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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손해보험 라오스 봉사활동 현장 취재기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 DB손해보험의 봉사활동
2월 말, DB손해보험이 라오스에서 4박5일간 교육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DB손해보험의 손자회사인 라오스 란셍보험사의 임직원들과, DB김준기문화재단의 장학생봉사단 ‘동하리’도 함께 해 더욱 뜻 깊은 시간을 만들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진행된 봉사일정에 DB웹진이 동행했다.

2월 25일 오전 8시 30분. 60여 명의 봉사단원들이 인천공항에 모였다. 목적지는 생소한 이름의 라오스. 몇 년 전 본 케이블 TV 여행 프로그램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봉사자들은 단체티와 조끼, 뜨거운 햇빛을 막아 줄 모자를 나눠 쓰고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인천공항에서 라오스 비엔티엔 국제공항까지는 5시간 정도가 걸린다. 라오스는 연중 15도 이상의 높은 기온을 기록하는 ‘여름 나라’다. 현지인들은 농담으로 ‘두 계절’이 있다고 하는데, 건기와 우기에 따라 건조한 여름과 축축한 여름이라고. 봉사단이 도착했을 때의 현지 기온은 무려 섭씨 34도의 건기였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동안 미세먼지가 없는 파란 하늘을 보고 반가운 마음으로 라오스 공항에 첫 발을 내딛었다. 순간 훅 하고 끼쳐 오는 열기. 미처 반팔을 겹쳐 입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며 주섬주섬 경량패딩을 벗어 가방에 쑤셔 넣었다.

 

저개발 국가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DB손해보험

DB손해보험은 매년 베트남과 라오스 등 사회 기반시설이 부족한 나라를 찾아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봉사활동을 펼칠 곳은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엔(Vientiane). 라오스는 국민의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는 사회주의 농업국가로, 규모에 비해 병원이나 학교 등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농번기에는 대부분 아이들의 출석률이 현저히 떨어질 정도로 기초교육을 받기 힘든 실정이며, 조성된 학교 환경도 낙후되고 열악한 건물들이다. 실제로 올해 봉사를 진행한 후와이똠 학교도 전력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4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선풍기 한 대 없는 교실에서 아이들이 공부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DB손해보험은 봉사를 떠나기 전 현지 손자회사의 도움을 받아 발전소에서 학교까지 전봇대를 세워 전력을 공급하고, 교실마다 천장에 4-5대의 대형 선풍기를 설치했다. 또한 유치원 건물을 새로 건립하여 농사일에 바쁜 부모들이 영아들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현지 보험사 직원들의 환영행사 / 식사 후 단체사진

 

공항에서 버스로 한 시간 남짓 이동해 숙소에 짐을 풀었다. 곧 DB손해보험 봉사단과 란셍보험사 임직원이 만나는 저녁식사 자리가 있었다. 란셍보험사 직원들은 라오스 전통 의상을 입고 환영 인사로 ‘람봉’이라는 춤을 추었는데, 한국의 부채춤처럼 라오스인이라면 한번 씩 추어봄직한 전통춤이다. 이날 DB손해보험이 DB김준기문화재단을 통해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는 라오스 국립대학(National University of Laos Univ.) 한국어학과 장학생들도 참석했다. 전공 덕분인지 한국어가 꽤 유창했다. 이들은 봉사기간 내내 참여하며, 봉사단과 현지인들의 소통에 적극적인 가교 역할을 했다.

 

아이들이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낡은 학교

 

▲후와이똠 학교 전경 / 봉사하는 모습을 훔쳐보는 아이들

 

▲봉사활동 시작 전 교실 상태, 낡은 책걸상이 놓여 있고 천장에 곰팡이가 슬어 있다.

 

본격적인 봉사활동이 이튿날부터 시작됐다. 후와이똠 마을은 비엔티엔에서 약 70㎞ 떨어진 농촌 마을이다. 한국으로 치면 경기도권인데, 버스를 타고 단출한 수도를 벗어나자마자 도로에 소떼가 몰려다녔다. 비포장도로를 달려 도착한 학교 앞. 교문 쯤 되는 위치에(실제 교문은 없다.) 아이들이 줄을 서 기다리다가 팔랑팔랑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 먼 나라에서 온다는 봉사자들을 위해 학교에서 준비한 작은 이벤트다. 반짝이는 눈으로 학교에 들어서는 외부인들을 훔쳐보는 아이들의 얼굴이 호기심으로 가득 차 있다.

 

봉사단은 이 날 초등학교와 미리 건축기부된 유치원 건물 내·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교육 시설을 보수하는 일을 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어색한 표정으로 멀찍이 떨어져 있다가 슬며시 다가와서는 페인트 붓질을 열심히 구경한다. 붓을 들고 일하던 봉사자들이 우스운 표정을 지어 보이자 까르르 웃음을 짓고는 내달려 도망친다. 짧은 시간에 정이 푹 든 봉사자들은 활동 마지막 날 꼭 다시 찾아오겠다고 아이들과 약속을 했다. 헤어지면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쉬운 표정들을 지었다.

 

▲유치원 건물 도색 / 놀이터 모래 보수

 

▲놀이터에 놓일 시소 도색 / 유치원 벽화 그리기

 

일정상 학교 보수공사를 첫 날 끝내야 했기 때문에 봉사단의 손은 바삐 움직였다. 봉사자들은 각자 맡은 활동에 따라 초등학교 및 유치원 건물 내·외벽에 페인트칠을 하고, 새 놀이터에 모래를 깔았다. 또 아이들이 사용할 새 놀이기구와 책걸상 마무리 작업도 도맡았다. 이밖에도 천장 기둥 보강 공사, 전기 인입, 선풍기 설치 등 아이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활동들이 진행됐다. 찰떡호흡을 자랑한 봉사단과 현지 장학생들 덕분에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 마무리 됐다.

 

만들고, 뛰고, 구르고…신난 아이들

 

▲바람개비 만들기 활동

 

▲과자 따먹기 / 투호놀이

 

봉사 3일차에는 현지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 봉사를 진행했다. 오전 만들기 시간에는 봉사단이 한국에서 준비해 간 다양한 교구를 활용해 바람개비, 구슬팔찌, 폴라로이드 액자, 안전우산 등을 만들며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알록달록 예쁜 색감으로 구성된 재료를 만지는 고사리 손들이 귀엽기만 하다. 이어지는 오후는 체육시간. 역시 아이들한테는 뛰고 구르는 게 최고다. 봉사단이 준비한 과자따먹기, 투호, 딱지치기, 도미노 게임 등을 하며 아이들은 에너지를 한껏 발산했다.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에 봉사자들도 자연스레 따라 웃는다.

 

후와이똠 마을 축제가 된 새 학교 준공식

 

어느새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4일차에는 학교 준공식과 마을 잔치가 열렸다. 아침부터 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운동장으로 모여들었다. 60여 명의 봉사단이 직접 고치고 닦은 학교와 유치원이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자 모두들 한마음으로 환호했다. 준공식을 마친 후, 점심을 겸한 축제가 열렸다. 마을 잔치는 후와이똠 마을 이장을 비롯해 군수와 교장, 란셍보험사 임직원, 라오스 주재 베트남 대사 등 현지 주요 인사들도 참여해 성대하게 치러졌다. 조용한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라오스에서는 시끄러운 경적 등 큰 소리를 내는 것을 큰 결례로 여기는데, 마을에 기쁘고 좋은 일이 있을 때만큼은 예외라고 한다.

 

▲새로 건축된 후와이똠 유치원 건물의 준공식

 

▲아이들의 ‘람봉’ 춤. 어깨와 허리에 두른 천은 집에서 직접 베틀로 짠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름다운 색감과 무늬가 놀랍다.

 

몇몇 마을 아이들은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고 ‘람봉’ 춤을 추었다. 어른들의 환영인사 때 보았던 춤보다 조금 서툴렀지만, 아이들의 기쁜 마음이 전해져 보는 내내 즐거웠다.

 

▲라오스 전통 축원의식인 ‘바시’. 팔에 흰 실을 묶어 모두의 안녕을 빈다. 왼쪽은 DB손해보험 김강욱 베트남법인장

 

특히, 봉사단이 라오스 고유의 축원의식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라오스의 오래된 전통의식인 '바시(baci)'는 가족이나 공동체가 주관하는 모든 축제에 빠지지 않는 의식으로, 이 날도 새로 지어진 학교에서 공부할 아이들을 축원하는 바시 의식이 치러졌다. 꽃과 바나나잎사귀로 장식한 '파쿠안'이라고 불리는 상징탑에 걸린 하얀 실을 손목에 감고 건강과 행운을 비는 것이 핵심이다. 생소한 의식이라 쳐다보고 있으니, 학교 선생님이 실을 들고 와 팔에 직접 묶어 주었다. 두 손을 모아 합장하며 감사의 인사를 보내니 선생님이 활짝 웃으신다. 흰 실을 풀리지 않게 꼭 동여매며 묶는 사람도, 손목을 내밀고 있는 사람도 한마음으로 같은 것을 기원하는 순간이 참 아름다웠다.

 

▲완성된 벽화와 새 교실

 

▲귀여운 아이가 DB손해보험의 손자회사인 라오스 란셍보험사의 판넬을 들고 포즈를 취해 주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DB손해보험 김강욱 베트남 법인장은 말했다.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아주 뜻깊은 인생의 경험을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라오스 란셍보험사와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DB손해보험의 참여로 새 학교 건물이 세워지고 전기공사가 진행되어 다행입니다. 아이들이 이곳에서 마음껏 뛰어 놀면서 희망찬 미래를 꿈꿨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손목의 흰 팔찌를 보니 눈이 마주칠 때마다 활짝 웃던 라오스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팔찌는 축원의식이 끝나고 3일이 지나면 풀어도 된다고 했지만 저절로 끊어질 때 까지 놔둘 생각이다. 이번 활동으로 라오스에 두고 온 모든 것들이 아이들의 미래에 보탬이 되길 바라며, 언젠가는 꼭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