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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삼복! 근데 꼭 삼계탕을 먹어야 할까?

점점 여름이 더욱 무더워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더운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뜨겁고 맑은 국물인 삼계탕을 챙겨 먹곤 했습니다. 하지 후 셋째 경일을 초복, 넷째 경일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복이라고 합니다. 1년의 가장 더운 날이라는 삼복 날, 보양식을 챙겨 먹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삼복의 유래와 삼계탕을 주로 먹는 이유, 그리고 복날에 먹으면 좋은 음식들을 추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삼복의 유래

삼복의 유래는 고대 중국 진, 한나라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를 보면 ‘사기에 이르기를 진덕공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사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를 방지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해충을 물리치기 위한 주술행위의 일환으로 개를 잡았고, 삼복일을 그 날로 잡아 액운을 막은 거예요.

 

그 이후 삼복날에는 더위를 잊기 위한 다양한 활동이 펼쳐졌습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임금이 삼복날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얼음을 하사하곤 했으며 저잣거리에서는 계곡물에 머리를 감거나 목욕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물 맞는다’라고 했어요. 복날은 한 해 농사의 풍흉을 예측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복날의 무더운 날씨가 벼를 빨리 자라게 만들어서 복날 마다 벼가 한 살씩 나이를 먹는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어요. 복날이 되면 떡과 전을 장만해 논에서 제사를 지내기도 했습니다. 복날에 내리는 비는 지역마다 조금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전남에서는 삼복에 내리는 비를 삼복비, 혹은 농사비라고 부르며 풍년을 의미하는 징조로 여겼습니다. 반면 충북 보은에서는 삼복비가 대추에 안 좋다고 하여 흉년을 의미하는 징조로 여겼어요.

 

# 삼계탕을 주로 먹는 이유

삼계탕의 역사는 길지 않아요. 복날에 삼계탕을 먹는 문화도 60년대 이후에 와서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요. 과거 조선시대에서 복날에 서민들은 주로 개고기를 넣은 개장국(보신탕)을 즐겨 먹었고, 양반들은 개고기 대신 쇠고기를 넣은 육개장을 즐겨 먹었다고 알려져 있어요. 단, 삼계탕의 원형으로 보는 닭백숙은 조선시대에도 이미 존재하였고, 특히 고기가 귀했던 시절 그나마 흔한 닭고기를 이용하여 널리 섭취하였던 고기 요리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삼계탕의 시작은 일제 강점기 시절 여러 부자 집들이 닭백숙이나 닭 국에 백삼 가루를 넣어 만들면서 시작되었고, 이것이 1940년대 후반에서 이를 식당에 파는 경우가 늘어났어요. 그리고 1950년대 전후로 계삼탕이라는 별개의 요리로 정착이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인삼가루를 사용하였으나 1960년대 이후에 냉장고의 보급으로 인삼의 장기 보존화가 가능해지면서 인삼 말린 것을 넣는 것으로 바뀌었어요. 1960년대 즈음부터 현재까지 개장국을 밀어내고 복날 음식의 중심이 되는 요리가 되었지요.

 

동의보감에서는 닭고기의 따뜻한 성질로 여름철의 날씨에 비해 안이 차가워 위장기능이 약해지고 기력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해요. 삼계탕에 닭과 함께 들어가는 인삼 역시 열을 내는 음식으로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주는 효과가 있어요. 원래 삼계탕은 계삼탕으로 불렸으며, 그 뜻은 삼보다 닭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예전에는 닭이 몸에 좋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알 수 있어요. 삼계탕은 그와 반대로 닭보다 삼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오늘날처럼 산삼, 인삼 등을 몸에 좋은 음식으로 손꼽히는 것을 보면 왜 단어가 조금 바뀌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은 예로부터 꾸준한 관심사였어요.

 

# 그 외 복날 음식 추천

- 장어

장어에는 비타민A, 비타민B, 칼슘, 인, 철분 등 여러 영양소가 풍부합니다. 특히 장어에 풍부한 단백질과 비타민A는 더위로 잃은 에너지를 다시 재생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여름철 즐겨 먹는 보양식이에요.

 

- 연포탕

시원한 맛이 일품인 낙지 연포탕! 낙지 한 마리 효능은 인삼 1근과 같다고 해요. 연포탕에는 철분과 아미노산은 물론 단백질, 비타민B2, 철분까지 풍부해 빈혈 예방과 체력 보충에 탁월합니다.

 

- 설렁탕

설렁탕은 설렁설렁 오래 끓여 만들었다는 설도 있고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선농단에서 남은 제사 고기를 끓였다고 하여 선농탕에서 이름이 변했다는 설도 있는 음식입니다. 국이 뽀얗게 될 때까지 살과 뼈를 푹 끓여서 먹는 설렁탕은 10시간 이상 끓여 살코기와 뼈에서 가용 성분이 우러나와 유백색의 콜로이드성 용액 상태를 이루는 고단백 음식이에요. 뽀얀 국물에는 아미노산, 칼슘 마그네슘이 풍부해 눈의 각막과 관절에 조으며 피부 보습에 좋은 성분이 있고 복날에 섭취하면 열량 보충에 좋다고 합니다.

 

- 팥죽

동지에만 먹는 줄 알았던 팥죽이 복날 음식이라니 조금 생소하실 수 있어요. 팥죽은 한국 역사에서 제일 오래된 복날 음식입니다. 1811년 순조 시절 기록된 ‘동사록’에 따르면 초복에 일행에게 팥죽을 먹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또한 붉은빛이 귀신을 내쫓는다는 속설도 있어 사람의 기운이 제일 허한 복날에 팥죽을 먹어 악귀를 쫓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먹었다고 해요.

 

올해 초복은 7월 16일 입니다. 초복에서 말복까지 20일이 걸리는데, 해에 따라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는 경우가 있어요. 바로 2022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올해 삼복 때는 어떤 보양식을 드실 건가요? 삼복 잘 챙기시고 무더운 여름을 잘 보내시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