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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컬러 픽쳐스, 마일즈 알드리지

이름만큼 각종 문화생활의 성지인 예술의 전당에는 언제 가도 볼 만한 전시와 공연이 가득합니다. 제가 예술의 전당을 찾은 이유는 바로 컬러의 제왕, 마일즈 알드리지의 사진전을 보기 위해서였어요. 올해 5월부터 시작한 이 전시는 벌써 이달 28일 마지막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한 장면같이 멋진 미쟝셴을 사진에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한 마일즈 알드리지의 사진전! 단순히 사진 몇 점 늘어놓고 읽을 만한 내용이 없는 그런 흔한 전시가 아니었어요. 그의 작품 세계와 적혀 있는 해석들을 읽는 재미까지 쏠쏠해서 더욱 좋았습니다. 요즘 전시에 필수인 포토존 역시 혼자 방문한 것을 후회하게 될 만큼 다양했는데요. 강렬하고 압도적인 색감을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마일즈 알드리지의 예술에 가까운 사진들을 함께 구경해 볼까요?

 

 

마일즈알드리지 사진전

(오디오가이드 有 3,000원)

• 전시일정 : 05.04 (수) – 08.28(일)

• 전시장소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티켓요금 : 성인20,000원 / 청소년 15,000원 / 어린이 12,000원

• https://booking.naver.com/booking/5/bizes/674124(온라인), 현장예매 가능

• 주차 3시간 4,000원 / 초과 시 15분당 1,000원

 

마일즈 알드리지 사진전의 티켓 비용은 성인 기준 유행하는 사진전의 가격들과 비교해서 저렴한 편은 아닙니다. 현장 티켓팅을 할 때에 할인이 가능한 다양한 혜택들을 안내해 주고 있어 꼼꼼히 확인해 보고 합리적으로 티켓을 구매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각종 총천연색의 컬러감과 다양한 포토존이 난무할 이 사진전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 폴라로이드 카메라 대여 서비스가 있었어요. 총 8매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비용은 40,000원이었습니다. 또 도슨트를 진행하지 않더라도 큐알코드를 통해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각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고요, 시간을 잘 맞추면 도슨트를 들을 수 있어요. 오디오 가이드는 3,000원에 제공되며, ‘큐피커’라는 어플을 통해 구매가 가능합니다.

 

입장하자마자 보이는 설치 미술. 이번 전시의 메인 컨셉인 CMYK 색채를 테마로 한 브라운관 티비와 아크릴 판넬로 꾸며진 조형물과 함께 전시가 시작해요. 화려한 색채가 전시의 주제인 만큼 CMYK 컬러가 다른 컬러들과 겹치며 만들어낸 다양한 색감의 작품들이 이어집니다. 이번 전시에서 마일즈 알드리지는 폴라로이드부터 아날로그 방식으로 인화한 스크린 프린트, 대형 C-print, 드로잉 등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낸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마일즈 알드리지는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상당히 유명한 현재까지 필름으로 작업하는 몇 안 되는 작가라고 합니다.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들이 본격적으로 소개되기에 앞서 1964년부터 마일즈 알드리지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이 연대기식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예술가는 태어날 때부터 차별적인 관점을 갖고 태어나는 걸까 혹은 후천적인 걸까 궁금했던 분이라면 아마 이 연대기적 설명에서도 오랜 시간 글을 읽는 데 집중하실 것 같습니다. 1964년 런던 출생의 그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무대 예술감독인 알란 알드리지의 아들로 어릴 때부터 수시로 집에 찾아온 존 레논, 엘튼 존과 같은 유명 인사들과도 스스럼없이 지냈습니다. 그래서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동생인 마가렛 공주와 결혼한 스노든 백작을 촬영하기도 했어요. 전설적 뮤지션들과 셀럽의 아우라를 남들보다 쉽고 다양하게 접하며 키운 예술적 감수성 역시 그의 작업물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겠죠?

 

화려한 경력만큼 문제가 있는 아버지의 여성편력은 훗날 알드리지와 그의 어머니에게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그로 인해 알드리지가 느낀 어머니에 대한 깊은 연민과 그리움은 그의 대다수의 작품 속 여성들에 그림자가 비춰져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앞으로 소개해 드릴 전시 중 Section 2. 히로인에서 아마 그 그림자를 조금 더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일즈 알드리지를 패션 사진작가의 길로 이끌어준 건 바로 그의 여자친구였다고 하는데요. 패션모델을 꿈꾸던 그의 여자친구는 보그 매거진에 보낼 사진을 알드리지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했고, 정작 보그에서는 모델이 아닌 그 모델을 찍은 사진작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라 앉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알드리지는 보그의 전속 패션 사진작가로서 칼 라거펠트, 조르지오 아르마니, 이브 생 로랑, 폴 스미스와 같은 세계 패션계의 기라성과 함께 일하며 화려한 삶을 시작했다고 해요.

 

마일즈 알드리지는 패션 사진에서 더 나아가 아날로그 필름 사진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작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패션 사진에서 예술 사진으로 방향을 전환했고, 디지털카메라보다는 아날로그 필름으로 그의 작품 세계의 정체성을 확립하며 또 한 번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고 있습니다. 알드리지의 소개와 함께, 본격적으로 8개 Section으로 구분된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요. 각 Section 별로 강렬하게 바뀌는 분위기와 특색 있는 포토존은 관람객을 지루할 틈 없이 만들어 줍니다. 마일즈 알드리지 컬러 픽쳐스의 대표 사진인 팝콘과 콜라를 들고 영화 관람 중인 여성의 작품 옆에 앉아 똑같이 콜라와 팝콘을 먹으며 인증샷을 남겨 보세요. 필요한 소품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답니다. 사진전의 시작을 여는 이 여인은 Section.1 Drama의 첫 번째 사진으로, 마일즈 알드리지가 그간 영감을 받은 영화의 감독들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라고 해요. 갑자기 왜 영화 이야기가 나오나 싶으시죠?

 

#Section1. DRAMA 드라마

마일즈 알드리지는 한때 영화감독을 꿈꿨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는데요. 그래서인지 그의 사진들을 들여다보면 영화의 한 장면을 포착한 듯한 팝한 사진들을 자주 볼 수 있어요. 흔히들 영화에서 ‘미장센’이라는 단어를 “이 영화 미장센이 너무 인상적이다, 아름답다”와 같이 활용하곤 하는데 각 영화의 화면 연출을 뜻하는 단어로 연출가가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작업을 나타내듯 마일즈 알드리지는 작품 속에는 이런 영화적 감수성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사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치 1960-70년대 흑백영화의 한 장면 같은 순간들을 포착해 컬러 영화로 찍어낸 것처럼 영화적 서사를 가득 담아 찍어낸 마일즈 알드리지 사진 특유의 레트로한 분위기와 빈티지한 인테리어 들을 볼 수 있는 Section이에요.

 

스크린 프린트 방식으로 작업한 두 점의 작품이에요. 판화나 인쇄 기법의 하나로 ‘실크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작업 방식입니다. 아날로그적인 인화 방식 중 하나로 다양한 재질과 모양에 인화가 가능하고, 색채가 선명하다는 장점이 있는 방식이죠. 가까이에서 보면 사진과 같이 점을 찍어 미세한 모자이크 기법처럼 보이는 ‘망점’들이 보이는데요. 이는 일부로 작가가 옛 초기 인쇄물에서 볼 수 있었던 인쇄 효과를 보여주기 위해 재현해낸 효과라고 합니다.

 

#Section2. Heroine 히로인

어린 시절, 여성 편력이 심한 아버지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은 마일즈와 어머니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요. 그래서 마일즈의 작품 중 등장하는 여성의 이미지들에서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연민과 그리움, 동시에 어머니란 히로인들에게 던지는 찬사와 경외의 마음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그와 함께 어린 시절 그의 기억 탓일까요? 가만히 보다 보면 진정한 가정의 행복에 대해 던지는 의문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성모 마리아의 후광과 같이 모델의 머리 뒤로 동그랗게 배치된 꽃병과 백색의 인테리어는 모성애의 신성함을 표현하고 있는데요. 모든 사진의 평화로워 보이는 아이와 어머니의 사진들 속 어딘가 이질적인 표정들에 집중해 보세요.

 

편안한 느낌을 주는 대표적인 컬러 green을 작품 전반에 배치했지만 뭔가 서로 상대가 할 법한 행동을 하고 있는 어색한 장면도 연출되고 있었습니다. 모순적인 인물들의 표현은 계속해서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에 의문을 던지고 있어요. 마일즈 알드리지의 사진들 속 어머니들은 과시적인 것들과 평온해 보이는 무언가로 표현하는 모성애에 가려진 가정의 불행한 가정사를 은유적으로 담아내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Section3. Thriller 스릴러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도록 유령의 집처럼 늘어진 흰 커튼이 이 Section의 초반부를 맞이하는데요. 마일즈 알드리지는 컬러의 제왕이라는 수식어에 알맞게 비비드한 톤뿐 아니라 어두운 톤도 특유의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곤 했습니다.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 색을 반영한 듯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치밀한 공간 연출이 더욱 눈에 띄는 Section이었는데요. 대부분 무표정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그의 다른 Section에 있는 작품들과는 달리 스릴러 Section에서는 신비롭고 서늘한 긴장감을 조성하는 눈빛들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딘가 스산하지만 오묘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자아내는 스릴러 Section의 작품들. 마일즈 알드리지 사진전은 특히 중간 중간 무대 요소들을 과하지 않게 배치해 두어 이 작품이 풍겨야 하는 분위기라거나 감정들을 작가가 의도한 방향대로 느낄 수 있도록 길잡이를 하는 것 같이 느껴지지 않나요? 웨딩드레스를 입고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채 한 고택의 계단에 서있는 듯한 신부에게서 화사함보다는 으스스 한 유령 신부 같은 적막감을 느끼게 합니다. 작품의 뒷면에 빛을 두어 네온 사인을 연상시키게 하고 그 앞에 네온 빛을 벽에 쏘고 있는 것처럼요

 

#Section4. G-rated 전체관람가

전체관람가라고 이름 붙은 네 번째 공간은 아이들이 좋아할 것만 같은 브릭으로 꾸며진 세트장이 펼쳐집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일즈 알드리지의 인증샷을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가장 많이 등장했던 바로 그 스팟이 이 Section인데요. 전시된 작품들은 로함과 팝한 느낌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어요.

 

이 공간은 다른 작품과는 달리 소품들을 손에 쥐고 연출하기도 하고 직접 만져볼 수도 있는 세트장이에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간 듯한 이 공간에서 인증샷을 찍으며 상당히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브릭으로 만들어진 싱크대 위에 놓인 하인즈 케찹과 브릭으로 만들어진 냉장고 위에 쌓인 피자박스라거나, 현실과 상상을 넘나드는 것 같은 연출이지 않나요? 이 구조물은 친환경 젖병 소재로 제작된 조립식 브릭으로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들을 모티브로 제작되어 같은 구도로 사진 촬영을 하거나 준비된 소품들을 자유롭게 활용해 작품 속의 모델이 되어볼 수도 있게 연출되어 있었습니다. 배경과 대비되는 흰 컬러의 옷이나 전시의 전반적인 느낌을 끌고 가튼 키치하고 팝한 요소들을 가미한 힙한 스타일링을 해도 만족스러운 사진이 나올 것 같더라고요.

 

가만히 보다 보면, 이렇게 스탬프 투어라는 엽서가 하나 보이는데요. 구석구석 숨어 있는 스탬프들 8개를 모두 찍고 SNS 인증샷을 올리면 전시장 로비의 아트샵에서 굿즈로 제작된 작은 노트를 하나 준다고 합니다. 스탬프 디자인은 작품을 본떠서 만들어진 거라 콕콕 찍는 재미가 있어 8개의 스탬프가 어디에 숨어 있는지 전시장 곳곳을 더 찾게 되더라고요. 스탬프는 section 4의 브릭에서 첫 번째 스탬프가 등장해서 section 6의 하이틴에서 7번째 스탬프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 1개의 스탬프가 없어도 놓친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마지막 스탬프는 마지막 Section에서 찍을 수 있어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공간들이 바로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 속에서 등장하죠? 바로 이 주방의 공간들을 구조물처럼 만들어 둔 것인데요. Section 4의 공간에서는 집에서 생활하는 여성의 여러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볼 수 있습니다. 언뜻 보면 가족영화의 한 장면 같지만, 반대되는 모델들의 무심한 표정은 집에서 생활하는 여성들의 씁쓸한 달콤함을 표현했다고 해요.

 

Section5. Fantasy 판타지

서양 미술사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은 마일즈 알드리지의 작품 공간이에요. 앞선 팝한 느낌의 작품들과는 달리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지닌 사진들이 강렬한 인상을 자아냅니다. 이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은 주로 패션 잡지 화보로 촬영되었던 사진들이라고 해요. 드라마 ‘왕좌의 게임’ 속 배우 메이지 윌리엄스와 소피 터너의 사진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소설 속 비운의 주인공, 명화에서 걸어 나온 듯한 인물과 반짝이는 장신구로 치장한 여신까지. 컬러풀한 배경과 판타지 세계의 몽환적인 느낌을 느껴보실 수 있어요. 특히 우측 하단의 성모마리아를 표현한 촬영작은 장 폴 고티에의 2007년 오뜨꾸뛰르 컬렉션을 촬영한 것으로 화려한 의상과 몽환적인 모습이 판타지적 느낌을 제대로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사진은 2016년 DDP에서 진행된 장 폴 고티에 展의 포스터로도 사용된 작품이에요.

 

온통 강렬한 붉은 컬러가 배경을 장악해서 그런가 작품들의 명도가 한눈에 인상 깊게 들어오는 공간이었어요. 특히 매력적이었던 포인트 중 하나는 사진 액자 밖의 공간에도 사진과 이어진 것 같이, 덩굴덩 피어 있다거나, 포커가 흩어져서 벽에 붙어 있다거나 하는 연출 요소들이었습니다. 덕분에 작품이 살아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고 해야 할까요?

 

마일즈 알드리지의 연출력이 폭발했던 작품들이 가득한 판타지 섹션. 저는 개인적으로 총 8개의 Section 중 이 판타지의 작품들이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Section 4에서부터 등장한 스탬프 투어는 Section 5에서도 계속됩니다. 곳곳에 숨어 있는 스탬프 존을 놓치지 마세요!

 

#Section6. TEEN 하이틴

1980-90년대 흔히 볼 수 있던 롤러스케이트장의 모습으로 연출된 6번째 Section, 하이틴은 반짝이는 네온사인과 솜사탕 같은 캔디컬러를 사용해 레트로한 감성을 물씬 자아냈어요. 선명하지만 비비드컬러보다는 투명감이 강조된 파스텔톤에 가까운 캔디컬러는 낮으로, 강렬한 네온사인 컬러는 밤으로 Section을 낮과 밤으로 구분해서 연출했다고 합니다.

 

촌스러움과 세련됨의 경계선은 한끝 차이잖아요? 패션 사진작가로 일하던 시절에도 마일즈 알드리지는 유행에 따르는 옷이나 헤어스타일에 관심이 크게 있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에 언제 보아도 촌스럽지 않고 세련될 수 있는 스타일링과 사진 촬영 방식을 지향했습니다. 그 결과 그가 찍은 사진들은 언제 보아도 촌스럽지 않은 레트로풍의 작품들이 가득했어요.

 

하이틴 Section의 공간에 연출된 당구대와 어린이의 방같이 꾸며진 공간. 이곳 역시도 자유롭게 큣대를 들고, 포켓볼을 하는 척하며, 멋진 연출샷을 찍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Section7. DOCUMENTARY 다큐멘터리

 

공간 중앙에는 마일즈 알드리지와의 인테리어 영상이 상영되고 있어요. 작업 과정, 영화의 스케치 과정 대신 활용했던 폴라로이드 작품들과 같이 그의 스튜디오를 재현해낸 공간입니다. 높게 쌓여 있는 사진 보관함과 그가 얼마나 치밀하게 무대 연출에 신경 쓰는지를 보여주는지에 대해 엿볼 수 있었어요.

 

마일즈 알드리지는 본 촬영에 들어가기 전, 구도나 빛의 움직임을 포착하기 위해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먼저 촬영을 한다고 합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아닌 필름 카메라로 작업을 하므로 사전에 필름을 아끼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폴라로이드는 그 한 장의 존재만으로도 영화를 제작할 때의 여느 스토리보드, 스케치 역할을 이로써 대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일즈 알드리지만의 치밀한 작업 방식이죠.

 

마일즈 알드리지에게 찍힌 다양한 유명 인사들의 모습이에요. 예술가 아브라모비치, 영화감독이자 자본가, 프로듀서를 겸하는 데이빗 런치,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건축가 자하 하디드 등 세계 유명 인사들의 편안한 모습의 사진들이 마지막에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이 유명 인사들을 찍을 때면 그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함께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공간까지가 전체 관람이 가능한 7번째 Section입니다. 마지막 8번째 Section은 성인 전용 관람 가능 공간으로, 미성년자는 여기까지만 관람이 가능해요.

 

#Section8. R-rated 청소년 관람 불가

마일즈 알드리지 특유의 몽환적이고 정교한 연출을 통해 고전미 가득한 그리스 신화 속 여신상부터 풍자와 해학의 대부 마우리치오 카탈란과 콜라보 한 작품 등이 전시된 제 8 Section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성인만 입장이 가능한 공간인데요. 마일즈 알드리지 전시는 퇴장 후 재입장이 불가능해요. 별도의 전시관으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1~7 Section의 작품 중 다시 보고 싶은 게 있다면 꼭 다시 한번 쑥 들러보고 8 Section으로 이동하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스탬프 투어의 도장 8개 중 마지막 1개 도장은 전시실 밖에 위치해 있습니다. 바로 모든 관람을 끝내고, 인증샷을 올린 것을 확인받은 후에 찍어주는데요. 이 스탬프투어 종이를 들고 아트샵에 입장하면 굿즈로 교환해 준답니다. 조금 더 자세한 마일즈 알드리지의 이야기는 직접 방문하셔서 오디오 가이드나 도슨트를 함께 들으며 작품과 함께 보시는 것도 상당히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즐거운 전시였는데요. 이 전시는 8월 28일까지만 하고 종료되니 궁금하셨던 분은 놓치지 말고 다녀오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