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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다



DB그룹이 창립 50년을 맞아 지난 50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100년을 준비한다. 지난 50년은 선배들이 만들어 온 길이며, 앞으로의 50년은 후배가 나아갈 길이다. DB의 선후배들이 DB그룹 50주년을 한 달 앞두고 한 자리에 모여 DB가 걸어온 50년을 돌아보고, 현재의 DB를 나누며, 앞으로의 DB에 대해 얘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1974년 첫 공채로 입사해 45년 간 그룹의 역사와 함께해 온 이성택 DB금융연구소 사장과 2018년 1월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신입사원 네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45년의 간극을 뛰어 넘다


‘DB Old & New’ 간담회가 진행된 지난 12월 13일, DB하이텍 브랜드사업운영팀 김성준 사원, DB Inc. 데이터센터 김지민 사원, DB금융투자 법인영업1팀 박종현 사원, DB손해보험 보험RM파트 조해강 사원이 DB금융센터 지하에 위치한 레아 레스토랑에 차례로 들어섰다. 곧이어 DB금융연구소 이성택 사장이 도착했다. 모두 DB인이라는 공통점 때문이었을까. 45년이라는 간극 때문에 어색하던 것도 잠시, 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이야기꽃을 피웠다. 서로에게 궁금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묻고 대답한 ‘DB Old & New’. 먼저 대화의 포문을 연 사람은 이성택 사장이었다.


▲ 가벼운 얘기로 초반의 어색한 분위기를 푸는 이성택 사장.



DB금융연구소 이성택 사장 (이하 ‘이성택 사장’) 자리가 높아질수록 현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듭니다. 그런데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서 공채 후배들을 만나니 무척 반갑네요(웃음). 다들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DB하이텍 김성준 사원(이하 ‘김성준 사원’) 저는 DB하이텍 브랜드사업운영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칩을 파는 본부로, 손익 관리가 제 주요 업무입니다. 매출, 원가, 비용 등을 산출하고 계산하는 회계 프로그램을 주로 활용하는데, 덕분에 DB Inc. 제조운영팀과 협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DB금융투자 박종현 사원(이하 ‘박종현 사원’) 저는 DB금융투자 법인영업팀에 속해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나 투자자문사,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영업을 하는 부서예요. 지난 5월부터 담당 기관을 배정받아 현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DB Inc. 김지민 사원(이하 ‘김지민 사원’) 저는 DB Inc. 데이터센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그룹 계열사 및 외부 업체의 IT 데이터를 통합관리합니다. 저는 제조 계열사의 회계 프로그램인 SAP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요, 업무 상 발생하는 오류를 수정하고 새로운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DB손해보험 조해강 사원(이하 ‘조해강 사원’) 저는 DB손해보험 보험RM파트에 있습니다. 보험 상품을 판매하기 전 리스크를 검토하고, 상품을 수정·보완하거나 판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주요 업무입니다.


이성택 사장 다들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군요. 저는 DB금융연구소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금융산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며, 그룹 내 금융계열사의 중장기 발전 전략을 수립하는 곳이지요. DB그룹에 몸담았던 지난 45년 간 많은 일을 해 왔어요(웃음). 1974년 입사 후 그룹 내에서 회사를 총 7번 옮겼죠. 입사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바쁘게 일했는데, 오늘 이 자리 덕분에 내 인생을 돌이켜 볼 수 있었어요. 기념이 될 만한 것을 들고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어떤 것이 좋을지 고민했어요. 여러분 이게 뭔지 알겠어요? 명함책입니다. 동부건설 과장 시절부터 여러 만남을 통해 모은 명함이 명함 책으로 7권이나 되더라고요.


▲ 이성택 사장이 40년 된 명함책을 펼쳐보이며 이야기 하고있다.


조해강 사원 45년이라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글로만 봤던 DB의 역사를 실제로 마주한 기분이 듭니다. 처음 입사하셨을 때 DB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이성택 사장 그 당시는 창업주인 김준기 회장님이 동부건설을 설립하고, 그것이 기반이 되어 우리 그룹이 막 출범하던 시기였어요. 동부저축은행, 동부고속운수, 동부관광을 세우고 삼척산업(현 DB메탈)등을 인수해 빠르게 규모가 커졌죠. 미륭건설은 업계 190위 정도 밖에 안 되는 중소기업이었는데, 회장님의 추진력이 대단했던 거예요.


김성준 사원 사장님은 어떤 비전을 보고 DB에 입사하기로 마음먹으셨나요?


이성택 사장 흠, 솔직하게 말해야겠죠(웃음)? 그 때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 선호도 1위는 종합상사였어요. 삼성, 금성(현 LG), 쌍용 같은 회사들이 인기가 높았고 우리 그룹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죠. 그걸 타개하기 위해 회장님이 전국 주요 대학에 인재유치단을 보냈는데 그 때만해도 굉장히 획기적인 시도였어요. 그렇게 동부그룹을 알게 되고, 파격적인 제안에 끌려서 입사까지 결정했습니다.


박종현 사원 파격적인 제안이란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성택 사장 우선 업계 1위인 삼성물산과 급여를 똑같이 준다고 하시더라고요(일동 웃음). 비전도 좋아 보였어요. 그 당시 동부상사의 모토가 ‘바늘부터 원자탄까지 만든다’였는데,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죠(웃음)? 개인적으로는 서비스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동부관광에 끌렸어요. 양양 바닷가에 종합 리조트를 건설하고 소양강에 배를 띄워서 인제를 거쳐 설악산-동해안-소금강을 연결하는 관광 코스를 만들겠다는 것이 회장님의 비전이었거든요. 하지만 막상 와보니 배는커녕 리조트도 만들기 전이더군요. 그래서 결국 가게 된 곳이 동부건설이었습니다.


 

▲ DB하이텍 브랜드사업운영팀 김성준 사원.                                                                           ▲ DB금융투자 법인영업1팀 박종현 사원


성취감이 가장 큰 자산이다


이후 이성택 사장은 DB금융투자, DB손해보험에서 다양한 업무를 거쳐 2009년 DB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4년부터는 DB그룹의 금융부문 싱크탱크인 DB금융연구소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DB그룹 주요 계열사의 요직을 두루 거친 만큼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신입사원들의 눈빛도 더욱 반짝거렸다.


박종현 사원 45년 동안 DB그룹에서 다양한 직무를 수행해 오셨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이성택 사장 동부건설 재직 중에 1977년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에 파견돼 4년 동안 근무한 적이 있어요. 동부건설이 1973년부터 1980년대 초까지 중동 건설 시장에 진출해 20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해 그룹의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름 중요한 역할들을 해냈죠. 여러분처럼 혈기왕성하던 시절, 아무것도 기댈 곳 없는 먼 타국에서 치열하게 일했던 경험이 두고두고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또 하나는 2000년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서 E-비즈니스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한 일이에요. 당시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E-비즈니스가 화두였어요. 동부화재는 그룹 최초로 E-비즈니스 컨설팅을 받았죠. 국·내외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인터넷 환경 하에 고객에게 어떤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 또 채널은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 등을 배운 거예요. 동시에 회사 내에서도 별도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E-비즈니스를 배우도록 지원했어요. 과장급으로 구성된 30명 정도의 팀원들은 컨설팅이 끝난 뒤 미국, 유럽, 호주로 현지 시찰까지 다녀왔죠. 덕분에 다이렉트 보험, 텔레마케팅 등 업계를 선도하는 시스템을 앞서 도입할 수 있었어요. 그 때 프로젝트 팀에 참여했던 과장들 중 상당수가 현재 DB손해보험의 주요 임원이 됐습니다(웃음). 지금 DB손해보험의 기반을 다지는 데 나름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

여러분도 입사 1년차가 됐으니, 그 사이 겪은 크고 작은 성과들이 있지 않나요? 어떤 일을 했을 때 뿌듯하던가요?


조해강 사원 현재 법인영업부서에서 P2P 보험 시장에 들어가는 보험 상품을 개발 중인데, 제가 그 상품에 리스크가 없는지 검토했습니다. 상품 개발 담당 과장님과 수시로 메일을 주고받고, 검토 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을 한 달 넘게 진행했는데요. 영업부서와 완전한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런데 바로 오늘 아침에 상품 개발에 착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정 후 오늘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어 홀가분하면서도 기뻤어요.(웃음)


김지민 사원 부서에 온 뒤 몇 개월 간 교육을 받다가 최근 단독 업무를 맡아 처리했던 건이 있습니다. 재무팀에서 쓰는 SAP이라는 회계관리시스템이 있는데요, 세법이 바뀌어서 시스템 내 변경 작업이 필요했고, 제게 그 프로젝트가 주어졌습니다. 주변 선배나 동료의 도움 없이 혼자 한다고 생각하니 조금 두렵고 막막했는데, 잘 마무리하고 현업과 테스트까지 문제없이 마무리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제가 공부한 것들이 실전에서 적용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니 안도감이 들더라고요. ‘내가 또 이만큼 발전했구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응원하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 DB손해보험 보험RM파트 조해강 사원                                                                                   ▲ DB Inc. 데이터센터 김지민 사원


김성준 사원 저희는 손익관리를 하는 부서라 글자 하나, 숫자 하나에도 굉장히 민감한데요. 원가나 비용을 산정할 때 직접비는 구체적으로 기입할 수 있지만, 간접비 등 추정치가 들어가는 부분은 별도 회계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그 회계 프로그램을 분석하다가 로직이 잘못된 것을 발견했어요. 제가 최초로 오류를 발견한 뒤, 이를 바로잡기 위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최종 마무리를 위해 부천에 있는 본사 회계팀에 방문하여 수정된 로직을 적용하기로 협의하고 왔는데요. 모든 과정을 직접 해낸 것이 무척 뿌듯했습니다.


박종현 사원 저는 영업 파트에 있다 보니 역시 영업성과를 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담당한 기관에서 제 이름으로 첫 성과를 냈을 때, 그 순간이 잊히질 않아요(웃음). 앞으로도 그 때의 짜릿함은 계속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성택 사장 그렇게 쌓인 크고 작은 성취감들이 결국 성공적인 직장생활, 나아가 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 같아요. DB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아 저로서도 무척 흐뭇하고 기분이 좋네요.


 

▲ 직장 생활에서 느낀 점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는 김성준 사원.                                    ▲ 이성택 사장에게 궁금했던 것을 질문하는 박종현 사원.  


요즘 직장인 라이프


이성택 사장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한 건 ‘근태’예요(웃음). ‘워라밸(work&life balance)’이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이잖아요. 퇴근은 눈치 안 보면서 잘 하고 있죠?


김성준 사원 법정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저희도 퇴근 시간이 5시 30분으로 앞당겨 졌어요. 다만 저희는 설계 인력들이 많아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고객사의 시간에 맞춰야 하거나, 프로젝트 시즌에는 업무량이 조금 많은 편인데요. 때문에 근로시간도 가급적 탄력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사분들이 “눈치 보지 말고 칼퇴하라”고 말씀해 주시기 때문에 퇴근에 대한 압박은 없고요(웃음). 동기들 얘기를 들어봐도 요즘은 ‘워라밸’ 문화를 공유하는 분위기가 강한 것 같아요. 최대한 업무 시간에 집중하고 효율성을 높이자는 주의죠.


조해강 사원 저희는 ‘PC-OFF’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시 퇴근을 권장하고, 저녁 7시가 되면 모든 PC가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에 남은 업무도 대부분 그 시간 안에 완료하고 있습니다.


김지민 사원 보통 IT계열이라고 하면 야근을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웃음). 대부분 정시에 퇴근하고 정시에 출근하고 있어요. .


박종현 사원 증권사의 특성상 근무시간이 탄력적인 편입니다. 다른 조직이나 부서에 비해 출근 시간이 빠르고, 현장에서 바로 퇴근하는 경우도 많죠. .


김지민 사원 저도 사장님께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셨나요? 취미생활도 일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해주곤 하는데, 어떤 것을 즐기셨나요? .


이성택 사장 내 특기 중 하나가 주변 정리를 참 잘해요(웃음). 불리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빨리 잊어버리고, 지워버리죠. 별도 하드 카피로 소장하는 자료도 없어요. 꼭 필요한 자료는 PC에 저장하고, 주로 내가 필요한 정보를 누가 알고 있는지 정도만 파악해두는 편이에요. 어떤 때는 ‘이 물건을 버릴까, 말까’ 하는 것도 고민이잖아요. 그런 상황 자체를 안 만드는 거예요. 결론은, ‘잘 버리기’가 내 스트레스 해소법입니다. 내 책상을 정리해 주시는 분이 “곧 회사 그만 두는 사람의 책상 같다”고 말할 정도니까,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시겠죠?(웃음) 그리고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취미가 ‘만보걷기’예요. 주말에는 TV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여행 프로그램이나 CNN, NHK 등 뉴스 채널을 거의 하루 종일 봐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요? 취미 생활도 다양할 것 같은데.


 


박종현 사원 저는 요즘 와인을 배우고 있어요.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지만, 몰랐던 문화도 익히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즐겁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지민 사원 저는 뒤늦게 독서에 꽂혔어요. 대학 때는 취업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정신없이 달렸는데, 막상 목표를 이루고 나니 조금 허탈하더라고요. 그래서 보상심리처럼 대학 다닐 때 못 읽은 책을 섭렵하는 중입니다.


조해강 사원 대학을 졸업하면 부모님으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제 첫 번째 목표였어요. 입사하자마자 독립해서 살고 있는데, 혼자 살다 보니까 지출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재테크에 부쩍 관심이 생겼습니다. 관련 책도 찾아보고, 금융상품도 가입했고요.


김성준 사원 예전에는 게임을 정말 좋아했어요. 학점보다 레벨 관리에 더 몰두하던 때도 있었고요. 요즘은 회사를 다니다 보니까 여의치가 않아서 유튜브로 개나 고양이 키우는 영상을 보면서 힐링하는 것이 좋아요. 활자로는 알 수 없는 것들을 다양한 영상을 통해 접하는 것이 재미있어요.


조해강 사원 저도 사장님께 질문이 있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해 오신 비결이 무엇인가요? 혹시 그 사이 슬럼프는 없으셨나요?


이성택 사장 돌이켜 보면 난 참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만약 한 회사에만 계속 있었으면 매너리즘에 빠졌을 수도 있는데, 적절한 시기에 회사를 옮기고, 직무가 바뀌었던 것이 가장 큰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지루할 틈이 없이 늘 전투적으로 배우고, 일해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현장 실무부터 관리까지 두루 경험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죠. 직책이 오르면 아무래도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그런 기회가 상대적으로 빨리 온 것도 주효했어요. 그 때는 그룹이 한창 성장할 때라 조직 전체가 역동적이었고, 덕분에 개인에게도 좋은 기회들이 많이 주어졌던 것 같아요. 하지만 요즘은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졌잖아요. 젊은 친구들은 일과 회사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나요?


김성준 사원 평생직장의 진짜 개념은,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여 훌륭한 성과를 내면서 그것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평생을 함께하게 되는 직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이 된 것은 무조건적으로 평생직장을 담보해 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가 나의 평생직장이 되도록’ 불철주야 노력하여 성과를 낸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내 평생직장은 내가 만든다” 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지민 사원 과거와 달리 평생직장이 없다는 건 그만큼 업무환경이나 업계가 빨리 변한다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몇 년 뒤에는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 또 회사는 어떻게 변화할지 항상 궁금합니다.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에서 신사업을 개척하고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이를 위해 회사 내에서도 많은 교육과 신기술 개발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종현 사원 저는 굳이 양분하여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없어진 시대라고 하지만, 본인이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해나간다면 회사에서도 우수 인재로 인정받을거라고 믿습니다. 이에 따라, 본인의 커리어 역시 안정적이고 탄탄하게 쌓을 수 있을 것이며 모두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를 빼곡히 적은 이성택 사장의 메모와 이를 빠짐 없이 받아 적는 신입사원들.


DB의 미래를 위하여


이성택 사장 사회생활을 1년 해보니 어떤가요? 학교 다닐 때 기대했던 직장생활을 하고 있나요?


김성준 사원 학교 다닐 때는 사회인이라고 하면 단순히 경제 활동을 한다는 개념으로만 이해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실제 경험해 보니, ‘책임’의 무게가 상당히 크게 느껴집니다. 내 실수나 선택 하나에 따라 조직의 전략이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때로는 그 책임이 무겁고 무섭기도 하지만, 반면에 구성원으로서의 내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는 의지도 생기는 것 같아요.


박종현 사원 저도 비슷한데, 회사를 다니면서 목표의식이 뚜렷해 졌어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그에 따른 계획들을 세워서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시험을 잘 봐야지’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에요.


조해강 사원 훨씬 절박한 마음이 생겼어요. 학교 다닐 때는 제가 뭘 모르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고 누구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회사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그래서 학창시절 보다 더 절박하게 공부하고 있어요. 외국 논문이나 사례도 많이 찾아보고요. 수업에서 배운 이론과 실무와는 차이가 꽤 크기 때문에 계속 공부하는 수밖에는 없더라고요.


김지민 사원 저는 주변을 많이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학 시절에는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렸는데, 이제 조직에 속했고 그 틀 안에서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관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있습니다.


이성택 사장 다들 똑똑한 친구들이라 이미 사회나 직장생활에 필요한 덕목들을 알아서 체득하고 있군요(웃음). 외국인들은 ‘운’의 개념을 85%의 노력과 15%의 타이밍이라고 해석한대요. 내 경험에 빗대 봐도 맞는 말 같아요. 내가 대학 다닐 때 영어와 일본어를 공부했는데, 만약 내가 영어를 못했다면 중동 건설 현장에 가지 못했을 거고 결국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거예요. 목표로 세운 일들은 꼭 성취하고, 늘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지?’고민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요. 한국 사회가 성장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하죠. 젊은 사람들이 힘들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내가 DB를 통해 배우고 성취한 세월만큼 여러분이 DB에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DB의 현재와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박종현 사원 우리 DB그룹을 대표하는 이미지는 바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고 생각합니다. DB는 과거의 성공신화를 발판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으며, 앞으로도 만들어 나갈 회사입니다.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서 새로운 사명과 함께 도약하는 그룹의 이미지와 최근 많이 방영되는 DB그룹의 광고CM송이 적절하다는 주변의 평가가 많습니다(웃음).


김성준 사원 이전까지 DB가 그룹의 규모를 키우는 데 주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규모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데에도 주력하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최고의 그룹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미래에 DB하이텍을 포함한 전 계열사가 각자의 업종에서 신뢰 받는 기업이 되고, DB그룹이 전세계로부터 인정 받는 그룹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이성택 사장 금융연구소에 있다 보니 미래 산업과 경제, 그 안에서 DB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미래 사회는 인구구조의 변화, 혁신적인 기술, 소비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장이 형성될 거예요.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만 봐도 여성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독신 가구가 늘어나고 있죠. 그 안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면 시대에 맞는 역량이나 아이디어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본질은 똑같은 것 같아요. 상식이 풍부한 사람이 되고, 호기심과 상상력을 마구 발휘하고, 그리고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죠. 같은 길을 걸었던 선배로서, 현재 동료로서 진심을 담아 후배분들이 만들어 갈 DB의 미래를 응원하겠습니다.


▲ 두시간 남짓 진행된 'DB Old&New' 간담회는 화기애애하게 마무리 됐다.


‘선배'는 같은 분야에서, 지위나 나이 또는 학예(學藝)가 자기보다 많거나 앞선 사람을 이르는 말이다. 거의 반세기 가까운 긴 세월 동안 DB에서 청춘을 불태운 선배의 모습은 존경스러웠다. 선배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고 삶의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후배들의 모습 또한 대견스러웠다. 이러한 선배 후배들이 모여 하나의 목표를 향해 서로 진지하게 얘기하는 모습은 결코 흔치 않은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지난 50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선배에게서 배우고, 후배를 통해 발전의 계기를 삼는 아름다운 DB의 전통이 앞으로 100년 동안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를 통해 도전 50년을 넘어 큰 꿈 100년을 이루는 DB가 되길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