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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삼계탕

 

 

삼계탕은 최고의 보양식?

 

삼계탕은 한자로 ‘蔘鷄湯’이라고 쓴다. 닭고기에 인삼을 더해 푹 익힌 음식을 뜻한다. 찹쌀과 대추 등을 추가하기도 한다. 삼계탕은 흔히 복날에 몸을 보하는 음식(복달임 음식) 중 으뜸인 우리 전통 음식으로 생각들 하는데, 꼭 그렇지는 않다. 삼계탕이 복달임 음식 중 하나인 것은 맞지만 역사가 오래된 전통 음식은 아니다.

글 | 황광해 칼럼니스트

 

 


[ 복날 인기 메뉴 닭고기의 영양정보 ]


 

 

 

삼계탕의 본명은 계삼탕

 

우리는 닭을 오랫동안 먹어왔다. 따라서 닭에 관한 여러 명칭도 이미 오래 전부터 나타난다. 신라시대에도 계림(鷄林)이라는 지명이 있었고 숱한 지도자, 제왕들도 알에서 태어났다. 이른바 난생설화(卵生說話)이다. 가야국의 김수로왕도 알에서 태어났다. 삼국유사 기록에 의하면 하늘에서 내려온 여섯 개의 알에서 태어난 이들이 가야 여섯 나라의 지도자가 된다. 주몽도 박혁거세도 모두 알에서 태어났다. ‘황금알’에서 태어난 지도자들이 설화에 많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 민족에게 일찍부터 닭이 친숙한 동물이었고 가까운 동물이었음을 뜻한다.

 

 

그러나 ‘인삼+닭=삼계탕’의 형태로 된 음식이 나타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신문기사에 삼계탕이 처음 나타난 것도 1957년 7월 17일 경향신문의 ‘복날의 습속’이란 기사에서다. 여러 복날의 음식 이야기를 하는 중 삼계탕의 원래 이름인 ‘계삼탕’이 나타난다.

 

“(전략) 또 이 복중에는 복다림이라 하여, 원기가 있고 연중에 더위를 물리친다 하여, 계삼탕을 먹기도 한다. (중략) 또 ‘계(鷄)’란 닭을 잡아 털을 뽑고 배를 따서 창자를 낸 후에 그 속에 인삼과 찹쌀 한 홉, 대추 4, 5 개를 넣고 푹 고아서 그 국물을 먹는 것이다.(후략)” 여러 가지 식재료를 넣기도 하지만 이때의 삼계탕, 계삼탕은 닭의 내장을 끄집어내고 그 속에 찹쌀과 대추 그리고 인삼을 넣어 먹는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역사 속 삼계탕은 오늘날과 다르다?


조선시대에도 복날에 닭고기나 개고기 등을 먹었다. 물론 물산이 비교적 흔해진 조선 후기 때 이야기다.


1418년 5월, 태종이 충녕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기 3개월 전, 태종의 4남이자 세종의 아우인 성녕대군이 14세의 나이로 죽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다. 어전회의에서 태종이 말한다. 4남 소경공(성녕대군)이 쇠고기를 좋아했지만 소는 너무 크니 중국사신이 오거나 종묘 제사를 올릴 때 쇠고기를 마련할 터이니 그때 소경공의 제사상에 올리도록 하라. 그리고 묻는다. “예법에 닭고기를 올리는 것이 합당한가?” 신하들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소경공이 닭고기도 좋아했다. 5일마다 한 마리씩 닭을 올리도록 하라”. 귀한 아들이 죽었는데 제사상에 쇠고기 대신 닭고기를 올렸다.


 

조선시대에 닭을 이용한 대표적인 음식은 백숙(白熟)이다. ‘백숙’은 희게 익혔다는 뜻이 아니라 아무런 조미도 하지 않고 ‘그냥’ 익혔다는 뜻이다. 간장, 된장 등의 장류도 사용하지 않았는데 귀한 인삼을 썼을 리는 없다. 만약 쓰고 싶었다 하더라도 조선시대에 오늘날 같이 수삼(水蔘)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조선시대의 유통, 냉장기술로 수삼을 운반, 보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홍삼이나 건삼이 상업적으로 시작된 것도 조선후기의 일이다.

 

그러므로 당시 삼계탕에 인삼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국 ‘인삼 없는 삼계탕’이 있었다는 묘한 주장이 된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닭의 내장 대신 쌀, 찹쌀 등을 넣고 더불어 ‘곱게 간 건삼(乾蔘)가루’를 더한 음식이 있었다는 설은 있다. 인삼은 들어갔지만 역시 오늘날의 삼계탕과는 거리가 있다.


 

‘영계백숙’에 대한 진실


삼계탕, 즉 ‘계삼탕(鷄蔘湯)’은 한국전쟁 이후 나타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인삼 생산이 늘어나고 한편으로는 유통, 보관이 편해지면서 드디어 물기 있는 수삼이 민간에도 널리 이용되면서부터이다. 이 중 ‘닭+수삼’의 ‘계삼탕’이 널리 유통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계삼탕’은 인삼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사람들에 의해서 이름이 삼계탕으로 바뀐다. 이때의 삼계탕은 “인삼을 넣고 푹 고은 닭백숙”이었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삼계탕은 또 한 번 왜곡된다. 이번에는 인삼이 아니라 닭이 뒤틀어졌다.

 

원래 백숙은 다 자란 닭을 이용한다. 제법 자란 닭이라야 살이나 뼈에 맛이 든다. 문제는 국적 불명의 ‘영계’다. 무려 20년 후인 1977년 8월1일 자 경향신문에는 민속학자이자 ‘한국민속학회’ 회장 최상수 씨가 ‘영계백숙(嬰鷄白熟)’을 이야기한다. “영계백숙은 다 자라지 않은 어린 닭을 푹 삶아 고은 음식”이라고 설명하면서, ‘영계(嬰鷄)’는 ‘연계(軟鷄)’에서 비롯되었다고 밝힌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설명이다. 하도 사람들이 영계를 외치니 한자에서 뜻이 비슷한 ‘영(嬰)’자를 찾아서 억지로 붙인 듯한 느낌도 든다. 물론 영계백숙은 ‘嬰鷄白熟’이 아니라 ‘YOUNG+계+백숙’이라는 엉뚱한 조어에서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어물쩍 ‘영계’라는 이름으로 채 자라지도 않아 맛이 들지 않은 닭을 삼계탕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여 먹기 시작했다. 참 엽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대세는 이제 삼계탕이다. 까만 오지그릇에 담긴 ‘영계 삼계탕’을 볼 때마다 마음이 씁쓸한 이유다. 사실 영계는 맛이 없다.

 

닭고기 싫어하는 나라는 없다 

 

사실 닭은 범세계적인 식재료다. 종교라던가 율법에 따라 금기하는 음식이 있는 문화권에서도 닭은 크게 거부감이 없다. 어느 국가나 문화권에서 대표하는 닭요리를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게 요리한다.

프랑스의 꼬꼬뱅(Coq au Vin)은 와인에 닭과 채소를 졸여 만든다. 부르고뉴 지방에서 발달했다고 하는데 아마도 남는 와인, 혹은 판매에 부적격한 와인의 처리방법으로 고기를 절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와인은 과실발효주인지라 고기의 단백질과 만나면 발효의 풍미가 더해진다. 
 

 

 

▲꼬꼬뱅(Coq au Vin)

 

▲백참계(白斬鷄:빠이짠지)  

 

가까운 중국에서는 백참계(白斬鷄:빠이짠지)와 부귀계가 있다. 백참계는 광동지역에서 즐기고, 부귀계는 북경 인근 지역에서 인기 있다. 백참계는 한국의 백숙과 가장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백참계는 식혀서 차게 한 다음에 소스를 곁들인다는 점이다. 홍콩 등지에서는 쉽게 만날 수 있다. 부귀계는 진흙을 발라서 구운 닭이다. 원래 이름은 ‘거지 닭’이다. 그릇이 없는 거지들이 그릇 대신 진흙을 발라 구웠다는 설이 있다. 북경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베이징 덕과 함께 꼭 맛봐야할 중국음식으로 꼽힌다.


 

동남아 쪽으로 이동하면 닭요리는 더욱 다양해진다. 닭이 잘 자라는 환경에 기인했으리라 본다. 국적을 꼽기도 어려운 것이 싱가폴에서 맛보고 싱가폴 음식인가 하면 태국에도 같거나 비슷한 요리가 반드시 있다. 생선젓갈 소스로 조림을 해서 덮밥으로 먹기도 하고, 맑은 수프로 끓이기도 한다.

이 모든 닭요리에는 공통점이 있다. 그 어디에도 어린 닭을 쓰는 곳은 없다는 점이다.

 


“닭 음식 대령이요”  


삼계탕으로 유명한 집은 역시 청와대 서쪽 길, 효자동 인근의 ‘토속촌’이다. 이미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늘 긴 줄이 늘어선다. 견과류를 넣은 진한 국물의 삼계탕이다. 마포 먹자골목 안의 ‘박달재’는 삼계탕은 아니지만, 백숙과 매운 닭볶음탕이 제법 알차다. 나이든 주인 내외가 꾸준한 맛을 보여주고 있다. 백숙에 인삼 등 각종 약재가 들어갔으니 백숙이 아닌 셈이다. 어죽도 좋아서 여름철 보양하기에 적절한 집이다. 

 ‘춘천막국수의 원조’인 을지로4가의 ‘춘천산골막국수’는 닭찜도 퍽 좋다. 파를 얹은 닭찜인데 가끔 부추를 올려주기도 한다.

깊은 산속인 전남 남원의 ‘내촌식당’ 닭국도 권할 만하다. 압력 밥솥에 닭과 무 등을 넣고 푹 곤다. 삼계탕도 아니고 보양탕도 아니지만 먹고 나면 온전히 보양을 한 듯한 느낌이 든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산골 구멍가게에 곁달린 식당이다.

 

 

 

토속촌

주소: 서울시 종로구 체부동 85-1
전화번호: 02-737-7444

 

 

 

박달재

주소: 서울시 마포구 용강동 43-16
전화번호: 02-714-3660

 

 

 

내촌식당(내촌휴게소식당)

주소: 전라북도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 110
전화번호: 063-626-1033 


 


 

춘천산골막국수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4가 60
전화번호: 02-2266-5409