재 미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65~74세 연령군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보다 각 주별로 5~10%씩 증가했어요. 다른 모든 연령군의 경제활동률이 감소하거나 정체 상태인 것과 대조돼요. 미국 인구통계국과 노동부는 65세 이상 노동 인구가 2020년 1,060만 명에서 2024년 1,300만 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해요.

 

미국에서는 팬데믹 이후 일에 대한 가치관이 급변해 서비스·제조업 등 전 분야에서 일할 사람이 크게 줄면서 극심한 구인난을 초래했어요. 노동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10~30대 MZ세대 사이에서는 ‘돈 받은 만큼만 일하고, 조직에 몸담되 개인적 시간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조용한 사직(Great Resignation)’ 바람이 일었죠. 기업들은 젊은 직원들의 잦은 퇴사와 이직, 근무 태만으로 생산성이 떨어지고 비용이 증가했다고 호소했어요.

 

반면 중장년층 직원들은 다른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20~30대 직원이 힘들다고 몇 달을 못 가 그만두는 자리에 50대 직원을 채용했더니 배우는 것은 조금 느리다 싶지만 친절하고 끈기 있어 계속 같이 일한다는 반응입니다. 9시 출근이면 8시 50분까지 오고, 맡은 일을 끝내야 퇴근하는 욜드 세대의 직업윤리가 환영받고 있는 것이죠.

 

대면 서비스직 업종에서는 기업이 시니어 직원 채용을 늘렸을 때 ‘노인을 꺼리는 나이 차별을 배격한다’거나 ‘다양성과 평등을 추구한다’는 공정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욜드 세대 상당수는 ‘사회가 여전히 나를 필요로 하고, 처지가 비슷한 이들이 많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요. 이에 따라 미국의 65~74세 노동 참가율은 1985년 10%에에서 현재 26.6%로 증가해 4명 중 1명은 직업을 갖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통계청의 조사 결과, 고령층 인구의 68.5%는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어요. 10년 전 조사에서 응답한 59,2%보다 9.3% 포인트 높아진 수치죠. 고령층이 계속 일하려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가 57.1%, '일하는 즐거움·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하고 싶어서’가 34.7%로 나타났습니다. 전년 보다 ‘생활비에 보탬이 되려고'라는 답변은 1.6% 포인트 소폭 줄어든 반면, ‘일하는 즐거움'은 1.5%포인트 늘었어요.

 

# 젊게 살려는 욜드 세대라면, 지켜야 할 5가지 건강 수칙

이렇게 젊게 살려는 욜드 세대는 건강을 챙기려는 의지도 남다른 데요. 청춘처럼 살아가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답니다. 욜드 세대를 꿈꾸는 중장년층이라면 바쁘더라도 체력의 바탕인 근육량을 늘리고 근력을 키우면서 건강을 관리해야 해요. 또 사회적 고립을 피하고 마음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다음 5가지 사항 중 자신에게 맞는 몇 가지만이라도 실천한다면 최소한 지금의 건강을 유지하며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어요.

 

욜드 세대라면 지켜야 할 5가지 건강 수칙

1. 평소 많이 움직이는 습관 갖기, 하루 50분 이상 운동하기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걷기, 고정식 자전거 타기, 수영을 추천해요 땀이 촉촉하게 나는 유산소 운동은 지방을 태워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하루에 밥 한 공기 열량인 250kcal를 소모할 정도가 좋아요. 평소보다 숨이 조금 더 차는 정도의 운동을 일주일에 5일, 하루 30분 이상 해야 해요.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2일 이상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어요.

 

2. 스트레스 줄이는 여유로운 마음 갖기

나이 들수록 화도 많아져요. 혈압이나 당뇨가 없어도 화를 많이 내면 심장병 위험이 세 배나 증가해요. 화가 나는 일이 있으면 누군가에게 솔직하게 얘기하거나 글로 써보세요. 무엇이든 긍정 요소를 찾아내면 스트레스는 잘 풀립니다. 명상과 요가, 댄스 등 평소 적용할 수 있는 자신만의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을 필요가 있어요.

 

3. 면역력을 위해 최소 8시간 잠자기

잠이 보약입니다. 수면은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요. 잠이 부족하면 면역 체계가 약화돼요. 잠을 자는 동안 멜라토닌이라는 면역 증강 물질이 분비되는데요. 새벽 2시 즈음이 가장 활성화돼요. 피로감이 쌓이면 우울증 같은 정신건강 합병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면역력도 떨어집니다. 8시간 이상 충분히 수면을 취하는 것은 신체 건강을 유지할 뿐 아니라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답니다.

 

4. 비타민 보충을 위해 과일을 통째로 섭취하기

영양소 파괴를 줄이기 위해 채소를 갈거나 즙을 짜는 방식보다는 통째로 먹는 것이 좋아요. 한 종류보다는 여러 가지 신선한 채소를 섞어 먹으면 다양한 비타민과 필수 미세영양소를 보충할 수 있답니다. 저온에서 살짝 데치면 질긴 채소를 부드럽게 하면서도 영양소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간편하게는 밥솥을 보온으로 해놓고 채소를 기호에 따라 10분에서 1시간 정도 넣어 두면 적당하게 익은 영양소 많은 채소를 섭취할 수 있습니다.

 

5.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15분 이상 햇볕 쬐기

우리 몸은 햇볕을 받으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해요. 비타민 D는 뼈를 튼튼하게 만들기 때문에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에 좋습니다. 최근에는 암, 당뇨병, 심장병 등 질병 위험과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 비타민 D가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답니다. 뼈 건강 유지는 나이를 먹을수록 중요한 숙제랍니다.

 

그동안 ‘다이내믹하고 활력 있는’ 같은 형용사가 주를 이뤘던 채용 공고가 이제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과거에는 고령층 증가가 재정적, 심리적 부담으로 인식됐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이들을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주목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요. 영화 ‘인턴’이 주는 교훈처럼 우리 사회의 여러 조직 안에서도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