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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버리면

안되는 이유

By사물궁이 잡학지식

영수증을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버릴 거면 영수증 속 내용을 파악할 수 없도록 완전히 찢은 다음에 버려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영수증을 살펴보면 딱히 문제 되는 내용은 없어 보입니다. 도대체 영수증으로 뭘 할 수 있다고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걸까요?

 

 

영수증에 카드정보가 샌다?

“영수증 드릴까요?” 매장에서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등으로 물건을 구입할 때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영수증은 ‘돈이나 물품 따위를 받은 사실을 표시하는 증서’로 지출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물건을 교환하거나 환불할 때 꼭 필요하고, 직장인들도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증빙하기 위해 종이 영수증을 제출합니다.

 

이처럼 우리 곁에 늘 있어왔던 종이 영수증, 그런데 함부로 버려선 안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영수증에 인쇄된 ‘16자리 카드 일련번호’의 노출 위험 때문입니다. 하지만 번호 전체가 노출되는 것도 아니고 일부 번호만 별(*) 표시로 표기해 큰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요. 문제는 같은 카드로 결제한 영수증이 여러 장 모였을 때 일어납니다. 카드 단말기마다 일련번호가 달리 가려지기 때문입니다. 즉, 같은 카드로 결제한 영수증이 여러 장 존재한다면 16자리의 카드 일련번호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카드를 사용하려면 유효기간을 알아야 하고 때에 따라서 카드 뒷면에 적힌 CVC 번호도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해외 사이트 등에서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면 결제가 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분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카드 단말기에 따라서 유효기간과 CVC 번호가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비자 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10개 카드사의 결제 영수증 1천 장을 점검한 결과 카드번호의 마스킹이 모두 제각각이었습니다. 이중 13장에는 카드의 유효기간까지 나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수증을 온전한 형태로 버리거나 여러 장의 영수증을 보관한 상태에서 한꺼번에 잃어버릴 경우 카드 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듭니다. 애초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카드번호 마스킹 위치를 통일하면 되지 않을까요? 여신금융협회는 2008년 카드 정보 유출을 예방하기 위해 서드 레인지(Third range)라고 불리는 9~12번째 번호를 별(*) 표시로 가리도록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카드사마다 다른 곳을 가리게 됐고 덕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거죠.

 

 

종이 영수증에서 전자 영수증으로

여신금융협회는 올해 2월 11일부터 시행된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카드 영수증 선택적 발급’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카드 영수증 선택적 발급이란 소비자가 카드 이용 후 영수증을 받기 전에 카드 단말기에서 영수증 출력 여부를 선택하는 겁니다. 영수증이 필요한 소비자는 기존처럼 받으면 되고 필요하지 않으면 아예 출력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 개정은 굳이 영수증을 출력하지 않더라도 모바일 메시지, 카카오톡 등 다양한 수단으로 카드 이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된 분위기를 반영한 겁니다. 물론 소비자는 영수증이 없어도 물건을 교환하고 환불할 수 있습니다. 다만 카드 결제 시 사용했던 실물 카드를 지참해야 하고, 카드사 홈페이지나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카드결제 취소에 필요한 승인번호, 사용일시, 금액 등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종이 영수증 발급에만 연간 약 1,200억 원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종이 영수증에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가 검출돼 꾸준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비스페놀A는 내분비계 독성이 있어 내분비계장애물질, 생식독성물질, 고위험우려물질 후보군 등으로 지정돼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요즘은 ‘전자 영수증’, ‘모바일 영수증’을 발급하는 곳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맹점의 경우 영수증 폐기에 따른 부담을 덜고 소비자는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겠죠. 이처럼 제도의 개선으로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환경호르몬이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걱정도 덜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영수증에 대한 궁금증 해결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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