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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미술관? 독특한 ‘의정부 미술도서관’

병원 보호사와 동화 작가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판타지 동화 같은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주인공들이 가족사진을 찍은 후 들렸던 예쁜 도서관이 어디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이곳은 경기도 의정부시의 ‘의정부 미술도서관’ 이에요. 민락동 하늘능선근린공원 내에 건립된 국내 최초의 미술 특화 도서관으로 2019년 11월 29일 개관했어요. 이름에 걸맞게 감각적인 미술 갤러리 같은 ‘의정부 미술도서관’으로 안내합니다.

 

 

# 미술과 만나는 공공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기존의 공공도서관과는 다르게 ‘공유’라는 키워드로 모든 공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층마다 도서관을 다르게 구성했어요. 1층은 미술 전문영역인 ‘아트 그라운드’, 2층은 전 연령별·주제별 자료 열람 공간인 ‘제너럴 그라운드’, 3층은 예비 작가를 위한 창작 공간인 오픈 스튜디오와 함께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다목적홀, 카페가 함께 있는 ‘멀티 그라운드’로 구성돼 있습니다.

 

모든 공간은 중앙의 원형 계단을 통해 서로 연결돼 있어요. 각 층에서도 자료 열람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 스테이지 등이 폐쇄된 공간으로 구분돼 있지 않아 각 공간 안에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답니다.

 

아울러 연결된 공간의 개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전면 유리창을 통해 바깥 풍경을 도서관 내부로 끌어들였어요.

 

 

# 1F 미술 전문영역, ‘아트 그라운드’

1층 ‘아트 그라운드’는 층고가 높아서 시원시원하고, 한쪽 전체가 창으로 되어 있어 채광이 무척 좋아요. 책도 쉽게 찾아 읽을 수 있도록 진열돼 있어요.

 

하얀 책장은 일반적인 도서관처럼 높고 다닥다닥 붙어있는 형태가 아니어서 갤러리를 둘러보듯 편안한 느낌이 들어요. 벽면 서가를 제외하고 높지 않은 반투명 아크릴 소재로 제작하여 책 속에서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배치되어 있답니다.

 

1층은 미술 전문영역으로 미술자료와, 신사실파 자료, 미술간행물, 국립현대미술관 도록 등의 미술 관련 자료와 스테이지A, 전시관이 있어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미술 특화 도서관의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예술 서적의 장서 구성에 노력을 기울였어요. 특히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사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사실파 관련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신사실파 섹션을 따로 구성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료수집 자문단을 구성하고 자문의견을 받아 신사실파 작가의 작품이 수록된 현대문학 창간호(1955년) 등 희귀자료 550여 점을 구입하여 전시하고 있어요.

 

또한,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도록을 별도 배치해 일반인뿐만 아니라 전문가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답니다.

 

또 하나 지나칠 수 없는 책이 ‘호크니 빅북 (DAVID HOCKNEY : A Bigger Book)’이에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호크니 빅북’은 총 9,000부로 제작된 한정판 에디션 중 3,068번째 도서입니다. 구비되어 있는 장갑을 꼭 끼고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서 열람해 주세요.

 

1층 창가 부근에는 예쁜 독서대가 준비돼 있어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가구는 지루하지 않고 획일화를 탈피하여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또 일반 열람석과 커뮤니티 존, 스테이지A가 열린 공간으로 마련되어 있어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 어서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어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1층 전시관에서 다채로운 전시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정부 미술도서관을 방문한다면 꼭! 전시도 확인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 2F 연령별·주제별 자료 열람 공간, ‘제너럴 그라운드’

2층엔 전 연령별·주제별 자료 열람 공간이 마련돼 있어요. 특히 어린이 자료가 많아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인데, 바닥은 카펫으로 되어 있어서 소음도 많이 나지 않고 분위기도 차분하답니다.

 

2층에는 일반자료, 어린이자료, 정기간행물이 있고, 스테이지B와 카피 존이 있어요. 또 어린이·유아 자료가 많은 것을 고려해 같은 층에 수유실도 있으니 이용에 참고하세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공간은 책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도서관의 가치를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어요.

 

특히 ‘제너럴 그라운드’는 어린이·유아 자료 열람 공간과 일반자료 열람 공간이 하나의 공간으로 구성돼 있어서 가족과 다양한 세대가 소통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른 도서관들과 차별화했답니다.

 

매거진 존에서는 미술, 디자인 관련 정기간행물을 찾아볼 수 있어요. 또 2층과 3층에는 큐레이션 존이 있어서 사서들이 정성스럽게 선별한 도서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만 5천 권이 넘는 책 속에서 각 분야별 담당 사서가 주제에 맞게 뽑은 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큐레이션 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호응도 매우 뜨겁답니다. 큐레이션 된 도서들을 살펴보다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멋진 작가와 작품을 만나는 선물 같은 추천서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2층 일반자료 열람공간 쪽에 카피 존이 있는데, ‘필사의 숲’으로 꾸며져 있어요. 의정부시가 선정한 ‘올해의 도서’를 시민들이 함께 한 권의 원고지에 만년필로 필사해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가고 있답니다. 지금은 김지혜 작가의 『선량한 차별주의자』를 함께 적어 나가고 있어요.

 

 

# 3F 다목적 공간, ‘멀티 그라운드’

3층은 열람과 체험, 창작과 교육,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어요. 예비 작가들의 창작 공간인 오픈 스튜디오와 문화 예술 프로그램이 열리는 다목적홀, 기증 존과 카페가 함께 어우러진 다목적 공간입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공부를 위한 도서관이 아닌,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공동체 성격의 도서관을 지향하는데요. 도서관이 조용히 독서만 하는 곳이라는 편견에서 벗어나 시민의 광장으로 도서관의 가치를 한 단계 높여가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어요.

 

또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작업 공간이 필요한 신진 작가들이 맘껏 자신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오픈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미술 전공자들에게 진로를 결정하기 전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청년문화 예술 아카데미를 운영해 문화 예술 분야의 인재를 인큐베이팅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어요. 기증 존에서 특별한 장서들을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열람할 수 있는데요. 기증 존 밖으로는 가지고 나갈 수 없답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이 예술자료를 수집하던 중에 미국에서 아시아 컬렉션을 가장 많이 보유한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에서 미술 전문자료 1,000여 권을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고, 도서관 개관을 기념하며 의정부서점조합 유통협의회에서도 양서를 대거 기증했다고 해요. 향후에도 더욱 전문적이고 희귀한 예술 서적을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3층에 위치한 카페 ‘MANIS + Art Library’는 심플한 인스타 카페 갬성을 가진 곳이에요. 도서관 책을 가지고 와서 읽어도 된다는 점이 무척 편리하고 가격대도 전체적으로 착한 편입니다. 코로나19 상황이 어서 안정되어서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 故 백영수 화백 모티브로 조성

의정부시는 민락2지구 공공도서관 건립 계획 당시, 시민 설문 조사를 토대로 문화예술 분야의 도서관을 건립하기로 방향을 수립했어요. 그리고 의정부의 문화 예술적 자산인 故 백영수(1922∼2018) 화백을 모티브로 미술전문 공공도서관을 조성했죠.

 

의정부가 고향인 백영수 화백은 한국 최초의 순수화가 동인이자 추상회화의 선구자로 꼽힙니다. 일본과 프랑스 등에서 유학하며 이탈리아 밀라노 파가니 화랑 초대전을 비롯해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에서 100여 회의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답니다.

 

백영수 화백은 대한민국 문화예술 은관훈장을 수상한 미술계의 거목으로 김환기, 이중섭, 유영국, 장욱진, 이규상 화백 등과 함께 1947년 창립한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어요. 의정부 미술도서관에는 앞서 소개했듯이 신사실파 섹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도서관 야외와 실내 곳곳에 백 화백의 작품이 숨은그림처럼 전시돼 있어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있답니다.

 

 

#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수상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외관도 마치 건축 조각물처럼 눈에 띄어요. ‘2020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준공건축물 부분 우수상을 받은 건축물이랍니다. 전문 미술관과 도서관이라는 상충하는 두 영역이 어떻게 잘 공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이 프로젝트의 키워드였습니다. 건축가는 하나의 공간 속에서 미술관과 도서관이라는 두 분야의 자연스러운 조화를 통해 ‘자연 속의 오브제’를 만들고자 했어요. 내부는 펼쳐진 책처럼 열린 평면을 구성해 문화와 지식, 예술을 주변으로 확장한다는 의미와 기능을 담았다고 합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의 외관부터 내부까지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일관된 특징은 바로 수많은 곡선이에요. 이러한 곡선미가 응축된 곳은 로비로 들어서자마자 만나게 되는 중앙 원형 계단입니다. 도서관 내 모든 공간과 연결한 이 계단은 회오리치듯 나선형의 모습을 하고 있어요. 계단은 건물 내부의 다양한 곡선들과 만나 물결이 흐르는 듯한 느낌을 내고 있답니다.

 

층마다 최대한 많은 곡선을 사용해 미술도서관이라는 콘셉트에 맞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냈어요. 자료열람 공간과 전시 공간, 커뮤니티 공간 등을 폐쇄된 공간으로 구분하지 않아 각 공간 내에서 활동을 공유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전문 테마를 중심으로 한 공공도서관으로 공간의 구성과 비선형의 조형성이 테마와 잘 어울린다는 심사평을 받았답니다.

 

 

# ‘의정부 미술도서관’ 방문 팁

의정부 미술도서관은 경기도 북부의 의정부시에 자리하고 있어요. 지하 주차장이 있지만, 방문객이 몰릴 때면 조금 떨어진 임시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답니다.

 

그동안 미술자료를 열람하려면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시립미술관에 부속된 자료실을 이용해야 했는데, 일반인들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고 자료 대출이 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죠.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는 일부 자료를 제외한 모든 도서를 1인당 10권씩 무료로 대출할 수 있어서 미술관 속 자료실과 달리 누구나 편하게 예술과 관련된 전문자료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

•주소 : 경기도 의정부시 민락로 248

•개관 시간: 화-금 10:00 - 21:00 / 토-일 10:00 – 18:00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국경일 휴관)

•문의전화 : 031-828-8870

 

 

추운 겨울 동안 야외활동보다는 실내 활동 장소를 많이 찾게 되죠? 가까운 교외로 나가 미술 전시를 보고 햇살 좋은 창가에서 여유롭게 책도 읽는다면 정말 좋을 거예요. 아이 어른 모두에게 사랑받는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서 미술관과 도서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간의 매력을 직접 경험해 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