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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품귀가 자동차 생산에 미치는 나비효과

2021년 들어 포드와 GM은 물론 테슬라 공장까지 멈춰서는 일이 발생했다. 차량용 반도체가 없어 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수요 증가에 미국 텍사스 한파와 정전, 일본 지진과 대만 겨울 가뭄 등 기상 이변이 겹친 데다가 미국이 중국 제재에 나서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수에즈 운하 폐쇄로 인해 물류 대란이 예고되고 있어,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품귀 현상이 2021년 내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진화

 

자동차가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키를 잊고 와도 스마트폰으로 시동을 걸 수 있다. 좌석 시트가 나를 기억해서 편안한 자세를 만들어주고, 주행 중 차 간 거리를 알아서 조정해준다. 차 뒤에 서있으면 트렁크를 열어주고, 스마트폰으로 차 문을 잠글수도 있다. 자동차가 편리해진 배경에 차량용 반도체가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동차가 전기로 움직이거나 스스로 운전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을 제어한다. 전기차는 물론이고,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려면 반도체가 필수다. 먼저 우리 몸의 두뇌역할을 할 반도체를 탑재해야 한다. 그에 맞춰 움직임을 제어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부터 도로 위 정보를 수집하는 센서가 필요하다. 또 이를 각종 운행 데이터로 변환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차량 내 전력량을 조절하는 전력 반도체, 차량끼리 통신하는 통신 칩까지 다양한 칩이 자동차에 사용된다.

 

 

 

 

 

점유율

 

1위 다툼 치열한 차량용 반도체 시장

 

2019년 기준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1위 기업은 네덜란드 NXP(21%)다. 2위 기업인 독일 인피니언(19%)과 점유율 차이가 크지 않다. 3~5위권도 비슷하다. 일본 르네사스(15%),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14%), 스위스 ST마이크로(13%) 등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상위 5개 기업 점유율이 80%를 차지한다. 메모리 반도체에는 삼성전자, 중앙처리장치(CPU)에는 인텔, 통신에는 퀄컴이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는 현재 절대 강자가 없다. 분야가 워낙 넓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기술력도 중요하지만 안전성이 더 중요하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기업들은 되도록 기존 기업과 거래하는 경향이 강하다.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기업이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다. 수요는 많지만 공급량이 제한되면서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가격 또한 상승 그래프를 그린다. NXP는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10~20% 인상하겠다고 고객사에 통보했다. 파운드리 기업인 TSMC 역시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단계적으로 15%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품귀

 

수요 예측 실패, 기상 이변, 중국 제재 영향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생활 환경이 늘어나면서 서버, IT 기기용 반도체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출하량은 줄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 업계는 반도체 주문을 크게 줄였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주문이 쏟아졌다. 수요 예측 실패가 차량용 반도체 대란에 1차 원인이 됐다. 또한 미국 정부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를 제재하면서 상당수의 수요가 대만 TSMC,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로 이전되며 공급 제한이 발생했다.

 

여기에 한파와 폭설에 따른 전력 부족, 지진과 화재 등 예상치 못한 이변으로 세계 곳곳의 반도체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춘 것이 공급 부족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여러 반도체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에 한파가 닥쳐 차량용 반도체 세계 1, 2위 기업 NXP와 인피니언의 생산 시설이 가동을 멈췄고, 일본 지진으로 세계 3위 기업 르네사스 역시 생산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진입장벽

 

까다로운 품질과 높은 안정성

 

차량용 반도체 생산량을 늘리는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차량용 반도체는 8인치 웨이퍼와 12인치 웨이퍼에서 함께 생산되는데, 최근 파운드리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폭증하며 충분한 공급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신규 공장을 지으려 해도 설비를 구하기 어렵고, 생산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지 않다.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파워 IC나 MCU 등의 생산량을 갑자기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역시 이미 10년 전 차량용 반도체 독자 개발에 나서 전문 계열사까지 설립하고 그룹 차원에서 적극 지원했지만 지금의 공급 부족 상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차량용 반도체 자급화 추진을 위한 ‘미래차-반도체 연대·협력 협의체’를 발족했다. 협의체에는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는 물론 삼성전자, DB하이텍, 텔레칩스, 넥스트칩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이 다수 참여했다.

 

 

 

DB하이텍

 

글로벌 10위 파운드리

 

DB하이텍은 글로벌 10위의 파운드리 회사로 8인치 반도체를 위탁생산하고 있다. DB하이텍은 그동안 쌓아온 기술 경쟁력과 생산 노하우가 고객의 신뢰를 받으며 2019년 4월부터 현재까지 양 팹을 모두 풀 가동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매출 9,359억원, 영업이익 2,393억원을 기록,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갱신하기도 했다.

 

DB하이텍은 2021년 연말까지 고객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높은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DB하이텍은 생산성 향상 활동을 통해 생산 능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최근의 시장 호황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이익률이 좋은 신규 제품을 확대하는 등 고수익 제품과 시장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DB하이텍이 2021년 1조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B하이텍이 어떠한 대외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해 나가는 글로벌 우량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