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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소비트렌드, 불황 속 소비문화

트렌드리포트

2017 소비트렌드

저성장시대 행복찾기

By동대리

저성장 시대가 길어지면서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물가는 치솟지만 소득은 정체된 답답한 상황 때문이다. 짠테크, 냉파족, 탕진잼, 홧김소비 등 독특한 신조어를 통해 소소한 즐길 거리를 찾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알아본다.



트렌드 변화의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도 빨라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매일 같이 쏟아진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총 지출은 줄고 있다. 대신 이들은 정해진 한도 안에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라이프스타일을 찾는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소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비 패턴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행태를 불황형 소비(CORE)라고 한다. 제한된 구매력으로 최대의 만족을 추구한다는 뜻이다. 코어족은 저가형 제품과 소형 제품을 선호하고 공동구매, 소셜커머스 등을 적극 활용한다. 자신의 경제성을 최우선으로 감안하여 대체할 만한 상품을 찾는다.



저성장 시대에 가장 두드러지는 소비심리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척도로 신조어들이 생겨나고 있다.


‘짠테크’는 짠돌이와 재테크를 합친 말이다. 짠돌이처럼 매일 조금씩 돈을 모아 목돈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커피와 담배 같은 기호식품 소비를 줄이고, 각종 쿠폰과 할인서비스를 알뜰하게 챙겨 돈을 모은다. 또한 지출을 아끼기 위해 마트에서 장을 보는 횟수를 줄이는 ‘냉파족’도 대세다. 이들은 식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냉장고에 있는 음식 재료들을 최대한 활용해서 식사를 해결한다. 냉장고 속 식재료를 전부 파먹을 때까지는 장을 보지 않거나 장보기를 최소화하여 비용을 절약한다.


▲ ‘냉파족’은 식재료를 구매하는 대신 냉장고 속에 있는 재료들로 요리를 한다.


지출을 줄이는 이들 중에는 ‘미니멀리스트’도 있다. 이들은 ‘물건을 적게 소유하면 삶이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믿는다. 미니멀리스트라고 해서 무조건 소비를 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사용빈도가 적은 물건은 구매하지 않고 대여하거나 공유하며, 구매시점부터 쉽게 버릴 수 있을 물건을 구입한다. 또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두고 나머지는 중고로 판매하여 자금을 확보하기도 한다.


▲ 미니멀 라이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서적도 인기를 끈다.


최근에는 ‘B+프리미엄’ 열풍이 불고 있다. A급은 아니지만 B급의 질을 갖춘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의미한다. 최고는 아니지만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다. 짠테크족, 냉파족, 미니멀리스트, B+ 프리미엄까지. 이들의 소비 행태는 현재의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안정된 미래를 추구하고자 하는 저성장 기조의 단면을 보여준다.



불황형 소비 트렌드로 ‘작은 사치’가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 차와 같은 큰 비용이 드는 소비 대신 일상적인 소비재를 구매한다. 명품 같은 사치재 구매 보다는 소소하게 먹고 집을 꾸미는 일상적인 소비를 즐기는 것이다. 저렴한 돈으로 예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카페가 문정성시를 이루고, 작은 악세사리들이 인기를 끄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저가 항공의 부상과 함께 여행에서도 작은 사치 소비 심리를 볼 수 있다.


▲ 소소한 소비로 즐거움을 찾는 ‘인형 뽑기’는 탕진잼 트렌드를 잘 나타낸다.



저성장 기조에 따라 가계소득이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현재의 쾌락을 추구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된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과 그로 인한 불안감에 ‘인생은 한번 뿐’임을 강조하며 아낌없이 소비한다.


현재의 행복과 개인의 만족을 중시하는 포미(For Me)족이 있다. 여기에는 싱글족, 여가, 건강, 편의, 고가의 뜻이 담겨있다. 포미족들은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연다. 현재를 위해 아낌없이 소비한다. 상품이 다소 비싸더라도 자신이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라면 과감하게 소비한다.



▲ 달콤한 디저트로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홧김소비’는 ‘홧김에 소비했다’는 의미다. 홧김에 비싼 디저트를 사먹는다든지, 대중교통 대신 홧김에 택시를 이용기도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비용이다. 이들은 홧김에 소비한 비용을 벌어들이기 위해 다시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 ‘얼리힐링족’은 미래에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지 않는다. 이들은 미래에 투자하기 보다는 현재의 삶에 더욱 큰 의미를 둔다. 여행, 운동, 취미생활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자기계발에 돈을 아끼지 않는다.


포미족, 홧김소비, 얼리힐링족이 나타내는 소비는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한 불안감에서 비롯되었다. 인생은 한번뿐임을 강조하며 현재를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녹록치 않은 현실에 갇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접은 절망의 외침인 동시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려는 소비가치가 담겨있다.



장기간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이 여간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반면 새로운 소비성향에 따른 지출은 증가하고 있다. 양극단의 소비 성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답을 내릴 순 없다. 무조건적으로 현재의 행복만을 추구하거나, 혹은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할 수만은 없다. 적정한 중간 지점을 찾아 저성장 시대에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는 현명한 소비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