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레시피로 챙기는 나의 건강!

아침 바람이 차가운가 싶다가도 따스한 낮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두색 여린 이파리들이 하늘하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어 봄이 온 것을 느끼고 있어요. ‘아, 이제 완연한 봄이구나!’라면서 탄식을 뱉는 순간 재빠르게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봄은 총총 사라지죠.

 

봄엔 여기저기 예쁜 것이 너무 많아요. 그중 산과 들에 파릇파릇 솟아나는 맛있는 것들도 빼놓을 수 없죠. 마치 토끼라도 된 양 맛 좋고 기관지 건강도 챙길 수 있는 자연의 풀들을 먹을 때가 바로 지금입니다! 겨우내 자란 것을 캐 먹기도 하고, 봄에 반짝 돋아난 것을 따 먹기도 하죠. 대체로 쌉싸래하면서 저마다 독특한 향을 풍기고, 그만큼 개성이 넘치는 봄나물 알아보러 가실까요?

 

글_김민경(푸드 칼럼니스트)

 

#봄에 먹는 인삼, 냉이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라고 불릴 만큼 약성이 좋은 나물입니다. 비타민A가 풍부하고, 단백질, 철분, 칼슘도 함유하고 있어 기력을 회복하는 데 좋아요. 한 움큼 정도 먹으면 성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무기질이 충족된다고 합니다.

 

냉이는 겨우내 자란 뿌리를 이른 봄에 캐 먹어요. 이른 봄에는 뿌리가 실처럼 가느다랗지만 봄이 무르익을수록 뿌리도 조금씩 굵어집니다. 주로 조리하여 먹기 때문에 뿌리가 굵고, 조금 억세 보여도 괜찮아요. 다만 잎이 억센 것, 누런 것은 손질할 때 떼어내는 게 좋습니다. 뿌리에 흙이 많이 묻었으면 살짝 말렸다가 털어내고, 물에 담가 불려서 여러 번 흔들어 씻으며 헹궈주세요. 냉이 뿌리가 너무 굵으면 반으로 가르고 그렇지 않다면 통째로 조리해도 괜찮습니다. 냉이를 물에 살짝 데쳐 된장이나, 고추장 혹은 간장을 넣고 입맛대로 무쳐 나물 반찬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냉이에 튀김 옷을 얇게 입혀 통째로 튀기면 바삭하고, 향긋하여 정말 맛있습니다. 자투리 소고기나 조개로 맛을 낸 된장국을 끓일 때도 넣어 먹으면 풍미가 살아있어 입맛을 돋아줘요. 해물과 고추장을 풀어 끓인 찌개에도 잘 어울린답니다.

 

제가 가장 즐기는 건 냉이 밥이에요. 냉이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물기를 잘 뺀 다음 작게 썰어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 둡니다. 밥이 다 되면 밥솥에 양념한 냉이를 넣고 뜨거울 때 골고루 섞으면 냉이 밥 완성! 아주 간단한데 꽤나 근사하고, 놀랄 정도로 맛있습니다. 김에 싸 먹어도 좋고, 낙지볶음, 제육볶음 같은 반찬과 곁들이면 아주 잘 어울리는 든든한 식사 시간을 가질 수 있으실 거예요.

 

#면역력 쑥쑥, 씀바귀와 고들빼기

 

냉이처럼 뿌리를 먹는 봄나물로는 씀바귀와 고들빼기가 있어요. 두 가지 모두 물에 우려 쓴맛을 빼야 하기 때문에 냉이보다 손질이 번거롭습니다. 고들빼기는 주로 김치를 담고, 씀바귀는 물에 데쳐 된장이나 고추장 양념을 넣고 버무려 무쳐 먹어요. 봄 씀바귀를 넉넉히 먹어 두면 그 해 여름에 더위를 덜 탄다는 속설이 있답니다. 쓴맛이 나는 것들은 환절기 면역력을 키워주며, 춘곤증을 날리는 데 효과가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향긋함에 취하는, 쑥

향긋함으로는 봄 쑥을 빼놓을 수 없죠! 여린 봄 쑥이 올라오는 철에 재래시장에 가보면 쑥버무리, 쑥 국, 쑥 떡, 쑥 전 등을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습니다. 쑥에는 비타민, 칼슘, 인, 철분 등이 들어 있어 몸에 정말 좋은 나물입니다. 쑥은 몸의 온기를 지켜 주기 때문에 감기를 예방하고, 면역력을 키우는 데 아주 도움이 됩니다.

 

#아삭아삭 식감 좋은, 미나리

쑥이 따뜻함을 지닌 채소라면 봄철의 미나리는 시원한 맛과 향이 돋보입니다. 아삭함과 상쾌한 향 덕에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것 같아요. 먹기 좋게 썰어 생생한 맛과 향 때문에 생채로 많이 즐기죠. 최근에는 돼지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 게 유행입니다. 미나리는 한 다발을 준비해도 고기와 함께 구워 먹기 시작하면 금세 바닥이 나죠. 미나리의 향긋함이 고기의 기름진 맛을 잡아주고, 씹는 맛도 더해주기 때문입니다.

 

미나리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채소로 무기질과 섬유질 그리고 비타민A, B1, B2, C 등도 풍부해요. 시원한 맛과 풍성한 수분감이 갈증을 해소하고, 몸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여 피를 맑게 합니다. 겨울 동안 몸에 쌓였을 수 있는 무거운 것들을 거둬내기에 좋은 봄 채소랍니다. 미나리를 먹기 좋게 썰어 전을 부쳐서 먹어도 맛있고, 가지런히 손질해 고춧가루 양념을 연하게 하여 김치를 담가먹는 것도 좋습니다.

 

#수분가득, 돌나물

미나리처럼 시원한 맛이 좋은 것으로는 돈나물, 돗나물로도 불리는 돌나물도 있어요. 신선한 돌나물 잎은 수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통통하고 짧은 잎을 한 움큼 우적우적 씹으면 상쾌함과 시원함이 느껴진답니다. 샐러드 드레싱이나, 초고추장 양념을 살짝 끼얹어 무쳐 먹거나 시원하게 물김치로 담그면 맛있어요. 돌나물은 씻을 때 풋내가 날 수 있으니 맑은 물에 담가 살살 흔들어가며 헹궈주세요. 돌나물에는 비타민C와 칼슘, 칼륨, 인이 풍부해 피로 회복에 아주 좋답니다. 또한, 몸에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붓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어요.

 

#바닷가 나물, 방풍나물

바닷가에서 자라는 방풍은 이름 그대로 ‘풍’을 예방하는 나물로 유명합니다. 보송보송한 방풍은 물에 살살 흔들어 씻은 다음 살짝 데쳐서 양념에 버무려 먹으면 됩니다. 양념할 때 조갯살이 있다면 살짝 데쳐 함께 무쳐 드세요. 바닷가 나물인 만큼 해산물과 잘 어울려요. 조금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방풍을 작게 썰어 작은 새우와 함께 한 입 크기로 전을 부쳐보세요. 향과 맛이 아주 잘 어울린답니다. 방풍에는 비타민은 물론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감기와 두통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어요. 또한 정유성분이 들어 있어 항균 작용, 중금속 배출을 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방풍을 고를 때는 잎이 너무 크지 않을 것을 사야 보드랍고 맛도 순하답니다.

 

#노곤한 몸을 깨워주는, 달래

마지막으로, 봄의 새침한 향과 맛을 모두 겸비한 달래! 달래는 파, 양파, 마늘과 모두 닮아 있는 봄 채소입니다. 그만큼 여러모로 쓸모가 많고 맛도 좋아요. 알이 굵은 것은 찌개나 국에 많이 넣어 먹는데, 달래를 듬뿍 넣고 전을 부쳐 먹으면 달고 향긋하여 꿀맛이 따로 없어요. 알이 연하고 부드러운 것은 살살 무쳐 알싸한 맛으로 즐기고, 알을 송송 썰어 초간장에 넣어 달래 간장을 만들어요. 달래장은 튀김이나 전을 찍어 먹기도 하고, 비빔밥에 넣으면 풍미를 더해줘요. 달래는 칼슘과 비타민A, C가 풍부하고, 알리신이 들어있습니다. 입맛을 돋우고, 빈혈을 완화하며 피를 깨끗이 해준답니다. 무엇보다 향긋함과 알싸함이 봄의 노곤한 몸을 흔들어 깨워줍니다.

 

이 외에도 원추리, 머위, 여러 종류의 취, 참나물, 명이, 당귀 등 봄에 맛 좋은 나물은 줄줄이 있습니다. 시장에 가서 한 줌씩 구해 데치고, 손질하여 한데 모아 비빔밥을 만들어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요? 데친 나물로는 김밥을 말아보는 것도 좋아요. 자투리 나물을 모아 튀김이나 전을 부쳐 달래장과 곁들여 먹는 맛도 꼭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