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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다른 꿈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흐를까?

시각과 시각 사이를 시간이라고, 시간의 어느 한 지점을 시각이라고 합니다. 인류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 1초, 1분, 1일, 1년 등 시간 단위를 정해 놓고 살고 있어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지 않는 이상 누구에게나 시간은 똑같이 흐른다고 볼 수 있답니다.

 

꿈에서도 실제와 시간이 똑같이 흐를까요? 꿈은 수면 중 현실과 별개로 자체적으로 무언가(생각·감정·영상·소리 등)를 경험하는 현상이에요. 수면은 단순히 잔다-깬다의 과정이 아니라 일정한 단계를 가진 사이클이 존재한답니다.

 

글_사물궁이 잡학지식

 

수면 단계 중 렘수면(REM)이라고 불리는 단계에서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렘수면 때는 뇌에서 근육으로 가는 신호가 차단되고 대부분 근육이 이완되므로 꿈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꿈속 움직임이 차단되지 않는다면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고, 이 증상을 렘수면 행동 장애라고 부릅니다. 렘수면이라고 모든 움직임이 차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눈꺼풀 뒤 안구 근육은 렘수면 때도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고, 이런 이유로 급속 안구 운동(Rapid Eye Movement)을 한다고 해서 렘수면이라고 불리는 것이에요.

 

꿈에서 일어나는 일은 보통 비현실적임에도 대부분 자각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나 간혹 꿈을 자각하는 때가 있고, 이때를 자각몽(自覺夢) 또는 루시드 드림(lucid dream)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런 자각몽을 자유자재로 꿀 수 있는 사람을 루시드 드리머라고 한답니다.

 

과학자들은 루시드 드리머를 통해 꿈에서의 시간 흐름을 측정하고자 했어요. 렘수면 단계에서 꿈을 꾸고, 렘수면 때 이완되지 않는 안구 근육 신호를 활용하도록 하면 현실과 꿈에서의 시간 흐름의 차이를 알 수 있을 거예요.

 

2013년 대니얼 얼라쳐(Daniel Erlacher) 연구팀이 진행한 실험이 그것인데, 루시드 드리머 21명을 대상으로 진행했어요. 첫 번째 과제는 숫자 세기입니다. 자각몽 상태에서 눈을 움직이고 1에서 10, 1에서 20, 또는 1에서 30까지의 숫자를 세게 한 다음에 다시 눈을 움직이도록 했어요. 결과를 보면 꿈에서 숫자를 세는 것이 현실에서 세는 것보다 30% 정도 느렸어요. 두 번째 과제는 마찬가지 방법으로 10걸음, 20걸음, 30걸음을 걷게 하는 것이었어요. 결과를 보면 꿈속이 50% 정도 느렸다고 해요. 세 번째 과제는 현실에서 약 6초 정도 걸리는 간단한 체조 동작을 꿈속에서 해보는 것이었는데, 현실보다 20% 정도 느렸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꿈에서의 시간이 현실보다 20~50% 정도 느리게 흐른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었고, 다른 동물 실험에서도 비슷했어요.

 

2001년 메튜 윌슨 연구팀은 쥐에게 특정 행동을 훈련시킨 뒤 수면 중 뇌 신호를 관찰했어요. 그리고 렘수면 단계에서 뇌 영역 중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라는 곳에서 그 행동에 해당하는 신경 신호가 되풀이하듯이 재생된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그런데 이 신호는 깨어 있을 때 행동하던 것보다 평균 40% 정도 느리게 재생됐어요. 이를 바탕으로 꿈에서의 시간이 느리게 흐른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어요.

 

사실 깨어 있을 때도 시간의 흐름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어떠한 일에 집중할 때 우리는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끼는데, 마리화나와 같은 특정 마약을 복용하는 경우나 우울증에 걸렸을 때 등에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해요.

 

이는 뇌의 활동에 따라서 변한 것으로 사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인간의 지각은 꿈이 아닌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답니다. 간혹 매우 위급한 순간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도 호르몬의 분비로 뇌의 정보 처리량이 매우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오늘의 궁금증 해결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