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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호 바리스타의 커피공장과 바다 뷰 맛집 강릉 커피거리!

“커피 한잔할래요?”라는 말은 이제 가장 흔한 인사말이 되었어요. 동네 어디를 가도 원두커피를 내놓는 카페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죠. 2021년 우리나라 커피 수입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2020년 보다 무려 24.2% 늘어났다고 해요. 커피가 대중화된 과정을 따라가 보면 1980-1990년대 우리나라 1세대 바리스타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지긋한 연륜이 쌓인 우리나라 1호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은 지금도 현역 바리스타로 원두커피의 풍미를 전하고 있어요. 커피의 메카로 자리 잡은 강릉으로 여러분을 안내하겠습니다:)

 

#대한민국 1호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

▲대한민국 1호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 (출처: 보헤미안 로스터리 박이추 커피공장 홈페이지)

박이추 선생은 1949년 일본 규슈에서 태어났어요. 원래 유토피아 같은 농장을 만들고 싶었다고 해요. 임금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한 농장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면서 일하고 교육받으며 자식을 기르는 형태입니다. 이런 협동농장을 한국에 만들어 보고 싶은 꿈을 갖고 있었어요.

 

그는 스물네 살에 한국에 와서 젖소 농장을 운영했습니다. 농장 일이 잘 풀리지 않아 힘들어하다가 우연히 도시로 나가게 됐죠.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어 기술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답니다.

 

삼십 대 후반 어느 날, 도쿄에서 마신 커피의 향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어요. 1986년 도쿄에 있는 ‘중앙 커피 주식회사’와 이듬해 커피전문학교 ‘킷사텐’에서 커피를 공부했습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부터 커피 수입 자율화가 시작되는데요. 박이추 선생은 한국으로 건너와 1988년 혜화동에 150종의 원두커피를 갖춘 ‘가배 보헤미안’을 열었습니다.

 

‘보헤미안’은 일본에서 커피를 가르쳐 준 스승 중 한 분이 권해준 이름이에요. 박이추 선생이 일본에서 태어나서 농장 운영을 해보겠다고 한국과 일본을 오간 과정과, 커피를 위해 또다시 두 나라를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서울에서 가게를 열면 ‘보헤미안’이란 이름을 붙이라고 했다는 것이죠.

 

이때부터 ‘다방커피’로 불리던 믹스커피가 대세이던 한국에서도 원두를 볶아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진정한 커피 맛이 전파되기 시작했어요.

 

일흔을 넘긴 박이추 선생은 지금도 직접 원두를 볶고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립니다. 손목 통증으로 영업시간을 줄이면서도 로스팅과 드립만은 다른 사람 손에 맡기지 않는답니다.

 

#사천 해변 카페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

박이추 선생은 혜화동 '가배 보헤미안'에서 커피에 집중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기술보다는 커피를 대하는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해요. 주변에는 오히려 기술이나 노하우만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죠. 연락도 없이 불쑥 찾아와서 기다리는 사람이 계속 늘자 인내도 바닥을 드러냈답니다.

 

사람 없는 곳에 가고 싶었는데 그때 생각난 곳이 한적한 동해였습니다.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죠. 2000년 무작정 소금강 근처 진고개와 경포대로 자리를 옮겼다가 2004년 지금의 강릉 연곡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강릉에 터를 잡은 카페 ‘보헤미안’은 박이추 선생이 직접 손 흘림으로 내리는 핸드드립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강릉에는 ‘박이추의 보헤미안’이 세 곳이 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사천 해변의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과 ‘보헤미안 경포’, 그리고 ‘보헤미안 영진’ 펜션입니다.

 

사천 해변 앞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은 세 곳 중 가장 규모가 커요. 3층 건물의 카페와 로스팅 공장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커피 로스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고, 1층 커피 바에서는 고노나 칼리타 드리퍼에 바리스타들이 핸드드립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에는 명품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도 찾아볼 수 있고, 바 뒤로는 각양각색의 예쁜 커피잔과 자르에 품위 있게 담긴 원두가 진열되어 있어 커피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답니다.

 

‘보헤미안 로스터즈 박이추 커피공장’과 ‘보헤미안 경포’는 젊은 로스터와 젊은 바리스타들이 트렌디 한 커피를 판매해요. 로스팅 정도도 가볍게 볶아 생두가 가진 본연의 맛을 잘 살리고 있는 곳입니다.

 

반면 ‘보헤미안 영진’ 펜션은 박이추 선생이 직접 커피를 볶고 손님 주문 하나하나에 손수 커피를 내려주는 곳으로 커피를 제대로 알고자 하는 마니아들의 걸음이 이어지고 있어요.

 

입구에는 박이추 선생의 문구가 눈에 띈답니다. 직원들이 커피를 준비하고 “선생님 준비되었습니다.”라고 하면 로스팅 실에서 박이추 선생이 나와 주방으로 가요. 박이추 선생의 드립은 물줄기가 꽤 굵은 편입니다. 그러나 일정한 굵기와 속도 그리고 방향으로 커피 가루에 물을 주죠.

 

이곳의 커피는 대체로 강배 전으로 핸드드립으로 내려도 쌉싸름한 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박이추 선생은 오히려 커피 한 잔 한 잔에 더 정성을 들이려고 노력했어요. 많은 커피를 내리는 것보다 한 사람을 위한 한 잔의 커피를 소중히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카페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지만 박이추 선생은 커피에 집중해서 손님들이 커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그는 커피를 즐기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다고 단언하죠. 맛있게 먹으려 하거나 내리려 하는 순간 ‘욕심’이라는 양념이 커피 한 잔을 망칠 수 있답니다. 몸에서 힘을 빼고 커피가 주는 대화에 집중하라고 합니다. 결국 기억하는 것은 그 커피를 통해 남는 감성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희는 커피를 건네받아 즐기면 된답니다.

 

박이추 선생의 말처럼 커피에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커피를 친구처럼 대하는 마음이 있을 때 커피 한 잔이 우리에게 베푸는 행복의 깊이도 진해지겠죠?

 

​"난 언제나 향이 좋은 커피를
마시는 것을 잊지 않는다.
고귀한 불굴의 노력이 생각난다.
만약, 당신의 이해력이 둔해진다면
커피를 마시세요.
커피는 지적 음료입니다."

-박이추-

 

 

 

#커피 메카가 된 안목 해변 ‘강릉커피거리’

대한민국 1호 바리스타 박이추 선생이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커피를 만들겠다"라며 2000년 혜화동에서 강릉으로 카페 ‘보헤미안’ 터를 옮긴 이후, 강릉에는 그를 따라와 커피를 배우려는 후배들과 커피 맛을 제대로 즐기려는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어요. 2002년에는 고향이 강릉인 테라로사 김용덕 대표가 강릉에 터를 잡고 커피공장을 열었습니다.

 

하나 둘 강릉에 내려온 이름난 커피 명인들은 카페만 차린 것이 아니라 커피교육 과정을 통해 시민들에게 커피 문화의 씨를 뿌리며 커피 도시로의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강릉 일대에는 카페들이 늘어나고 최초의 커피 박물관이 들어섰으며, 2009년부터 매년 10월이면 커피 축제도 열려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강릉선 KTX와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 수도권과 강원 동해안 지역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해변에는 카페들이 대거 문을 열었습니다.

 

횟집 몇 개가 고작이던 강릉 안목 해변 카페거리 500m 거리에는 이제 300개가 넘는 카페가 줄지어 있답니다. 그 숫자나 다양성 면에서 비교할 곳이 없어요. 지금은 전국에서 유일한 ‘커피거리’의 이름을 얻으며 강릉의 필수 명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안목 해변 외에도 강릉의 해안에는 수많은 카페들이 있어요. 안목 해변의 남쪽 남항진 해변에서부터 북쪽으로 경포 해변, 사천 해변을 거쳐 연곡 해변에 이르기까지 구석구석 이름난 카페들이 숨어 있답니다. 인구 1만 명당 커피전문점 수로 보면 전국 평균 14개와 비교해 강릉은 25개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에요.

 

▲산토리니

안목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산토리니'는 강릉 커피거리의 1세대 카페에요. 그리스 산토리니를 연상케 하는 새하얀 건물이 인상적입니다. 미슐랭 가이드 블루리본 서베이에 9년 연속 선정됐고, 스페셜티 전문으로 핸드드립과 에스프레소 베리에이션이 유명하답니다. 에스프레소와 핸드드립 음료 종류가 많아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어요.

 

▲키크러스

'키크러스'는 다른 카페들 보다 두 시간 빠른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동해 일출을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서쪽 채광도 좋아서 해 질 녘에도 최고! 베이커리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다양한 빵 종류와 타르트, 케이크가 준비되어 있어요. 특히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연탄 빵’이에요.

 

▲보사노바와 커피 아메리카

'보사노바'는 캐노피가 드리워진 루프탑의 좌식 야외 테라스가 유명해요. 좌식 룸도 두 개 있어서 안방처럼 쉬어갈 수도 있답니다. 무엇보다 스페셜티 전문 로스터리 카페로 커피 맛이 소문난 안목 해변 대표 카페 중 하나입니다.

 

'커피 아메리카'는 해변과 가깝고 통유리가 넓어 안목 해변에서 바다 경치가 가장 좋은 카페로 손꼽혀요.

 

또 '엘빈'은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제 케이크와 타르트가 유명합니다. 청포도, 딸기 등을 이용한 과일 타르트와 치즈케이크가 가장 인기 있어요.

 

#사천 해변 ‘박이추 커피공장’과 안목 해변 ‘강릉커피거리’ 방문 팁

서울 강남역 기준으로 210km 정도 떨어져 있는 사천 해변 ‘보헤미안 로스터리 박이추 커피공장’은 차로는 영동 고속도로나 서울-양양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에서 3시간이 채 걸리지 않아요.

 

‘보헤미안 로스터리 박이추 커피공장’에서 안목 해변 ‘강릉커피거리’까지는 해안로를 따라 12km 거리로 차로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답니다.

 

사천 해변의 ‘보헤미안 로스터리 박이추 커피공장’에서 박이추 선생이 손수 내려주는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월요일에서 수요일에는 오후 시간에, 목요일에서 일요일에는 저녁시간에 방문해야 해요. 나머지 시간에는 ‘보헤미안 영진’에 계시기 때문에 사전에 문의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헤미안 로스터리 박이추 커피공장
-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해안로 1107
- 이용 시간: 월-금: 09:00~20:00/주말. 공휴일 09:00~19:00
- 주차 무료
- 문의 : 033-642-6688

보헤미안 영진 펜션
- 강원도 강릉시 연곡면 홍질목길 55-11
- 이용 시간 : 목/금: 09:00~17:00 / 토/일 08:00~17:00
- 문의 : 033-662-5365

보헤미안 경포
- 강원도 강릉시 수리골길 121-4
- 이용 시간 : 08:00~21:00
- 문의 : 033-646-5365

안목 해변 강릉커피거리
-주소:강원 강릉시 창해로14번길 20-1

 

최근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여름이 다가오면서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강원도 강릉은 일출 명소로 유명한 정동진, 야경이 아름다운 경포대 등 대표 여행 코스로 손꼽히는 곳이죠. 그중에서도 길이 500m, 2만㎡의 백사장이 있는 안목 해변은 가족단위 피서객이 즐기기 좋은 곳이에요. 이번 주말 커피향 짙은 강릉으로 색다른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