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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벨경제 열풍에 날아오르는 단백질 푸드를 잡자!

올해 들어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고, 외근은 물론이며 출근 자체를 못하는 일도 종종 생깁니다. 어쩔 수 없이 시선이 머무는 곳은 집안 곳곳, 자주 들여다보는 것은 거울, 매일 소통하는 것은 휴대폰이죠. 판이하게 달라진 생활 패턴에서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는 것은 ‘나’로, 나의 삶, 나의 건강, 나의 행복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세상이 갑자기 변하거나 끝날 수 있다는 불안은 현재를 소중하게 만들죠. 하지만 이 현재라는 게 통 마음대로 되지 않아요. 몇 달 동안 운동을 멈추니 몸은 무거워지고, 사람 만날 일이 줄어드니 자기 관리에 조금씩 소홀해집니다. 전염병이 아니라 성인병이 더 무서워질 지경이죠.

글_김민경(푸드 칼럼니스트)

 

 

요즘 자주 보이는 자동차 광고에서 ‘X세대가 Y세대를 만나 밀레니얼 세대가 태어났다’라는 말이 있죠. 저는 X와 Y의 중간쯤 끼어 있는 세대로, 제가 바라보는 밀레니얼 세대는 삶의 중심에 자신을 놓을 줄 아는 것 같아요. 이를 반영하는 현상이 요즘 뜨거운 ‘덤벨경제(dumbbell economy)’입니다. 덤벨 즉, ‘아령경제’는 자신의 건강한 삶과 좋은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가 불러일으키는 경제 효과를 말해요. 좁은 범위로는 홈트, 건강한 식단, 다이어트, 질병 관리, 넓은 범위로는 환경의 문제까지 이어집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2000년대에 태어난 이들이니 아직 소비의 주체가 되기는 쉽지 않죠. 하지만 이 덤벨경제는 저 같은 세대의 마음까지 충분히 이끌고 있습니다.

 

식탁 위에 무심코 놓인 여러 가지가 덤벨경제를 증명합니다. 탄수화물보다 단백질 함량을 높인 파운드케이크, 설탕 대신 대체 당과 무설탕 카카오 분말, 견과류, 씨앗 등을 넣고 만든 초코바, 귀리 우유 따위가 그렇죠. 식품이 똑똑해지는 덕에 우리는 편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운동 좀 한다~ 하는 이들의 애장품이던 ‘단백질’ 식품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어 저 같은 아줌마도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필수품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단백질은 참으로 여러 가지 역할을 합니다. 아이들의 성장을 돕고, 중년의 비만을 막고, 어르신들의 건강을 유지해주죠.

 

혹시 단백질 식품으로 닭가슴살을 떠올리셨나요? 물론 닭가슴살, 연어, 콩, 두부 등은 단백질 식품 최상위 계층에 머물러 있어요. 그렇지만 조리하지 않고 가볍게 집어 들어 ‘순삭’할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의 기세에 닭가슴살 등이 점점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단백질 식품의 종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다양해졌어요. 단백질바, 단백질 분유부터 시리얼, 음료, 요거트, 빵, 초콜릿 등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습니다. 프로틴을 함유하기도 하지만 곡류, 콩류, 씨앗 등으로 만든 식품도 다양하며, 탄수화물은 줄이고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 함량을 늘려 만들죠. 예전 단백질 식품에서 나던 배릿한 맛도 찾아볼 수 없어요. 맛을 내는 중요한 포인트는 ‘단짠’이지만, 단백질 식품 대부분은 단맛을 위해 설탕을 쓰지 않습니다. 설탕 대신 대체 당인 스테비아, 알룰로스 등을 사용하는데 이것은 칼로리가 없으며 몸에 축적되지 않아요. 단맛이 좋아지면 짠맛은 조금만 들어가도 좋은 맛이 나기도 하죠.

 

공장에서 만들어진 단백질 식품이 꺼려진다면 제일 쉬운 방법은 오트밀입니다.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도 좋지만, 지방함량이 높아요. 물론 다이어트 중에 몇 알씩 집어먹으면 포만감과 영양분 섭취, 아작아작 씹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데 도움이 되고, 몸속에 노폐물을 배출하는 역할도 합니다. 그렇지만 견과류가 끼니를 대신하기는 힘들어요. 하지만 오트밀은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맛이 구수하며 기름기가 적어 우유나 요거트에 가볍게 불려 먹으면 충분한 한 끼가 됩니다. 여기에 과일 몇 쪽, 견과류 몇 알을 뿌리면 맛과 식감이 배가되죠. 오트밀을 만드는 ‘오트(oat)'는 귀리로, 귀리를 사용한 가공식품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쌀도 있고, 시리얼, 곡물 우유, 과자나 바 등 종류가 꽤 다양해요.

 

하나 더 추천한다면 역시 두부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물렁물렁한 두부도 좋지만 입맛 살리기에는 ‘포두부’가 딱이에요. 두부의 물기를 빼고 납작하게 누른 것으로 쫄깃쫄깃한 맛이 일품이죠. 토르티야처럼 여러 가지 채소나 고기를 싸 먹을 수도 있고, 랩 샌드위치를 만들 수도 있어요. 국수처럼 가닥가닥 잘라진 것도 있는데 파스타, 칼국수, 비빔국수, 짜장면 뭐든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밀가루 즉, 탄수화물 없는 국수라니 생각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나요?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개인의 삶의 질 향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덤벨경제와 함께 건강 관리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