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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경제학, DB 그룹의 50년

글_금진호(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겸 경제칼럼니스트)
DB그룹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바야흐로 ‘천명(天命)을 깨닫는다’는 지천명(知天命)에 다다른 것이다. 성찬은 즐기되, DB의 더 큰 꿈을 위해 꼭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행복의 경제학이다.


DB, 지천명에 이르다


공자는 <논어>에서 인생의 연령에 따라 우리가 지녀야 할 삶의 태도를 역설한 바 있다. 공자에 따르면, 10세는 학문에 뜻을 둬야 한다는 지학(志學), 20세는 비로소 갓을 쓸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는 약관(弱冠), 30세는 마음을 도덕적으로 확고히 하고 학문의 기초를 닦는 이립(而立), 40세는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不惑)이다. 그리고 50세는 ‘하늘의 명을 안다’는 의미로 지천명(知天命)이라 칭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이한 DB 또한 명실상부 지천명에 이른 기업으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진리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기업 구성원, 창립기념일의 주인공이 되다


기업은 다양한 창립 기념행사를 통해 ‘회사의 창립 의미’를 되새긴다. 과거에는 창립기념일에 맞춰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가지는 것은 기본, 직원들의 기를 살리는 특별한 이벤트와 기업의 특색을 살린 퍼포먼스 공연·캠페인 등을 진행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대부분 사회공헌활동으로 그 방향을 선회하는 분위기다.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창립기념일은 전 사원이 하나의 목표 의식을 공유하고 사기를 진작하는데 좋은 발판이 되기도 한다.


▲기업과 구성원이 하나의 목표의식을 공유해야 성장 발전 할 수 있다


어릴 때 운동회에 빠지지 않았던 종목 중 하나가 바로 ‘2인 3각’이다. 주로 선생님과 학생이 한 조를 이루어 달리는데, 이 게임의 핵심은 둘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느냐이다. 한 순간 구령이 흐트러지거나,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잘 못 따라가면 어김없이 꼴찌를 한다. 혼자 아무리 열심히, 잘 달려도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을 이루는 건 수많은 구성원이다. 혼자서 아무리 잘 달려도, 몇 명이 똑똑하다고 해서 기업 운영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기업이 성장하고 발전하려면 2인 3각을 하듯 기업과 구성원, 구성원과 구성원들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DB의 50년을 존속시켜온 주역도 결국 구성원이다.


 

▲부탄은 국민총행복 지수 제도를 채택하여 경제지표까지 성장 시켰다


개인이 행복해야 전체가 성장한다


하버드 대학 교수이자 심리학자인 탈벤 샤하르(Tal Ben Shahar)는 자신의 저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서 “행복은 갑자기 찾아오는 것도 아니고, 원하는 것을 이루었을 때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라야 산맥에 위치한 부탄은 1972년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소득(GNI) 등의 경제지수들이 매우 부진한 나라였다. 이에 부탄 국왕은 특별한 제도를 시행했는데, 부탄의 발전은 전통적인 경제지표로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지수로 측정할 것이라고 선언한 것이다. 이 무모한 도전은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국민총행복지수 제도를 채택한 이후, 부탄은 전통적 경제지표로도 놀랄 만큼 성장했다. 2007년에는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시에 부탄 국민들의 97%가 ‘행복하다’고 대답했다. 개인의 행복이 곧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부탄이 자주 등장하는 이유다.


100년을 염원하며


다시 기업으로 돌아와 보자. 직원들은 전체로 보면 기업의 구성원이지만, 각자는 개인이고 샐러리맨이다. 서양 격언에 ‘행복은 감정이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다’라는 말이 있는데, 결국 행복이란 내게 부여된 역할과 책임 안에서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워라벨(Work-and-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소확행(소소하게 즐길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 등 출세나 성공보다는 행복한 개인의 성장을 중요시 하는 문화도 그런 맥락에서 주목해야 한다. 동시에 구성원 또한 혼자만의 만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과 기업의 성장을 함께 도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구성원이 행복할 때 기업의 존재가치가 높아지는 것처럼, 기업이 흔들리면 개인의 삶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이 행복해야 기업의 존재 가치도 더더욱 빛을 발한다. 100년 기업은 모든 회사가 염원하는 것이지만 결코 도달하기 쉬운 목표가 아니다. 2019년을 맞으며 그 시작을 직원 개개인의 성취와 목표로 잡아보면 어떨까. DB의 구성원들 모두 ‘100년을 준비하는 행복한 사람들’이 되어 다시 한 번 큰 걸음을 내딛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