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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 스며드는 아름다운 고창 여행지 추천,마음이 머무는 고창 선운사

줄포만을 사이에 두고 변산반도와 마주 보고 있는 전라북도 고창군은 서해와 닿아있어 너른 갯벌을 즐길 수 있으면서도 내장산 국립공원, 선운산 도립공원을 비롯해 내륙의 다양한 볼거리를 품고 있어요. 고창군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 보존지역’으로 등재될 만큼 아름답고 때 묻지 않은 환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특히 4월과 5월은 따스해진 날씨 속에 봄꽃과 신록의 푸르름이 어우러져 오감을 자극하는데요. 연둣빛 도솔천과 붉은 동백으로 물든 선운사와 인근의 노란 유채꽃밭, 파란 청보리밭까지 색감 넘치는 고창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고창 선운사, 아늑한 연둣빛 숲과 붉은 동백

고창 도솔산에 선운사가 처음 창건된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554~597년 재위한 백제 위덕왕의 즉위 초라고 추정하고 있어요.

 

선운사(禪雲寺)는 검단 선사가 ‘노을에 깃들고 구름에 머무르면서 참선 수도하여 선정의 경지를 얻고 모든 번뇌를 타파하는 절’이라는 의미에서 이름 지었습니다. 선사가 도적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새 삶을 살게 했고, 그들은 선사에게 소금을 바치며 ‘보은염(報恩鹽)’이라 불렀다고 해요.

 

이처럼 선운사는 자신의 잘못을 참회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우리나라 최고의 지장 신앙 도량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지장보살이 삼장(三藏) 보살로 분화하여 지옥, 인간, 천상의 중생을 구제하는 사찰로 유명해요.

 

▲ 선운사 진입로 천변에서 볼 수 있는 송악

낮은 구릉을 달리던 찻길에서 선운사 집입로로 꺾어 들어가면 우람한 산자락을 바짝 옆에 끼고 있는 송악을 볼 수 있는데요. 바다에 가까운 내륙 풍경이 대부분 그렇듯이 지맥이 바다로 빠지기 전에 마지막 용틀임을 하면서 생긴 형상이 송악이랍니다. 바다와 마주한 산은 때론 절묘하고 때론 괴이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선운사를 오르는 길은 원만하게 흐르는 도솔천을 따라가다 보면 나와요. 느지막한 오후, 인적은 드물고 물오른 연둣빛 숲이 눈부셨답니다.

 

봄비가 내려 불어난 냇물 소리를 듣는 동안, '연두'라는 색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제 피부에도 나무처럼 엽록소가 생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옛 기록에는 선운사가 화려하지도 작지도 않은 조용한 절집의 아늑한 정취가 살아있다고 쓰여 있지만, 지금은 절 마당을 넓혀 맞은편 산자락까지 시원하게 내다볼 수 있습니다.

 

▲ 세 칸짜리 당우였던 정와(靜窩)를 개수한 관음전

조촐한 세 칸짜리 정와(靜窩)는 '조용한 작은 집'이라는 뜻에 걸맞은 사랑스러운 당우였는데요. 지금은 관음전으로 개수해 놓았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원교 이광사가 힘과 기교를 다해 쓴 '정와' 현판이 있어요.

 

▲ 대웅전 뒤편 동백 숲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있는 대웅전 뒤편에는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자리한 동백 숲이 있습니다. 이 동백 숲은 천연기념물 184호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노목의 기품을 자랑합니다. 수령은 대략 500년으로 잡고 있어요.

 

선운사 동백꽃은 동백나무 자생지의 북방한계선상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4월에 들어서야 절정을 이룬다고 해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님은 반쯤 져갈 때 동백꽃이 보기 좋다고 했는데요. 떨어진 동백꽃이 검붉게 빛바랜 채 깔려 있고, 밝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는 이파리 사이사이로 붉은 동백꽃 송이들이 얼굴을 내밀고 있는 모습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도솔천을 끼고 다시 연둣빛 숲을 지나 송악 근처까지 내려오면 토산물 매장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여기서는 복분자 음료가 특히 눈에 띄었는데요. 고창군은 2004년 복분자 산업특구로 지정됐고 지리적 표시제에 등록하는 등 고품질 복분자를 생산하는 대표 지방자치단체로 입지를 굳히고 있어요. 시간이 되신다면 여러분도 고창 할머니들이 갈아 만든 복분자 음료를 한 잔 드셔보세요! 인심이 좋으셔서 잔 가득 부어주신답니다:)

 

#고창 유채밭 청보리밭의 노랑비 파랑 바람

선운사에서 나와 시계 반대 방향으로 22번 국도를 타고 가면, 축구장 1,909개 면적인 유채밭을 볼 수 있어요. 끝없이 노오란 꽃이 피어 있답니다. 고창의 유채는 단일 재배 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경관보전 직불제 사업의 일환으로 재배되는 '2022년 경관지구 조성 사업'은 지역별 특색 있는 경관지구 1,800㏊를 조성하고 있어요.

 

 

고창의 유채꽃은 심원, 상하, 해리 등 해안가에 피어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유채꽃이 쪽빛 서해바다와 기막히게 어우러진답니다. 탁 트인 바다와 지역 대부분이 구릉지로 이뤄져 있어서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운 지형을 갖추고 있는데요. 여기에 경관 작목을 재배하니 시각적인 측면에서 빼어난 경치를 자랑할 수밖에 없답니다.

 

 

▲ 학원농장의 드라마 <도깨비> 촬영 장소

 

선운사에서 유채밭을 끼고 남쪽으로 30여 분 정도 가면 공음면에 학원농장이 있어요. 100만㎡의 드넓은 구릉에 봄에는 청보리밭,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이 구름이 내려앉은 듯 새하얗게 피어나는데요. 흐드러지게 핀 메밀꽃밭이 생각나는 드라마 <도깨비>의 낭만적인 사랑이 바로 이곳 학원농장에서 그려졌답니다.

 

 

 

‘보리의 고장’ 고창에서는 18년째 매년 4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한 달 동안 청보리 밭 축제가 열리고 있어요. 2003년 처음 개최한 이래 해마다 각지에서 50여만 명이 방문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2022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 생태관광축제 부문에서 대표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해요.

 

확 트인 넓은 청보리밭 사이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한 시간 정도 산책할 수 있는 탐방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학원농장에서는 ‘보리밭 사잇길 걷기’, ‘보리밭 속 음악 감상’, ‘보리피리 만들기’ 등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있어요.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가득한 보리밭 사이를 거니는 동안 몸속까지 파랗게 물든 것 같이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고창 선운사, 유채밭 청보리밭 방문 팁

서울 강남역 기준으로 3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사는 차로는 서울에서 3시간, KTX 광주송정역에서 50분, KTX 정읍역에서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선운사에서 학원농장 청보리밭까지는 30km 거리로 차 타고 22번 국도를 따라 노란 유채밭을 보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우회하면 35분 정도 걸린답니다.

 

선운사의 봄은 동백꽃과 벚꽃, 여름은 시원한 계곡, 가을은 꽃무릇, 겨울은 설경으로 사계가 모두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선운사를 둘러싼 선운산은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과 심원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수림과 계곡, 사찰과 많은 문화재가 있어 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어요. 본래 도솔산이라고 불리었으나 백제 때 선운사가 창건되면서 선운산이라 널리 불리고 있습니다.

 

선운산에 조성된 ‘선운산 생태숲’은 선운산에 자생하는 고유 수종 보호 및 생태계 보존과 자연적 천이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총면적 53만㎡의 생태숲이에요. 생태숲 복원 지구와 학습 지구, 연못 지구로 구성되어 있어서 여유가 된다면 함께 둘러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선운사
- 주소 : 전북 고창군 아산면 선운사로 250 선운사
- 이용 시간 : 매일 05:00~20:00
- 입장료 :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1,000원
- 주차비 : 2,000원
- 문의 : 063-561-1422

선운산 생태숲
- 주소 :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 문의 : 063-560-8681~4 (선운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보리 나라 학원농장
- 주소 : 전북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길 154
- 입장료 : 무료
- 식당 이용 시간 : 매일 09:00 - 18:30
(보리새싹비빔밥 8,000원, 메밀국수 7,000원,
메밀 묵무침 15,000원, 보리해물부침개 15,000원)
- 문의 : 063-564-9897

 

 

마침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되었어요!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은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입니다. 이즈음 전북 고창을 찾으면 미식기행을 겸한 오감만족 여행을 만끽할 수 있으실 거예요. 아름답고 때 묻지 않은 환경을 자랑하는 고창군에서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봄빛 색감으로 가득 채워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