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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는?

사람이 이용하는 자동차, 비행기, 버스 등 대부분의 운송수단에는 안전벨트가 존재합니다. 안전벨트는 탑승자를 좌석에 끈으로 고정하여 사고나 충격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죠. 안전을 위한 것이므로 우리나라에서는 일정 속력 이상의 운송수단에는 안전벨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요?



안전벨트를 하지 않은 채 충돌이 발생하면 탑승자는 충격량을 견디지 못하고 몸이 튀어 나가게 되고, 이 과정에서 대부분 목숨을 잃게 됩니다. 초창기 자동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어 약 30~40km/h의 느린 속도로 충돌한 사고에도 많은 사람이 사망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자 예방대책으로 안전벨트를 자동차에 도입했죠.


1959년, 3점식 안전벨트가 볼보 자동차에서 처음 도입되었고, 이후 대부분의 자동차에도 채용되었습니다. 아마 특허를 냈다면 많은 돈을 벌었을 텐데, 안전과 직결한 문제이므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이 덕분에 전 세계가 볼보에서 개발한 안전벨트를 사용하고 있죠.


이외에도 레이싱이나 항공기 조종석 등의 일반용 이외의 운송수단에는 4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하고, 일반 고속버스 등에서는 2점식 안전벨트를 사용하고 있어요.


교통사고에 의한 사망 사고는 대부분 안전벨트를 하지 않아 발생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안전벨트는 사람의 생명을 지켜준다는 의미에서 ‘생명 끈’이라고 불리기도 하죠. 사람들이 안전벨트를 하지 않는 이유는 불편하고, 사고에 대한 안일한 생각 때문입니다. 2018년 9월 28일부터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되었는데도 말이죠.


그런데 이런 안전벨트를 기차에서는 볼 수 없습니다. 무궁화호나 새마을호 등 일반 기차의 속도는 120~150km/h이고, 고속열차인 SRT나 KTX의 속도는 약 270~290km/h인데도 말이죠. 정해진 경로로 가기 때문에 부딪힐 위험이 없다고 판단한 걸까요?


사실 이것은 실효성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실제로 기차에 안전벨트를 도입하고자 하는 논의가 있었으나, 기차 사고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착용했을 때 사망 위험이 더 커진다고 합니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을 때가 더 안전하다는 말이 의아하죠? 기차의 무게는 약 1,000톤으로,충돌에 의한 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차보단 기차와 충돌한 쪽이 더 큰 피해를 입습니다.


예를 들어, 16량의 객차로 구성된 기차엔 앞뒤로 총 4개의 엔진이 있습니다. 엔진이 있는 기관차 1량의 무게는 약 120톤으로, 4량이면 480톤입니다. 나머지 12량은 1량당 약 43톤 정도로 총 516톤이 되겠죠. 따라서 총 16량의 기차는 약 996톤이 됩니다.


여기에 승객들이 탑승하면 무게는 더 늘어나게 되는데, 약 848개의 좌석에, 1인당 60kg의 무게로 잡으면 약 50톤입니다. 앞서 구한 996톤에 50톤을 더하면 1,046톤으로 엄청난 무게가 되죠. 기차끼리 충돌하는 것이 아닌 이상, 충돌 사고가 발생했을 땐 앞부분만 찌그러지는 피해가 생길 거예요.


그리고 충돌, 탈선 등으로 기차가 전복되는 경우도 있는데, 만약 안전벨트를 착용했다면 대피나 구조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사망 위험이 더 높아지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기차에는 안전벨트가 없어요. 또한, 기차는 급발진이나 급제동의 위험 없이 처음에는 속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급제동을 해도 멈추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급제동의 거리는 약 3km로, 급제동에 의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 것이죠.



2007년 영국의 철도안전표준위원회(RSSB)에서 기차 내 안전벨트의 안전성과 관련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안전벨트를 착용한 기차 사고는 사망자가 약 6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기차는 충돌 시 충격 완화, 사고 발생 시 승객이 최대한 빠르게 탈출할 수 있도록 기차 구조를 개선하는 등 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궁금증이 해결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